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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결방정선생 Oct 26. 2023

'학교엄마'에요

[초등 교육]



한 아이가 가까이 다가와 귀엣말로 조심스럽게 말한다.

"선생님, 저 지금 배가 너무 아파요." 

누가 봐도 급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임이 분명한데, 아이의 말 속도와 목소리는 절제되어 있고 몸가짐은 다급함을 숨긴 채 차분하기까지 하다. 



그 마음이 안쓰럽고 미안해져서

"얼른 화장실부터 가볼까?"라고 속삭이니

본인의 다급함을 공감해 주는 선생님의 눈빛을 확인한 아이는 그제야 안도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내가 맡은 학급의 아이가 내 아이 같아 보이는 순간,

나의 마음가짐이 한순간에 학교 엄마로 변신하고 만다.

오늘은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의 눈을 더 마주치고 정성스럽게 말하고 더 많이 웃으리.

그리고 이 작은 교실 속에서 우리는 오늘만 가질 수 있는 수많은 경험과 감정을 만들 것이다. 

그 속에 숨겨진 의미 있는 배움 속에서 우리는 또 조금씩 자라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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