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사 조휴일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검정치마'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SXxYQ6 t2 mHQ? si=ADYmRx6 BFHsjQ_0i
https://youtu.be/ANWq0 KYFc3 I? si=EwGkG9 Az0 XqdrdP6
사실 난 지금 기다린 만큼 더
기다릴 수 있지만
왠지 난 지금 이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일 것 같아
- 검정치마의 <기다린 만큼, 더> 가사 중 -
검정치마는 2004년 데뷔했습니다. 첫출발은 미국 뉴욕에서 3인조 펑크 록 밴드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조휴일 혼자 남은 원맨 밴드입니다. 밴드명인 검정치마는 '단지 어감이 좋아서' 붙인 이름이고 특별한 의미나 뜻이 있지는 않습니다. 억지로 갖다 붙인 것보다는 이런 설명이 백배 낫네요.
미국에서 자랐지만 어릴 적부터 홍대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미국 버클리 음대를 다녔고 중퇴했다고 하네요. 미국 여러 도시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밴드 활동도 했습니다. 그러다 2008년 첫 정규 음반 <201>을 발매하면서 한국에서 공식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해당 앨범은 한국대중음악상 5개 부문에 올랐고 '최우수 모던 록 음반' 부문을 수상하며 선전했지만 당시 소속사의 횡포와 싸우다 공황장애에 시달리면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2011년 2집과 2013년 3집, 2019년 4집 그리고 2021년 미니앨범을 발매합니다. 마니아층을 형성한 전형적인 인디 밴드라고 할 수 있죠.
오늘 소개할 노래는 2016년 발표한 노래인데요. 드라마 <또! 오해영>에 삽입된 OST입니다. 드라마는 봤는데 이 노래를 들었던 기억은 없었죠. 최근에 가수 테이가 이 노래를 보른 영상을 보다가 찾아보다 보니 그가 작사 작곡한 노래라는 걸 알게 되었죠. 그전엔 이름만 들어봤었고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기다린 만큼, 더'입니다. 사랑한 사람을 잊지 못한 상태에서 좋아하는 마음을 누르고 누르다 보면 압력이 증가하면서 폭발력은 더 커지죠. 기다림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떻게 기다리냐에 따라서요.
'왜 그리 내게 차가운가요/ 사랑이 그렇게 쉽게/ 변하는 거였나요/ 내가 뭔가 잘못했나요/ 그랬다면 미안합니다' 부분입니다. 화자는 지금 얼음장 같은 추위를 느낍니다. 등 돌린 상대의 싸늘함 때문이죠. 그래서 사랑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죠. 이 지경까지 이르는데 자신의 잘못은 없는지 하고요.
'그대는 내가 불쌍한가요/ 어떻게라도 그대 곁에/ 남아있고 싶은 게/ 내 맘이라면 알아줄래요/ 그렇다면 대답해 줘요'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의 곁에 있게 동정표로라도 받고 싶은 모양입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상대의 곁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기꺼이 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대가 숨겨놨던 아픈 상처들 다/ 다 내게 옮겨주세요/ 지치지 않고 슬퍼할 수 있게 나를/ 좀 더 가까이 둬요'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의 상처까지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어쩌면 상대보다도 그 아픔을 더 크게 느낄 마음에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그보다 힘든 것은 상대와 자신이 분리되는 일일 거니까요. 상대의 아픔을 떠받들면서까지도 곁에 있고 싶은 화자의 절절함이 전해집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사실 난 지금 기다린 만큼 더/ 기다릴 수 있지만/ 왠지 난 지금 이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일 것 같아' 부분입니다. 화자에게 기다림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다면 그 동아줄을 잡고 천년만년도 괜찮다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왠지 모를 이별의 시간을 피해 갈 수 없을 것 같은 불길함이 자리하고 있죠.
음. 오늘은 딱히 쓸 주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래간만이네요. 하하하. 검정치마와 같이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고 소규모 자본으로 활동하는 밴드를 인디 밴드라고 합니다. 보통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기존 음악과는 대조를 이루죠. 최근 너튜브의 등장 등으로 인해 인디밴드의 영향력이 전보다 커졌습니다.
하나의 음악 장르로 분류되고 그것만 찾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죠. 아직은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인디에서 활동하다가 메인 무대로 오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예전에는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관련 영상과 함께 인지도를 얻으며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죠.
우리나라 가요계를 보면 최근의 메인 흐름은 서바이벌 오디션인 것 같습니다. 오디션을 하는 과정에서 해당 가수의 인지도를 쌓고 좋은 성적을 거둔 후 개인 앨범을 내는 방식인 것이죠. 물론 인디 밴드 역시 그런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그런 과정을 거칠 수 있겠으나 한 마디로 드물죠.
인디는 음원의 제작, 유통, 창작 과정에서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생명입니다. 이렇게 하면 듣는 사람들이 좋아하겠지라는 소비자 중심형으로 노래를 만들게 됩니다. 이에 반해 인디는 내가 좋아하는 하는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리스너의 평가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측면이 있죠.
그래서 인디 음악에는 창의성과 실험 정신 같은 것이 엿보입니다. 기존 문법에 익숙했던 대중음악 소비자들이 보면 거부감을 일으키기에 딱 좋죠. 하지만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완전 반대입니다. 그것이 매력 포인트가 되는 것이죠.
음악에도 다양성이 생명입니다. 음악은 각자의 취향이라 혹자는 발라드만, 다른 사람은 트로트만 주야장천 들을 수 있겠지만 음악도 산업인 동시에 문화여서 한 개의 장르보다는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그런 의미에서 음악의 기저를 형성하고 있는 인디의 상승세는 참 반갑다고 할 만합니다.
인디 음악은 ‘DIY(Do It Yourself)’ 정신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거대 자본이나 대형 기획사의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는 자기 결정권을 확보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죠. 아티스트가 원하는 메시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생산하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당연히 기존 질서와 대립하게 되고 대중보다는 예술을 앞세우기도 하죠.
인디 음악은 다소 거칠 수 있습니다. 소속사에서의 오랜 연습생 생활로 다져인 세련되고 매끈한 소리라기보다는 거칠고 투박할 수 있죠. 그냥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목소리를 단련하는 실전형 모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콘서트와 같은 현장감은 그들을 따라갈 재간이 없죠.
대중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전제로 하지만 인디는 소수의 사람의 목소리도 대신합니다. 철저하게 개인의 내면이나 일상의 진실을 꺼내 들죠. 그래서 팬의 범위가 넓진 않지만 마니아 층이 굉장히 단단합니다. 어찌 보면 대중 매체의 빈틈을 매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죠.
최근 AI로 노래를 만드는 소라 같은 앱들이 생겨나고 있죠. 저는 조금만 더 지나면 허밍 정도만 하면 악보를 그려주는 앱도 나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작곡가들의 자리가 상당히 위태로워질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누구나 노래를 만드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할 겁니다. 하하하.
많은 전문가들이 붙어서 한 곡의 완성된 노래를 만드는 방식은 비용도 높아서 성공하지 못하면 큰 낭패를 보게 되었는데요. 이제 노래 하나 만드는 게 그만큼 쉬워지면서 업계 전반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인터넷에서 호응을 많이 보인 음원을 찾아서 가수들이 커버를 하는 형태가 진행될지도 몰라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내가 노래를 만들고 그 노래와 가장 어울릴 법한 가수의 목소리를 가져다가 입히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재밌죠? 그 노래에 누가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인지를 뽑는 인기투표가 이루어질 수도 있고요. 이제 전 세계인이 인디 음악을 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죠. 하하하.
누군가의 노래에서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키며 눈물까지 흘리던 리스너들은 이제 자신의 감정을 직접 노래로 만들어 호응을 보이는 리스너들과 연결될 겁니다. 노래를 만드는 방식은 이전보다 훨씬 독립적이게 되면서 대중으로 뭉뚱그려져 있던 집단은 다양화되고 세분화될 것 같네요.
어렵지 않게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자 했던 저와 같은 사람들이 이 노래 제목처럼 <기다린 만큼, 더> 그 시대가 오면 충분히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네요. 지금 이 순간이 수동적으로 노래를 향유했던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네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늘 BTS의 광화문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팬들은 BTS의 귀환을 그토록 기다렸으니 기다린 만큼 더 짜릿하고 흥분될 겁니다. 경제 효과가 조 단위에 이른다고 하니 놀랄 따름이죠.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이 '아리랑'입니다. 들어 보셨나요? 왠지 한국에서 지금 이란 전쟁의 슬픔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암튼 그들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오늘 공연도 기대되고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