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미국주민으로 살아요]
이웃집 Haynee는 나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무조건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처음 참여하는 독서클럽이니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거다. 쉽게 개이지 않는 날씨만을 탓하고 있기에는 남은 하루가 너무나 길었다.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 꽤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드니 도전의식이 발동한다. 슬며시 스며든 의식이 나를 도서관 회의실로 이끌었고, 60분,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을 근근이 버티게 해주었다. 비록 완벽하게 이해되지 못한 문장과 미처 표현하지 못한 생각이 질서 없이 뒤엉킨 시간이었지만 말이다. 긴장감이 풀리면서 묘한 아쉬움을 느낀다. 한 달 뒤에 있을 모임의 새 책을 가슴에 안아본다. 그래도 참 잘했다고 다독인다. 행동이 앞서고 이후에 판단하는 것이 역시나 현명했음을 격려한다. 3월에는 열심히 듣고 반드시 서평을 남기고 나오겠노라 다짐해 본다. 한 달가량의 독서 실천과 또 다른 약속에 대한 보상쯤은 마땅하다 여기며 자축하는 시간을 가진다. 가당치도 않은 칼로리의 케이크와 따뜻한 밀크티는 글을 쓰고 있는 두 손을 춤추게 만든다. 당 섭취를 줄여보기로 한 결심은 잠시 잊고 불량식품을 먹어버린 것은 자발적인 포기였으나, 하나는 이기고 하나는 진 것으로, 가끔씩은 이런 날도 크게 나쁘지 않다고 여길 수만 있다면 그것 또한 작은 즐거움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