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주민 작곡 최다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비쥬'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oiJOuBKaHy0? si=EhBuogmPLb8 B2 FKE
이 세상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너의 작은 세상을
바이올렛 향기 같은 너의 미소를
언제까지 영원히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파란 하늘 꿈처럼
변함없는 친구 같은
너의 마음을 언제까지 영원히
- 비쥬의 <누구보다 널 사랑해> 가사 중 -
비쥬는 1998년 데뷔했습니다. 최다비와 주민으로 이루어진 혼성 2인조 그룹입니다. 그룹명은 영어 이름 Da-bi와 Ju-min에서 앞글자와 뒤글자를 따온 것인데요. 프랑스어로 보석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하네요. 발음도 좋고 작명도 꽤 잘한 듯 보이네요.
그들의 정규 1집 타이틀곡은 <Love Love>였습니다. 미디엄 템포의 노래로 꽤 인기가 있었죠. 후속곡은 <이젠 알아요>였고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1999년 발매한 2집의 타이틀곡입니다. 그들의 노래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곡이라고 할 수 있죠. 최다비의 목소리도 꽤 돋보이고요.
1, 2집 모두 두 멤버가 직접 작사 작곡했습니다. 놀랍죠? 싱어송라이터 그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다비의 음색과 주민의 랩이 잘 어울리는 게 특징이죠. 2000년 정규 3집에서는 변화를 시도하는데 이게 잘 안 먹혔습니다. 3집 종료 후에 팀의 기둥이었던 최다비가 계약 만료로 탈퇴하게 되죠.
2001년 주민은 혼자 4집을 발매했습니다. 2003년 예링을 영업해서 5집을 발표했지만 이 역시도 잘 안 되면서 팀이 해체되죠. 그 뒤에도 팀명은 유지한 채 다른 멤버들을 영입해서 재도전했으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없었죠. 지금도 공식적으로는 살아 있습니다. 다비는 솔로활동을 하다가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제8대학교에서 문화사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동덕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하네요. 와우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누구보다 널 사랑해'입니다. 제목은 평이하죠. 바로 가사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하하하.
'가끔 길을 걸어가다 뒤를 돌아보면/ 너와 함께 했던 지난날이 너무 그리워/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그땐 또 오늘을 그리워하겠지/ 언제나 넌 내 곁에 있어 주었지/ 힘들 때도 기쁠 때도 너는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인 거야/ 이젠 너를 위해 내가 모든 걸 해주고 싶어' 부분입니다. 랩 가사인데요. 잘못 해석하면 헤어진 커플이라는 인상도 받게 되는데요. 곡 전개상 그런 것 같진 않고 과거 행복했던 때를 회상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때 그 시절의 고마움을 상대에게 전하고 싶다 이렇게 해석해 봅니다.
2절입니다. '아침햇살 맑은 창가에 기대어/ 바람에 실려온 너의 향기를 맡으며/ 우리 작은 두 손에 담긴 아름다운 세상/ 언제까지 우리를 비추어 줄 거야/ 지난여름 바닷가에 담긴/ 너와의 작은 약속과 행복한 꿈들이/ 언제까지 너와 나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우리를 비출 거야' 부분입니다. 마치 두 사람이 사랑의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신혼여행이라고 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가사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 세상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너의 작은 세상을/ 바이올렛 향기 같은 너의 미소를 언제까지 영원히/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파란 하늘 꿈처럼/ 변함없는 친구 같은 너의 마음을 언제까지 영원히' 부분입니다. 여기서 눈이 가는 가사는 '바이올렛'인데요. 한국말로 제비꽃입니다. 꽃말은 겸손한 사랑, 진실한 사랑, 헌신이라고 하네요.
'아침 햇살이 창가에 비칠 때면/ 너의 해맑은 미소가 행복하게 해/ 두 눈을 감고 파란 하늘을 봐/ 우리 함께 그린 예쁜 세상을' 부분입니다. 같이 동침하고 침대에서 맞는 아침을 그리고 있는 것 같죠.
'언제까지나 (아침 햇살 맑은 창가에 기대어 바람에 실려온 너의 향기를 맡으며)/ 너를 사랑해 (우리 작은 두 손에 담긴 아름다운 세상 언제까지 우리를 비추어 줄 거야)/ 너의 모든 것을 (지난여름 바닷 가에 담긴 너와의 약속과 행복한 꿈들이)/ 언제까지나 (언제까지 너와 나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우리를 비출 거야)' 부분입니다. 위에 있는 가사들의 반복이라 이 부분은 생략하겠습니다.
음. 오늘은 가사 중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그땐 또 오늘을 그리워하겠지'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사실종사건> 브런치를 하면서 시대별로 노래들을 다시 찾아서 들어보고 있습니다. 빠뜨린 노래가 있는지 해서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그때 시절의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대중음악의 황금기라고 불리던,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하루가 다르게 샘솟던 90년대의 노래를 들을 때면 벌써 30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실로 믿기지가 않더군요. 오늘 소개하는 노래 역시 근 30년이 다 되어가는 노래죠. 90년대 노래는 지금 가수들이 가장 많이 리메이크하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네요.
돌이켜 보면 그 시절 저는 대학생이었습니다. 나름 대학 생활을 잘 보내왔다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죠. 언론고시를 준비하겠다고 대학 2, 3학년을 온종일 도서관에서만 지냈는데요. 그 덕분에 머리를 식히려고 읽었던 책들과 친해졌고 그때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반면 소개팅이나 미팅 같은 흔하디 흔한 것들은 스킵하며 보냈죠. 하루 종일 딱딱한 도서관에 앉아 있는지라 청바지도 아니고 운동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던 제 모습이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네요. 하하하. 모든 것은 일장일단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말이죠.
우린 인간인지라 매 순간 최선을 다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당시에는 최선이라고 생각한 일들이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나서 보면 최악의 결정기도 하죠. 젊은 시절 원 없이 놀았다고 해도 지금 젊은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왜 그땐 그런 게 없었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싱어게인>이나 <슈퍼스타K>가 당시에 있었더라면 꼭 참가했을 거거든요. 푸하하.
<응답하라 1988>에 이어 <응답하라 1994>까지 그리운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가 한 때 우리의 감정을 울리고 웃기고 그랬죠. 그 당시엔 모두가 가난했기에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것에 익숙했고 그래서 서로의 온기를 더욱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사이 장족의 발전을 해서 우리가 생각하던 많은 것들이 이루어진 지금. 우린 그때보다 행복해졌지는 지를 묻게 됩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과의 연결은 더욱 편리해졌지만 그만큼 오프라인 만남은 줄었고 서로를 향한 신뢰의 정도는 크게 떨어졌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그 시절을 그리워할 수밖에요.
세상에 이전에 못 보던 기술이 나오면 사람들은 열광합니다. 삐삐를 지나 시티폰 그리고 PCS폰, 그리고 스마트폰, 지금은 폴더블폰, 앞으로는 AI폰이 나오겠죠.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죠. 인생의 진리 중에 하나가 행복 뒤에 불행의 꼬리표가 따라다는다는 것이에요. 기술의 발전 역시 그런 속성을 빗겨나가지 않는 듯합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진득함도 전보다 줄었고요. 핸드폰을 통한 피싱이 엄청 늘었고요. 사람들은 점점 개인화되며 파편화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사이버공간에서는 활발히 움직이는 반면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부쩍 움츠리고 있는 모습이죠. 기계가 편리함을 주는 대신 우리에게서 빼어간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시절을 보내오다 한 번쯤 뭔가 놓친 것이 있는 것 같아 뒤를 돌아보면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그땐 또 오늘을 그리워하겠지'라는 가사를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문명의 이기가 궁금했는데 그걸 충분히 알고 사용하고 난 후에는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눈이 가게 되니까요.
너무도 생활 깊숙이 침투해서 이제는 그것이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으니 과거로 회귀하기는 불가능하죠. 그래서 우리는 그런 헛헛한 마음으로 뒤를 보면서 그리움을 표현해 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땐 그게 지금만큼 좋은 것인지에 대해 그리 많이 고민하지 않으며 떠나보냈으니까요.
한 때 과거를 돌아보는 일을금기시한 적이 있습니다. 미래를 향해 가기도 바쁜 세상에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무의미하다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가사실종사건>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과거의 노래들을 듣다 보니 그때 그 시절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나름 후회 없이 지금까지 잘 살아왔노라 생각했는데, 그 노래들을 뒤적이다 놓치고 살아온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오롯이 남아 있는 걸 발견했죠.
그땐 앞만 보며 빨리 달리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렇게 빨리 달릴 필요도 없었고, 중간에 좀 쉬어간다고 크게 탈 날일도 아니었는데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고요. 또 그 노래들을 듣긴 들으며 가사를 외우고 따라 불렀는데 제대로 음미하진 못했구나 하는 생각도 말이죠.
거꾸로 이제야 노래 가사를 들으며 작사, 작곡은 누가 했고 이런 점이 이 노래의 진짜 매력이었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느끼고 있죠. 좀 떨어져서 보니 생긴 새로운 뷰라고나 할까요.
늘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그때 그 시절을 다시 살아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미련이나 아쉬움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불완전 것은 그 상대로 남겨 두는 것이 아름답다'는 저만의 소신 같은 것 때문이죠. 우리 인생에서 완전, 완벽 이런 단어들을 찾는 순간 망하는 지름길임을 잘 알고 있어서겠죠.
님이 보고 싶어 애타는 그리움이 아니라 지금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그때만의 정서나 온기 같은 것일 겁니다. 리어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모두가 같이 따라부리는 떼창 노래들, 노래로는 안 되겠다 싶어 찾아간 나이트 문화 뭐 이런 것들이죠. 그냥 촌스러운 과거라 치부하기엔 그 속에 담긴 것들이 꽤 많아서죠.
국보급 유물은 시간이라는 함수가 더해지며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잖아요. 우리가 살아온 어느 시대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이 사라지면서 한참이 지난 후에 돌아보면 그리움이란 단어가 되어 있고 그래서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죠.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그땐 또 오늘을 그리워하겠지'라는 가사를 보면서 여러분들은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이 떠오르시나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한국시리즈는 보기보다 싱겁게 끝난 반면 월드시리즈는 7차전까지 가면서 역대급 소설을 썼더랬습니다. 그나마 위안을 받았네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가 우리나라 야구기의 황금기였죠. 요즘 국내 야구를 보면 그때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지더라고요. 그래도 정규리그 1위, 2위 팀이 맞붙는 건데, 누가 이기든 게임의 수준은 좀 유지했어야 했는데, 당분간 국제 경기가 기대가 잘 되지 않더라고요. 쩝.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