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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증권사 직원을 대체할 수 있을까?

AI의 증권사 업무 대체 가능성

by 홍창수

GPT가 등장한 이후, 인공지능(A.I)이 금융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 업무 전반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놓고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GPT-4o를 기준으로 증권사 각 부문의 대체 가능성을 체크해 본 결과 다음 표로 정리되었다.



[표] A.I의 증권사 업무 대체 가능성 표(대체가능시점, 가능성, 근거 및 한계)



우선 지점 영업직원의 업무는 상당 부분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 응대, 금융상품 설명, 간단한 상담과 같은 정형화된 업무는 이미 챗봇이나 AI 어시스턴트가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현장에서도 충분히 실감되고 있는 변화다.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나 특정 상황에서의 맞춤형 대응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업무 대부분은 A.I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다음으로 PB(Private Banker, 프라이빗 뱅커)의 역할도 상당 부분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배분,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리스크 조정 등은 오히려 A.I가 더 정밀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이다. 특히 고객이 원하는 투자 조건을 입력하면, 고성능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전략을 제안하고 리밸런싱 방안을 실시간으로 제시할 수 있다. 다만, 고객과의 깊은 신뢰 관계, 감정적 케어, 그리고 복합적인 세무 및 상속 문제 상담 등은 여전히 인간 PB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리스크관리(Risk Management),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리서치(Research) 부문은 부분적으로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 가능하다. 예컨대 리스크관리에서는 VaR(Value at Risk),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 분석 등의 정량적 분석 작업은 A.I가 정교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컴플라이언스 부문에서는 관련 법규나 사내규정을 준수했는지 자동으로 검토하고 이상징후를 감지하는 시스템이 이미 활용되고 있다.


리서치 부문도 마찬가지다.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히 수집 및 정제하고 요약하는 기능은 A.I가 훨씬 뛰어나며, 정형화된 산업 분석 보고서는 AI의 손에서 작성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부문의 공통된 한계는 맥락에 대한 해석과 판단이다. 복잡한 환경 변화나 시장 심리의 변화에 따른 비정형적인 판단, 그리고 사안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능력은 아직 인간의 직관과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다.


표에서 보면 IB(Investment Banking) 업무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로 분류된다. IB는 고도의 전문성과 협상력, 고객과의 관계 구축, 그리고 창의적인 금융 구조화 능력이 핵심인 영역이다. M&A(인수합병), IPO(기업공개), 구조화 금융, 딜소싱 등은 수치나 문장을 다루는 기술적 능력만으로는 수행할 수 없는 일들이다.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네트워킹, 감각이 필요하며, 이는 인공지능이 현재로서는 넘보기 어려운 영역이라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분석에는 대체로 많은 전문가가 동의한다. 그러나 대체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단순히 사람이 A.I로 완전히 교체된다는 의미보다는, 신규 인력을 충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A.I 기술의 추세다. 현재 월 20~200 달러 수준의 구독형 A.I 서비스가 나오고 있지만, 향후 월 2,000달러(약 300만 원) 정도의 고성능 A.I 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이는 한 명 이상의 인력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할 때,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사람을 추가 채용하지 않고 A.I로 업무를 커버하려는 유인이 점점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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