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의 <그집앞>

작사/작곡 이재성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이재성'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NKzCydhgHwI?si=Ajv7ovN166WQ84LZ

이제 다시 다시는

너를 생각 말아야지

돌아 올 수 없는

지나간 시간인걸


이제 다시 다시는

울지도 말아야지

어차피 잊어야 할

슬픈 기억인걸


- 이재성의 <그 집앞> 가사 중 -



이재성은 1984년 데뷔했습니다. 1981년 목원대학교 재학 시절 후배들과 함께 '기타 하나 동전 한 닢'이라는 팀으로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해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대학가요제 수상하고 나서 데뷔는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교사 직업을 가졌다고 하네요.

가수가 되기 위해 교사직을 포기하고 홀로 서울행을 택했다고 합니다. 당시 안정적인 교사직을 포기하는 일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텐데 말이죠. 서라벌 레코드사에서 김범룡, 이혜민(배따라기), 김흥국 등과 함께 무명의 세월을 보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다 1984년 4곡이 수록된 미니 앨범을 발매하게 되고요. 1986년 그 유명한 '촛불잔치'와 '고독한 DJ'라는 노래가 대히트를 치면서 KBS 신인가수상을 거머쥡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1987년 발매한 4집에 실린 곡입니다. 경쾌하면서도 어딘지 슬픈 묘한 매력이 있는 노래죠.

그는 1997년 4인조 보컬그룹 포맨의 프로듀서로도 활동했고 많은 가수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선사하기도 했죠. 크게 히트는 못했지만요. 원래 음악 선생님이어서 클래식 기반의 음악을 하다가 대중 가요로 방향을 선회한거라 초반에는 욕 좀 먹었다고 하네요. 한 때 모교인 목원대학교 교수였고 지금도 잔잔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그 집 앞'입니다. 아마도 마음이 있는 상대의 집 앞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연락해서 만나면 될 일을 왜 그리도 상대방의 집앞을 서성이는 일이 그토록 많았을까요? 하하하. 화자의 사연을 쫓아가 보시죠.

'별빛으로 다가오는/ 네 작은 모습에/ 잠 못 이뤄 찾아왔네/ 그 집 앞/ 불빛 꺼진 네 창가엔/ 슬픔만 더해와/ 혼자 몰래 울고 가네/ 그 집 앞' 부분입니다. 그 집 앞이라는 한 편의 시를 떠올려 봄직 합니다. 그 집 앞에서 느꼈던 지은이의 감상이 느껴지죠. 잠이 안 와서 찾은 곳에서 혼자 남몰래 울고 가는 화자의 뒷모습이 그려집니다. 오죽했으면 그 집 앞에 와서 어두운 창문만을 바라보고 돌아가는 것일까요.

'꽃잎으로 새겨버린/ 그리운 이름을/ 부르다가 찾아왔네/ 그 집 앞/ 대답 없는 네 창가엔/ 아픔만 밀려와/ 눈물지며 돌아서네/ 그 집 앞' 부분입니다. 상대를 너무도 보고 싶은 마음을 감당할 수 없어 발길이 그 집 앞으로 향했지만 아무런 인기척도 없는 상대의 모습에 실망하며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제 다시 다시는/ 너를 생각 말아야지/ 돌아 올 수 없는/ 지나간 시간인 걸/ 이제 다시 다시는/ 울지도 말아야지/ 어차피 잊어야 할/ 슬픈 기억인 걸' 부분입니다. 화자는 아마도 이별 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냉큼 나오라고 연락을 할 수 없었던 것 같네요.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이미 끝난 사이이고 하루 빨리 그 사람을 잊어야 한다는 것을요. 하지만 몸과 마음은 따로 놀죠. 그래서 이제 다시는 이라는 주문을 외워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집 앞 우우/ 난 아직 떠날 수 없어/ 그 집 앞 우우/ 난 너를 지울 수 없어/ 그 집 앞 우우/ 난 아직 떠날 수 없어/ 눈물 속에 서성이네/ 그 집 앞' 부분입니다. 그 집 앞에 꿀이라도 발라놨거나 단지라도 묻어둔 듯 하죠. 하하하. 화자의 실제 마음은 떠나려 해도 떠날 수 없고 지우려해도 지울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대략 난감하여 눈물을 흘리며 서성이는 수 밖에요. 어디서? 그 집 앞에서요.


음. 오늘은 가사 중 '어차피'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하도 쓸 게 없어서 픽한 단어인데 어찌 전개가 될지 저도 궁금하군요. 하하하. 어차피는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라는 뜻의 부사입니다.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화자는 마주하고 있는 이별이 더 이상 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인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잊어야할 슬픈 기억인 걸' 이라고 말하고 있죠. 본심은 그와 반대이지만 그렇게도 자기 주문을 걸어 아픈 마음을 달래려는 의도가 읽힙니다.

어차피라는 단어를 곱씹어 보면 낙담의 모습이 살짝 보이기도 하고요. 뭔가를 내려놓은 듯하기도 하죠. 그런데 잘만 활용하면 우리 삶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사이기도 하고요. 결론이 정해져 있으니 뭘 해도 안 된다의 부정적 의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뭐라도 해 보려는 의지를 발휘하게 하죠.

'어차피 주은 돈인데 난생 처음 기부이나 한 번 해보지' 뭐 이런 식의 문장이 성립하죠. 결론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던 상황이 반전을 도모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뭔가 인간의 욕심을 내려놓고 그 결과가 크게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받습니다.

좀 더 크게 생각해 보죠. 우린 어차피 다 죽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들 열심히 사는 걸까요? 어차피 죽을거니까 살아있는 동안 즐겁게 웃으며 살자고도 할 수 있죠. 같은 어차피인데 하나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다른 하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많은 문제가 그러하듯 그 자체보다는 그것의 활용에 방점이 찍혀 있죠. 어차피의 부정적 사용에서 생각해 봐야 하는 점은 본인 판단으로 그 사안의 결론을 이미 내려버렸다는 사실이죠. 본인 판단이 맞을지 안 맞을지는 그때 가봐야 아는 문제인데도 말이죠.

'어차피 난 틀렸으니 뭘 해도 안 돼'라고 말할 때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판단이 깔려 있을 뿐 실제값이 아닐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미 정답을 정해놓고 말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안다면 어차피의 부정성이 가진 위력도 그에 못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에 대한 상황을 나로 규정한 후 다음 하는 액션을 다른 사람으로 향해 보면 어떨까요? '어차피 나는 어려우니 너라도 살아라' 처럼요. 전쟁 상황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동료를 구하는 사람들이 자주 내뱉는 대사입니다. 살신성인의 자세가 느껴지죠.

어차피에는 우리가 어찌 해도 그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많은 것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되긴 하죠. '어차피 새처럼 날아다니지 못하는데...''어차피 지난 일인데' 이런 말들이죠. 네 물리적으로 넘사벽인 상황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진 않죠. 새가 될 수 없지만 우린 비행기를 만들었고요. 어차피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순 없지만 우리는 기록이라는 것을 하고 사진도 찍어서 남기고 그럽니다. 이런 말장난을 동원하면 이 세상에 어차피라는 단어는 깡그리 지우는 게 가능하죠. 부족한 것은 우리의 상상력일 뿐이죠.

아주 가능성이 희박할 때 어차피라는 부사를 동원한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희박하다는 것은 본인 판단이기도하고 엄밀히 말해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차피라는 단어를 쓸 때는 그 희박한 가능성을 들여다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브런치를 하면서 어차피 남들이 잘 안 읽어줄 건데, 어차피 책으로 내지도 못할 건데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어차피 쓰는 거니까 기대라도 해 보자거나 어차피 쓸거니까 기대를 조금만 내려놓자거나 이렇게 접근할 수 있는 거죠. 어떠세요? 후자의 어차피가 훨씬 듣기 좋지 않나요?

인생을 살다보면 내가 싫든 좋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즐비합니다. 회사를 다니는 일도, 육아를 하는 일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일도 그렇죠. 그때마다 어차피 해야 할 거 좀 잘하거나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되내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차피 인생은 그리 되어 먹었으니까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어차피는 순한글이 아니라 한자어 於此彼입니다. 어차피 다들 성공하실 건데 성공의 시간이 조금 아니 많이 늦으면 어떻겠습니까? 이런 마음으로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 보아요. 어차피 돈 드는 것도 아닌데 하트도 자주 눌러주세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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