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이상순, 이치하이커, 조원선, 롤러코스터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롤러코스'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bMCdeGtevc8? si=9 UUDfVeFA98 Ob7 z7
사랑해
오늘도 얘기해
믿을 수 없겠지만
안녕 이제 그만
너를 보내야지
그건 너무 어려운 얘기
- 롤러코스터의 <습관> 가사 중 -
롤러코스터는 1999년 데뷔했습니다. 3인조 모던 록 밴드였습니다. 솔로로 활동하던 최인우, 객원보컬과 코러스 활동을 하던 조원선 그리고 기타리스트이자 가수 이효리의 남편인 이상순이 그 주인공입니다.
2006년까지 5장의 정규 앨범과 한 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조원선과 이상순은 2015년이 되어서야 그룹을 공식적으로 해체합니다. 조원선은 2020년 그의 첫 솔로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이들이 추구한 음악 장르는 애시드 팝(Acid Pop)이라고 하는데요. 재즈에 보면 애시드 재즈라는 장르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하네요. 애시드 재즈는 재즈와 펑크, 힙합을 섞은 '춤추기 좋은 재즈'라고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효과음도 적고 목소리에 기교도 없고 고음으로 내지르지 않아서 편안함을 줍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1999년 데뷔와 동시에 발매한 타이틀 곡이고요. 그들의 대표곡이기도 합니다. 몽환적이기도 하고 애시드 재즈, 펑크, 소울 등 여러 가지 음악이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주죠. 지금은 사라진 그들이지만 다양한 색깔의 음악 그룹이 많은 나라가 문화 강국이 아닐까 싶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습관'입니다. 화자는 습관이라는 단어를 통해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그리움과 이별의 감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전엔 없었던 습관들이 생기기도 하고 헤어진 후 그것으로 인해 고생을 꽤나 하기도 하죠.
'얼마나 많이 기다렸는지/ 너를 내게서 깨끗이 지우는 날/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더군/ 아직도 너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부분입니다. 화자는 누군가와 헤어지고 꽤나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도 사진을 보면 잊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상대가 생각날 때마다 직접 볼 수는 없으니 사진을 본 것이 아닌가 싶네요.
'참 신기한 일이야 이럴 수도 있군/ 너의 목소리도 모두 다 잊어버렸는데/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더군/ 아무 생각 없이 또 전활 걸며 웃고 있나 봐' 부분입니다. 아마도 화자는 상대와 헤어지고 나서도 지근거리에 있어야 하는 처지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직장 동료, 동창, 같은 학과 뭐 이런 것들로 관계가 엮여 있지 않았나 추정해 봅니다. 헤어진 한참이 되었건만 아무 생각 없이 상대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그 목소리를 듣고 단박에 알아보고 웃음까지 웃고 있는 화자입니다. 화자는 그걸 습관 탓으로 돌리고 있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사랑해 오늘도 얘기해/ 믿을 수 없겠지만/ 안녕 이제 그만 너를 보내야지/ 그건 너무 어려운 얘기/ bye bye bye bye' 부분입니다. 화자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이젠 상대를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보내줘야 할 시간이 훨씬 지나버렸거든요. 하지만 지금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어서 실제로 그게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습관을 뛰어넘는 일처럼 말이죠.
음. 오늘은 제목 '습관'에 대해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습관을 가지고 계신가요? 습관을 만들어 보기 위해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으시진 않나요?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고 여기저기 습관을 어떻게 길들여야 하는지 갖은 비법책들이 난무하고 있죠. 그리 한다고 될까요?
누군가는 습관이 의지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근사한 계획이 있어도 의지가 박약하면 습관이 되기가 어렵다는 말이죠. 금연이나 금주 같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의지가 출중하면 단박에 끊어낼 수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는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쌓인 습관의 무게를 이겨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죠.
저는 습관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는 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는 분명 알죠.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하지만 몸은 그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을 때가 많죠. 머리로는 이해가 되나 몸이 기억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 아닐까 하는 부분이죠.
일명 체화되기 위해서는 의지도 의지인데, 무엇보다도 지속되는 시간이 필요하죠. 물론 그걸 이끌어가는 것이 의지일 수도 있고요. 불을 끄고 떡을 썰면 처음에는 삐뚤삐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매일 쉬지 않고 연마하면 나중엔 눈감고도 어렵지 않게 반듯하게 떡을 쓸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죠.
그런데 무언가를 꾸준히 오랜 기간 거르지 않고 한다는 게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 점에서 브런치에서 몇 년에 걸쳐 꾸준하게 글을 쓰시는 분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거겠죠. 글의 품질은 차지하고서라도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올린다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독서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좋은 걸 안 하는 게 이상할 정도이지만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요즘 세상에는 참 어렵죠. 방해꾼도 너무 많고 한 자리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는 것이 마치 수행하는 수도자를 떠올릴 정도이니까요. 그래서 여기저기 책도 비치해 보고 여러 방법을 써 보지만 결론은 꽝입니다요.
어렵긴 한데 뭔가가 한 번 습관이 되면 그 자체가 경쟁력이 됩니다. 남들에게는 어려운 게 나에게는 밥먹듯이 그냥 하는 일이라서죠. 물론 그게 너무 과해서 습관 중독자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보면 숨이 막히더라고요. 습관에 습관에 습관의 연속으로 삶을 살더군요. 성공하지 못한 게 이상할 정도로요.
저에겐 운동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30대까지는 운동과 담을 쌓은 사람이었거든요. 숨쉬기면 충분하다 생각하는 주의였죠. 40년의 끝자락에 서서 가장 잘한 일을 하나 꼽으라면 이제 운동이 습관처럼 제 몸이 박혔다는 사실이죠. 거기서 저는 힌트를 얻습니다. 하기 싫은 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요. 궁금하시죠?
위에서 습관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는 일이라고 했는데, 몸이 기억하게 하려면 머리가 이해를 먼저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단순히 운동이 좋다 수준이 아니고요. 자신의 몸에 대한 연구,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는 어디가 좀 안 좋고 어디는 좀 낫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말이죠.
여기서도 테스형이 등장하는데요. 운동하면 좋은 줄은 다 알죠. 그런데 그건 아는 게 아니죠. 디테일하고 들어가서 뭐를 알고 뭐를 모르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런 무지와 앎이 저 자신을 운동으로 이끌게 되더군요. 그래도 약해질 때가 물론 있습니다. 그럴 땐 주문을 외웁니다. '30억 벌 자신은 없는데 몸뚱이 건강하게 해서 병원 안 가면 그 돈만큼 아끼는 거니 30억 벌러 가자'하고요. 하하하.
이 노래에서는 헤어진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형성된 습관 혹은 이별한 후 형성된 습관의 무서움을 말하고 있습니다. 습관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잘못된 습관은 습관 자체가 없는 것보다도 더 나쁜 경우죠.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가 아니라 요즘은 세 살 버릇 백 살까지 간다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쩝.
습관의 습자는 학습의 습자과 같은 한자를 씁니다. 이 습자는 깃우 밑에 흰 백자가 있는데요. 새가 날기 위해 깃을 겁나게 저으면 가끔 보이는 하얀 겨드랑이를 뜻한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습관이 몸에 베이려면 사투를 벌어야 하는 것이죠. 이후에는 푸른 창공을 나를 수 있고 시선도 멀리까지 볼 수 있게 되고요.
저도 나쁜 습관을 꽤나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좋은 습관을 쌓은 원리를 거꾸로 돌려서 하루라도 빨리 타파했으면 하네요. 여러분들에겐 없애버리고 싶은 습관, 가져가고 싶은 습관으로 무엇이 있으신가요? 오늘의 브러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며칠 전에 변명이라는 주제를 다룬 적이 있는데요. 변명은 습관의 적이죠. 이 핑계 저 핑계로 습관이 쌓이는 것을 방해합니다. 습관을 들일 땐 특히 초기에는 예외라는 걸 두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제가 브런치를 해보면서 테스트해 보니 100일 정도 안 거르고 해야 조금 감이라는 게 잡히더군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하하하. 부디 다들 성공하시길 기원하면서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