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김범룡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범룡'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vIbMPoTdcVo? si=Aa5 tCWdzlblaWgJC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
날 울려놓고 가는 바람
- 김범룡의 <바람 바람 바람> 가사 중 -
김범룡은 1985년 데뷔했습니다. 어린 시절 미술에 굉장히 솔질이 있었다고 하네요. 홍익대학교 미술학과에 합격했지만 가난한 집안 환경 탓에 등록금이 없어 충북대 서양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개선되지 않는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중퇴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음악으로 눈을 돌립니다.
1982년 연포가요제에서 자작곡 <인연>으로 가요제 우수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입문할 준비를 합니다. 오늘 소개할 곡이 그의 데뷔곡입니다. 솔로 가수로 데뷔하자마자 이 노래로 KBS 가요톱 10에서 5주 연속 1위로 골든컵을 수상하면서 파란을 일으킵니다.
이 앨범에 수록된 <겨울비는 내리고>라는 곡도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죠. 이 외에도 1987년 3집 앨범 수록곡인 <카페와 여인>으로 또 한 번 골든컵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8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90년대에는 잠시 휴식기를 가졌고 2000년 들어 뜨문뜨문 신곡을 발표하며 현재도 활동 중입니다.
그는 가수뿐만 아니라 한 때 제작자로도 활동했는데, 그 과정에서 생겨난 팀이 바로 녹색지대입니다. 현재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대형 카페를 경영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간간히 TV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더라고요. 그의 그림 실력이 궁금할 따름입니다.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바람 바람 바람'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물리적인 바람, 바람 같은 상대, 그리고 돌아오기를 바람이라고 각각을 해석해 보고 싶네요. 하하하.
'밖에는 귀뚜라미 울고 산새들 지저귀는데/ 내 님은 오시지는 않고 어둠만이 짙어가네/ 저 멀리에 기타소리 귓가에 들려오는데/ 언제 님은 오시려나 바람만 휑하니 부네' 부분입니다. 자연은 무심하게 할 일을 하고 있건만 떠난 내 님은 언제 돌아올 줄 모르고 하염없이 기다려 봅니다. 인기척이 있는가 싶어 밖을 내다보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누군가의 기타 소리뿐이죠. 그리고 전해진 유일한 답장은 '휑한 바람'이었습니다.
2절을 볼까요? '창가에 우두커니 앉아 어두운 창밖을 바라/ 힘없는 내 손 잡아주며 님은 곳 오실 것 같아/ 저 멀리엔 교회 종소리 귓가에 들려오는데/ 언제 님은 오시려나 바람만 휑하니 부네' 부분입니다. 너무도 간절히 원하면 환영 같은 게 보이죠. 님이 올 것 같아 창밖만 뚫어져라 보고 있자니 님이 와서 나의 손을 잡아주는 것 같은 상상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무심하게 흐르는 시간 속에 화자에게 당도한 것은 이번에도 '휑한 바람'뿐.
'내 님은 바람이련가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오늘도 잠 못 이루고 어둠 속에 잠기네' 부분입니다. 화자는 오라는 님은 안 오고 휑한 바람만 오니 바람이 내 님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죠. 머물다 가질 않고 그냥 스쳐만 가는 바람이 꼭 오지 않는 님을 닮아 있어서 일 겁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 날 울려놓고 가는 바람' 부분입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바람은 님을 연상케 하는 물리적 바람 + 바람과 같이 스쳐만 가는 님의 속성 + 언젠가 오길 기다리는 화자의 바람이라는 3종 세트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바람이 떠난 자리에는 화자의 눈물만이 남아 있죠. 흐흐흐.
음. 오늘은 앞에서 언급한 '바람 3종 세트'에 대해서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첫 번째 물리적 바람입니다. 여러분들은 바람 부는 날을 좋아하시나요? 더운 여름 시원한 바람이라면 마다할 사람이 없겠죠. 하지만 비와 함께 몰아치는 바람은 우산을 무색해하니 좋아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겁니다.
예로부터 바람은 물과 함께 지고지순한 자연 현상으로 자주 거론되었습니다. 자연 중에서도 으뜸으로는 물을 꼽는 사람이 많았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과 조화를 이루는 성질 때문이었죠. 물은 눈에 보이는데 반해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나무가 흔들려서 바람이 부는 것을 아는 것이지 바람 자체를 인간의 눈으로 보기는 어렵죠. 그래서 예전에 바람에 나부끼는 천을 보며 천이 흔들리는 것이냐 네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냐는 화두를 던진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바람은 여러 가지 속성을 지니고 있죠. 이 노래에서처럼 스쳐 지나갈 뿐 손으로 잡아서 가둘 수가 없습니다. 바람을 가두면 바람은 사라지죠. 아이러니입니다. 공기의 흐름으로 바람이 생기니 그 흐름을 막으면 당연히 바람은 소멸하게 됩니다. 여기저기에 바람이 있지만 우리는 그 바람을 소유할 순 없죠.
이러한 바람의 속성은 두 번째 돌아오지 않는 님을 연상시킵니다. 그토록 목놓아 기다리는 님이지만 실체를 보여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오지 않았지만 온 것 같은 아니 올 것 같은 신호만 느끼게 할 뿐이죠. 그래서 화자는 쉽게 님을 포기하지 못하고 오늘도 잠 못 이루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 바람은 님과 다시 이어졌으면 하는 화자의 바람이 담겨 있죠. 화자는 바랍니다. 님이 당도하여 어깨가 축 쳐진 채 하염없이 기다리고 화자의 손을 잡으며 그동안 기다리느냐고 애썼다고 말해주기를요. 님을 기다린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인정받고 싶은 것이죠.
흔히들 연인 사이에서 바람을 떠올리면 교제하고 있는 사람 말고 다른 이성과 몰래 교제를 하는 것을 말하죠. 신뢰로 이루어진 사랑의 금자탑에 잿가루를 뿌리는 행위로 금기시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런 일이 우리 주변에 많죠. 금지하는 것에 더 도전하고 싶어 하는 욕구 때문일까요. 이걸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바람은 조건만 성립되면 전 세계 어디든 있을 수 있죠. 자연스럽고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인간사의 바람은 경악할 일이나 자연의 바람은 너무도 우연적이고 일시적이기까지 하죠. 자연이 잘못된 걸까요? 아니면 인간이 잘못된 걸까요? 저는 후자 쪽에 한 표를 던지고 싶네요. 하하하.
이 부분에서 샤르트로와 보브아르라는 인물이 생각납니다. 그들은 계약 결혼을 하고 자유연애라는 조건을 달아서 더욱 유명해진 커플이죠. 거의 50년가량 이 체제를 유지하다 같은 곳에 묻혔다고 전해지는데요. 지금보다 몇 백 년 전에 이런 파격적인 커플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바람 자체를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한 사람이 한 사람만 평생 사랑해야 한다'는 우리의 기존 생각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해서 드린 말씀입니다. 결혼은 물론이고 교제 상에서도 다른 누군가와 교제를 했다면 그 자체가 헤어짐의 사유가 되는 것이죠. 저는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가지고 변명을 한다거나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진상을 부리는 경우가 문제라면 문제라고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보면 모든 헤어짐은 신의 의무의 위반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처럼 명백함을 보여주면 선택도 한결 쉬울 것 같습니다. 왜 헤어지는지 내가 왜 싫어졌는지 정도의 질문은 안 던져도 되는 상황이니까요. 저는 바람의 속성에서 인간은 어느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고 싶은 자유의지를 읽습니다.
하지만 인간사는 모든 이의 자유 의지를 반영하면 대혼란이 벌어지기에 어느 정도의 선은 필요하죠. 저는 그게 1차적으로 도덕이고 마지막이 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연애 때는 법 자체가 적용이 안 되고 결혼 후에도 그 경계가 옅어지고 있죠. 남은 것은 도덕인데, 이것 역시도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라 영속성을 보장하긴 어렵죠.
정리하죠. 우리 모두는 바람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바람이 모두 이루어지진 않죠. 그 바람을 지켜내려고 그것을 상자에 가두면 그 바람은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립니다. 바람은 바람길을 따라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자연스럽죠. 그 바람에 인간의 욕심을 담는 순간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바람 따라 인생의 여행을 즐겨보심이 어떨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알려면 나라는 존재가 그 바람을 맞아야 가능합니다. 나에게 부딪힌 바람은 더 이상 바람이 아닌 아이러니가 있죠. 그래서 바람은 외부에서 찾지 말고 우리 내부에서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의 바람은 우리 안에서 생겼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하죠. 마음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있어서 바람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는 원리인데요. 내가 바람보다 먼저라는 사실이 기억합시당.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