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클립스의 <소나기>

작사 한성호, 수윤 / 작곡 박수석 , 한성호, Moon Kim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이클립스'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MQMzMgqcuKk? si=FuFgw5 j_lecuA6 rR

그대는 선물입니다

하늘이 내려준

홀로 선 세상 속에

그댈 지켜줄게요


어느 날 문득

소나기처럼

내린 그대지만

오늘도 불러 봅니다

내겐 소중한 사람


- 이클립스의 <소나기> 가사 중 -




이클립스는 언어상의 의미는 '일식'이죠. 하지만 이 노래에서 쓰인 이클립스는 <선재 업고 뛰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밴드의 이름을 가리킵니다. 드라마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인생에서 몇 번 오지 않는 기적 같은 일을 상징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노래를 부른 인물은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인 류선재 역할을 맡은 변우입니다. 그는 2010년 모델에 데뷔했고 2016년 드라마에 연기자로 데뷔를 하죠. 그리고 2024년 방영된 <선재 업고 튀어>에서 극 중 이클립스 멤버 류선재가 데뷔 전 첫사랑을 생각하며 쓴 자작곡으로 이 노래가 나옵니다.

각종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도 진입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곡이죠. 노래 자체도 좋지만 드라마라는 스토리텔링과 연결이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네요. 드라마 속 밴드가 현실에서도 인기를 구가하는 모습이 참 특이하죠?

간혹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OST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가수가 배우로 참여한 경우는 그렇다 치고 그 반대의 경우는 드문데 한 번씩 터지는 경우가 있죠. 이번이 그런 경우이고요. OST라고 하면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부르기 마련인데, 배우가 이 정도로 터저주니 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번 한 번으로 안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소나기'입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국어 시간에 배웠던 소설 소나기가 생각납니다. 그 소설 역시 풋풋한 사랑이 모티브였죠. 이 노래에서는 소나기의 갑자기 내리는 특성을 반영한 것 같습니다.

'그치지 않기를 바랬죠/ 처음 그대 내게로 오던 그날에/ 잠시 동안 적시는/ 그런 비가 아니길/ 간절히 난 바래왔었죠/ 그대도 내 맘 아나요/ 매일 그대만 그려왔던 나를/ 오늘도 내 맘에 스며들죠' 부분입니다. 비는 화자가 좋아하는 상대방을 은유한 것 같네요. 그래서 화자는 이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죠. 상대는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인 듯합니다.

2절을 볼까요? '떨어지는 빗물이/ 어느새 날 깨우고/ 그대 생각에 잠겨요/ 이제는 내게로 와요/ 언제나처럼 기다리고 있죠/ 그대 손을 꼭 잡아줄게요' 부분입니다. 잊고 지냈던 상대가 떨어지는 빗물로 인해 다시 생각나죠.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화자는 언제나 상대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잊고 싶던 아픈 기억들도/ 빗방울과 함께 흘려보내면 돼요/ 때로는 지쳐도/ 하늘이 흐려도/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요' 부분입니다. 서로는 현재 같이 있지 않은 상태죠. 이 상태가 된 데는 아픈 기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비가 내린다면 다시 말해 상대가 다시 돌아온다면 아픈 기억도 비로 인해 흘려보낼 수 있다고 화자는 믿고 있습니다. 아직은 진짜 떠났다고 믿기보단 다시 돌아올 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간직한 것으로 보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그대는 선물입니다/ 하늘이 내려준/ 홀로 선 세상 속에/ 그댈 지켜줄게요/ 어느 날 문득 소나기처럼/ 내린 그대지만/ 오늘도 불러 봅니다/ 내겐 소중한 사람' 부분입니다. 소나기는 하늘에서 내리죠. 예고도 없이 갑자기 말이죠. 화자에게 상대는 소나기와 같습니다. 불현듯 찾아왔기 때문이죠.

'그대는 사랑입니다/ 하나뿐인 사랑/ 다시는 그대와 같은/ 사랑 없을 테니/ 잊지 않아요/ 내게 주었던/ 작은 기억 하나도/ 오늘도 새겨봅니다/ 내겐 선물인 그댈' 부분입니다. 대체불가 사랑을 남겨 놓고 상대는 떠났습니다. 상대가 남겨놓은 모든 것을 화자는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있고요. 주룩주룩 소나기가 내리면 무심히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는 화자네요. 흑흑흑


음. 오늘은 이클립스의 특성으로 지목된 '희소성'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희소성은 인간의 욕구에 비해 충족시킬 수 있는 양이 부족한 상태를 말합니다. 원하는 사람은 많으나 그걸 충족할 만큼 무언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죠. 그만큼 무언가의 가치는 상승하게 되는 이치입니다.

에너지 자원과 관련해서 희소성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요. 예전엔 석유가 같은 것이 거론되다고 요즘은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희토류가 회자되고 있죠.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를 가지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죠.

희소성이라는 말에는 대안이 별로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희토류 말고 다른 광물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그게 여의치 않은 것이죠. 이 노래에서는 일식이 희소성을 상징하는 단어로 등장하는데요. 달이 태양을 가려 그림자가 생기는 것을 일식이라고 하는데, 연간 25회 정도 생긴다고 하는데요.

지구, 달, 태양이 완전히 일직선이 되는 개기일식 경우에 대략 18년이 걸리고 같은 장소에서는 375년에 한 번꼴로 관측된다고 합니다. 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사는 동안 한 번의 개기일식도 못 보는 참사를 맛보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희소하죠.

이런 희소성은 사람에게도 그리고 사랑에도 적용이 됩니다. 우리 각자는 모두가 그야말로 희소한 존재입니다. 지구상에 나란 존재는 유일하니까요. 그런데 유일한 존재가 다른 유일한 존재를 만나는 일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그건 또 얼마나 희소할까요?

지구의 인구를 80억 명으로 놓고 남자 반 여자 반이라고 계산했을 때, 40억*40억 이 정도 숫자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식에 버금갈 정도로 희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죠. 모두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을 하는 것이니 이 노래의 가사처럼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죠.

산업사회는 희소성을 극복하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정인만 가지던 것들을 모두가 가질 수 있도록 했으니까요. 공장에서 정형화된 제품을 무수히 찍어내면서 돈이 없지 물건이 없어서 못 사는 경우는 없게 되었죠. 그래서 모 브랜드는 정해진 양만 만들어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기 합니다.

우린 남들이 다 가진 것을 나만 없으면 안 된다 생각하고 동시에 남들이 별로 가지지 못한 것도 가지고 싶어 합니다. 인간의 욕심이죠. 제한된 재화나 물건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경매 시장이 그런 원리로 작동하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 작품이니 그 값은 청전부지로 뛰어오르기 일쑤입니다.

예전에 산자락에서 목탁을 만드는 장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목탁 하나 만드는데 무려 3년이나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개당 300만 원 정도 한다고 하고요. 그런데 도자기처럼 다 만들어진 목탁을 쳐 보고 맑은 소리가 나지 않으면 패대기를 치더군요. 이렇게 한 해 만들어지는 목탁이 그래서 몇 개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그 목탁은 희소해지고 가치를 인정받더군요.

희소한 것이 의미를 지니려면 누구나 그것을 원해야 합니다. 집안에 있는 물건 A가 희소하다고 해도 누구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면 그건 희소하지만 가치가 있다고 말하지 않죠. 그런데 말이죠. 자신이 평생 쓴 일기장은 어떤가요? 희소하나 누구도 가지려고 하는 것은 아니죠. 나에게만 가치가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대량생산 대량판매의 시대는 희소성을 등졌는데요. 그러다 물건이 팔릴 만큼 팔리자 이제는 희소성을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에르메스 같은 브랜드는 돈이 있어도 못 사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죠. 공장에서 가방을 찍어내면 더 많이 팔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들은 아직도 장인들의 손길의 힘을 사용합니다.

예전에 거위의 간 이야기가 생각나는데요. 황금알을 하루에 하나씩 낳는 거위가 있었는데, 그 주인은 황금을 다 가지려고 거위의 배를 쨌다는 이야기죠. 황금알이 많았지만 그 가치가 떨어진다는 진리를 모르는 아주 우매한 행동이었습니다.

어떤 경우는 다다익선이지만 희소성의 관점에서는 많아지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죠.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 희소성의 가치가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요즘 전 세계 증시가 핫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돈이 너무 많아져서인 듯한데요. 돈이 희소성을 잃으면 결국 인플레이션이 오고야 말죠.

우리도 사는 동안 '희소성'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자가 그 자체로 고유하긴 한데, 그것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함이 있죠. 본인만의 스타일, 본인만의 말투 뭐 이런 것들을 갈고닦는 노력 같은 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아니라 그들 중 하나로 전락할 수 있어서죠.

여러분들은 각자 어떤 희소성을 가지고 계신가요? 하늘이 내려준 희소성이 넘치는 선물 보따리에는 뭐가 들었던가요? 저는 남들이 다 가는 곳에는 가고 싶지 않은 이상한 희소성을 타고났습니다. 아무리 좋아도 많은 사람들이 하는 건 왠지 심술을 부리며 안 하고 싶어 지더라고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야구 보는 핑계로 오늘 브런치를 스킵할까 하다가 너무도 싱겁게 끝나는 바람에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오늘 1:1이 되었으면 한국시리즈가 모처럼 재밌을 뻔했는데 안타깝습니다. 한국시리즈도 1년에 딱 한 번뿐이니 희귀하다 할 수 있죠. 거기다가 한화는 26년 만의 정상탈환이라서 더 그럴 겁니다. LG는 2년 만에 다시 우승트로피를 찾아오는 거라 상대적으로 서사가 약한 구석이 있죠. 하하하. 오늘은 4회 정도에 소나기가 확 내렸어야 하는데.....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후이의 <이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