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김희원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작품하나'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RAet_s347Xk? si=yL8c-ATZ-i7 OwwOw
아무리 험한(아무리 험한)
산 일지라도(산 일지라도)
...
아무리 미운 (아무리 미운)
너였지만은 (너였지만은)
- 작품하나의 <난 아직도 널> 가사 중 -
작품하나는 1987년 데뷔했습니다. 당시 부산외국어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공민수와 김정아로 이루어진 여성 듀오입니다. 이들은 MBC 대학가요제에서 오늘 소개할 노래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음악동아리 '미네르바'에서 같이 활동하며 대학가요제 출전을 위해 호흡을 맞췄다고 전해집니다.
<난 아직도 널>은 리듬 앤 블루스 풍으로 두 사람의 앙상블이 좋아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죠. 두 분 다 성량이 좋고 각자 개성이 뚜렷해 과연 화음이 이루어질까 하는 기우를 했었다고 합니다. 여유 있고 시원시원한 가창력이 충분히 발휘된 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1988년 <내게서 잊혀지려나/ 그게 사랑이라>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1년 남짓 활동을 하며 10만 장에 가까운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1989년과 1990년에는 BCMC, 동그라미 그룹에서 활동하며 2장의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이후로 오랜 공백기를 거쳤고 2003년 컴백해 방송과 공연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작품하나의 가장 큰 공은 리듬 앤 블루스라는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이 꼽힙니다. 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 양수경의 <바라볼 수 없는 그대>, 이남희의 <울고 싶어라>, 전영록의 <저녁놀> 등 이후 발매되면서 리듬 앤 블루스 전성시대를 만드는 초석을 다졌다고 평가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걸어가 보시죠. 제목이 '난 아직도 널'입니다. 딱 봐도 미련이 한가득 묻어나는 제목입니다. '아직도'라는 부사를 가운데 두고 나와 네가 좌우로 있는 설정이 재미있네요.
'거리를 나 혼자 걸었네/ 내게는 아무도 없었네/ 차가운 바람 불 때면/ 내 마음 왠지 쓸쓸해지네' 부분입니다. 화자는 지금 혼자서 거리를 거릴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버려진 것 같이 곁에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죠. 더 차갑게 부는 바람 탓에 몸은 움츠려지고 마음까지 쓸쓸해집니다. 눈치채셨죠. 이별 후의 모습이라는 사실을요.
'조금씩 비가 내리네/ 어둠은 갈수록 짙어가네/ 빗 속을 혼자 걷는 이 마음/ 그대는 아는지 (흥) 모르는지' 부분입니다. 설상가상입니다.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네요. 날씨는 어두워지고 비까지 내리니 앞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산을 썼는지 안 썼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아마도 그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길을 걸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신을 인생의 바닥으로 스스로 떨어뜨리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조금은 원망의 마음도 생깁니다. 이렇게 아파하는 자신의 마음을 상대는 아는지 묻게 됩니다.
'아~ 이 비 그치면/ 그대 찾아봐야지' 부분입니다. 비는 단순히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이 아니라 화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장애물 같은 것으로 봐도 무관할 듯합니다. 그 장애물이 거치면 떠나간 상대를 늦게라도 찾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잊으려 해도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듯합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리 험한(아무리 험한)/ 산 일지라도(산 일지라도)/ 난 그대를 잊을 수 없어/ 아무리 미운 (아무리 미운)/ /너였지만은 (너였지만은)/ 난 아직도 널 사랑해' 부분입니다. 화자의 본심이 드러나는 가사입니다. 상대가 없는 이 순간이 화자에겐 지옥입니다. 이 보다 더 나쁠 수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방향을 틀어 죽음을 불사해서라도 떠난 상대를 찾아 나서겠다고 다짐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허허허.
음. 오늘은 딱히 쓸 주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하하. 그래서 책을 읽으며 정신이 번쩍 들었던 내용을 소개해 드리는 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여러분. 현생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고 하잖아요? 여기서 사피엔스라는 뜻을 아시나요? 슬기로운 인간이라고 하니 '슬기' 혹은 '현명'일 겁니다.
그런데 <딜리셔스>라는 책에는 사이엔스를 '맛보다'라고 해석한다고 하네요. 인간이란 맛이나 향미를 통해서 식별하는 사람이라는 해석이죠. 흥미롭습니다.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죠. 네. 인간은 동물과 같이 같은 현상이라는 것을 겪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기준은 바로 해석에 있죠.
요즘 일본에서는 곰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계속 국제뉴스에 이 내용이 등장하는 걸 보니 일본을 자주 찾는 저로서도 조금 걱정이 되곤 합니다. 길거리에서 곰을 1대 1로 마추 지지 않을까 해서죠. 하하하. 워낙 제가 조용한 동네를 도보로 걸어다 보니 그런 상상을 하게 됩니다.
일본에는 빈집이 1,000만 채 가량 있고 매년 20만 채씩 늘어간다고 합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때문이죠. 그래서 곰을 비롯한 야생 동물의 번식이 늘고 활동 범위가 이전보다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드론도 등장하고 사육사들을 늘리는 시도 등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중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곰이 사람 사는 지역에 왔을 때 공포를 심어주는 교육을 하는 것이었는데요.
동물의 학습은 1차적이죠. 한 번 아픈 기억을 가지면 두 번 다시는 그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예전에 관성이 남아 있어서 다시 하려 하다가도 또 제재를 당하면 관련 기억이 강화되어 결국 등을 돌리게 되죠.
이에 반해 사람은 어떤가요? 아픈 줄 알면서도 실패할 확률이 높은 걸 직감하면서도 그 일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쁜 일을 겪고 동물은 그 상황을 회피하기 급급하지만 사람은 나름의 해석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노래의 화자 역시 옳고 그름을 떠나 해석의 미학을 발휘하고 있죠. 헤어진 상대로 돌아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고 지금보다도 곱절의 고난이 기다리고 있는 걸 알지만 '아직도 사랑한다'는 자신의 마음의 해석을 바탕으로 돌아가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왜 <딜리셔스>라는 책에서 사이엔스를 '맛보다'라고 해석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단순히 음식의 맛을 아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존재라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배가 고플 때 앞에 음식이 보이면 동물은 생각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음식에 달려들지만 인간은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등을 생각하며 나눌 생각을 하게 되죠.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맛'이 아닐까요?
만약 떠나간 연인을 잡으려 하지 않고 그냥 가게 내버려 두고 바로 다른 사람을 만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살 수 있다면 우린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존재라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린 그러지 못하죠. 후회나 아쉬움을 한가득 안으며 비경제적이고 비효율적인 감정 행위를 상당 기간 지속하니까요.
먹고사는 문제는 동물이나 인간이나 모두 천착하며 삽니다. 하지만 동물은 그 외의 문제에는 무관심합니다. 시, 미술, 음악 등 예술의 영역이 인류사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 그것을 방증하죠. 그러한 예술에는 동물은 느끼지 못하는 '취향의 맛'이나 '존재의 맛'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 맛을 살면서 잘 이해하고 만들어 갈 줄 아는 것이 바로 사피엔스가 뜻하는 슬기나 현명한 것이라 말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글과 말은 어 다르고 아 다른 것을 전제로 합니다. 글맛, 말맛에는 인간의 슬기와 현명함이 담겨 있죠. 여기 계신 여러분들은 최소한 그 맛을 잘 느끼는 분들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인생에는 쓴 맛, 단맛, 밍밍한 맛 등 다양한 맛이 있죠. 그걸 인지할 수 있고 때론 그 맛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자. 그것이 바로 우리들 아닐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2025년이 열흘 정도 남았네요. 언젠가부터 해가 바뀌는 것에 대한 감흥이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연말까지 750개의 브런치를 목표로 했는데, 지금이 744개니까 앞으로 5개 남아서 얼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의 내년 목표는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브런치 1,000개를 채우고 여러분들과 오프라인 미팅을 한 번 갖는 것입니다. 무척 기대가 됩니다. 하하하. 그때를 기다리며.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