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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은 믿음으로 움직인다: '흑점균형' 이론

by 홍창수

암호자산가치평가에 대해 논문 한편을 작성 중에 있다. 거의 다 작성 되어간다. 여러 논문을보다가 재미난 논문이 있어 소개한다.


비교적 최근 연구 중 하나로 Journal of Finance(2023년 1월 19일자)에 게재된 "Equilibrium Bitcoin Pricing" 논문이 있다. 이 논문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단지 펀더멘털 요인뿐 아니라, 외생적인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이론적, 실증적으로 입증하려고 시도했다. 특히 이 논문에서 흥미로운 점은 ‘흑점균형(sunspot equilibrium)’ 개념의 도입이다. 이는 경제 내 어떤 실질적 인과관계가 없더라도, 단지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와 믿음’ 만으로 특정한 균형이 형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로는 무의미한 외생 변수(예: 천문학적 태양흑점처럼 실체와 무관한 정보)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가격 형성에 반영된다는 가정이다.

https://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3261063


이 모델은 금리 정책이나 유동성처럼 명확한 펀더멘털 요인 외에도, 대중의 관심, 미디어 보도, 온라인 검색량 등의 우리가 아는 기대 및 심리적 요인이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단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아주 새롭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하고 있는 내용을 모형화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아울러, 2019년 증권학회지에 실린 "비트코인 가격의 결정요인: 한국시장에 대한 실증분석"(이기광 외)에서도 심리요인이 주요하게 작동된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결정요인에 대해 수요공급요인, 실물경제요인, 심리적 요인의 세가지로 구분하고 각 변수가 비트코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는데, 국내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거래량을 제외하고 수요·공급요인이나 실물경제요인과 전반적인 영향관계를 보이지 않았으며, 심리지표에 영향을 받았다. 즉, 실물경제변수나 보다는 네이트 트렌드지수와 신문기사 등 대중의 관심, 심리에 더 강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https://www.e-kjfs.org/journal/view.php?number=867


그럼에도 불구하고,"Equilibrium Bitcoin Pricing"의 논문은 Jurnal of Finance와 같은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게재되었다는 점은, 암호자산 가치평가에서도 '비이성적 요인'이 경제 모델의 핵심 변수로 고려될 수 있음을 학문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향후 암호자산 가치평가 모델이 단순히 전통 재무변수에 의존하기보다, 기대, 신뢰, 밈 경제(meme economy) 같은 비정형 요인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모델의 단순화된 가정과 제한된 변수 설정은 예측력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를 가진다. 시장의 복잡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요약하자면, 흑점 발생빈도에 따른 태양풍 세기와 전파기파 장애는 알려진 과학적 사실인데, "흑점이 많을수록 전쟁이 일어난다","흑점 주기가 경제위기와 맞물린다"와 같은 흑점 발생빈도와 않 좋은 일은 인과관계가 없는 주술의 영역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실제 주술적이라기보다는 '신념 기반 균형', 즉, 흑점 균형(sunspot equilibrium)과 관련된 행태경제학적, 게임이론적 분석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참고] 흑점 균형 유래


Alexander Chizhevsky는 세계사의 주요 사건들이 흑점활동이 가장 활발할 때와 일치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간혹 이것을 흑점균형의 사례로 드는 사람도 있는데, 흑점활동이 활발할 때 점성술사들은 안 좋은 미래를 예언하고, 그것을 믿은 지배계급이 취하는 정치, 사회, 경제, 군사적 행동들이 결국 이러한 안 좋은 미래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흑점균형의 예를 들면, 예를 들어 어느날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금값이 떨어졌으니 은행이 망할거야'라고 생각한다면 모든 사람이 은행에서 돈을 인출할 것이고, 뱅크런이 일어난다.

암호자산가치평가.png <표> 전통적 가치평가방법 접근방식과 암호자산 가치평가 접근방식 비교(홍창수, 김홍배(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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