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재의 <가수가 된 이유>
작사 민연재 작곡 임세준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신용재'입니다.
아래 노래를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TV에 나와 노래해
혹시 니가 볼까봐
날 들으면 날 본다면
날 찾아줄까봐
기를 쓰고 노래해
그 옛날의 널 위해
그때 다 하지 못했던
내 맘을 담아서
이렇게 노래해
- 신용재의 <가수가 된 이유> 가사 중 -
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가수가 되었어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내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유명한 가수가 되고 싶었어
날 떠난 니가 날 알아 보라고
날 잊지 말아 달라고
넌 이런 내 맘을 알까
노래를 부를 때마다
눈물을 흘리지 않은 적 없어
첫 가사부터 끝까지
다 너와 나의 이야기니까
넌 이런 내 맘 알까
TV에 나와 노래해
혹시 니를 알아보고
찾아줄 지 몰라서
기를 쓰고 노래해
그 때 너에게
다 하지 못하 말을
가사에 담아서
내 아픔, 눈물, 진심을 다해
내 마음을 전해 봐
이 몇 분짜리 노래가
별 거 아닌 가사가
너에게 닿아서
울려퍼지길 기도해
제발 니가 듣기를
이런 내 맘을 알게 되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도 난 눈물로 노래해
신용재는 남성 4인조 그룹 포맨의 멤버였습니다. 보컬이 워낙 독특하고 고음 소화를 잘해서 '갓(God)용재'라는 별칭을 부여받기도 했죠. 요즘은 허각, 임한별 씨와 함께 이름의 한 자씩 따서 만든 프로젝트 그룹인 '허용별'로 활동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번 노래는 2012년 발매한 첫번째 솔로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많은 후배가수들이 가창력을 자랑하기 위해 많이 커버하는 곡이기도 하죠. 마치 가사가 노래를 하는 신용재 씨의 사연을 모티브로 삼은 듯 보이지만 작사가인 민연재씨의 과거지사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 노래의 부제가 '작사가로 사는 법'이었다고 합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전 이 노래의 제목을 보면 에일리의 <노래가 늘었어>가 연상되기도 하는데요. <가수가 된 이유>는 다름아닌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희망의 빛을 밝히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 가사 내용을 보니까 제가 즐겨보는 KBS <이웃집 찰스>라는 프로그램이 떠오르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 사람들, 그리고 한국에서 그들의 삶의 모습 등이 소개되는데요. 최근에 소개된 가족은 한국 여자분의 어릴적 영어 선생님으로 오랜기간 연락이 끊겼다가 예전 군발이들 나오는 <우정의 무대>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다시 만나 결혼까지 했다는 사연이었습니다. 이 노래의 화자가 그토록 염원하던 상황이 이루어진 결말이었던 것이죠.
노래의 화자는 과거 연인과 헤어지고 마침내 가수의 꿈을 이룹니다. 이제 인터넷을 검색해도 TV를 켜도 노래가 제법 흘러나오는 유명한 가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린 성공하면서 놓치는 것들이 많잖아요. 노래의 화자도 떠난 연인이 현재는 곁에 없는 절반의 성공을 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내가 왜 굳이 이렇게 가수가 된지 넌 알까'라고 말하면서 '유명하고 팠던 이유는/...네가 날 보고 날 알아듣고 내 생각하라고'라고 말합니다. 성공한 후 헤어진 연인을 찾는 게 아니라 헤어진 연인을 찾기 위해 성공을 해야만 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합할 듯 보입니다.
여기서 재밌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못해부터 살다가까지/ 네가 없던 건 없으니까'에서 포맨 시절 '못해'와 '살다가 한번쯤' 노래가 다 그 연인과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것임을 밝히고 있죠. 실제로 두 노래를 다 찾아보니 작사가 동일인이었습니다. 오~소름.
작사가가 되려면 정말 연애도 많이 해야 하는 걸까요? 특히 이별을 수도 없이 해야 이런 눈물겨운 가사가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요? 글을 쓰는 제 입장에서 보면 책으로 얻는 지식도 좋지만 실제 경험에 비하면 그 깊이와 농익음의 수준이 확실히 다르죠. 작사가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하하하.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 가사를 살펴보죠. 'TV에 나와 노래해/ 혹시 네가 볼까봐/ 날 들으면 날 본다면/ 날 찾아줄까봐' 부분입니다. 이 노래의 주제라고 할 수 있죠. '나 이렇게 유명해져서 TV와 나와 너와의 사연이 담긴, 그 옛날 너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곡에 담아 목놓아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러니 날 알아보고 돌아와 달라'고 울부짖죠.
제가 이 노래에서 제일 좋아하는 가사는 '이 몇 분짜리 노래가/ 별거 아닌 가사가/ 네 귓가에 네 마음속에 울려 퍼지기를' 부분입니다. 노래는 대부분 4분 안팎이죠. 가사라고 해봐야 사랑과 이별 콘텐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요. 그런데 어떤 노래는 마치 내 이야기인양 계속 들어도 물리지 않고 들을 때마다 다른 감성을 느끼게 해 줍니다.
성공한 가수가 부르는 노래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를 바라는 사람의 마음속에 가서 닿을 수 있는 노래라야 진정한 노래의 쓸모라고 말하고 있는 가사죠. 마치 BTS 노래가 아무리 인기가 좋아도 특정한 사람에게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면 별 거 아닌 노래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이 노래의 화자는 한 사람을 찾는 아픔과 눈물과 진심을 다해 마음을 전하기 위해 가수가 되었고 목놓아 옛 사랑을 스토리로 하는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고 있죠. 아마도 유명한 가수분들 중에는 본인의 러브스토리를 기반으로 노래를 많이 만드실테니 이런 경우가 없진 않을 듯 하네요.
마지막 가사가 '눈물로 노래해'라고 하는 걸 봐선 좋은 결말을 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자신의 노래를 자신이 듣고 울고 슬퍼하는 애절함을 뭐라 말해야 할까요. 유명한 가수가 된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 반대일지 모르겠네요.
어떤 이유로든 유명해져서 누군가에게 보란듯이 복수를 하든 이 노래처럼 만나고 싶었던 상대를 찾을 수도 있겠죠. 여러분들은 살면서 그런 사람이 있으신가요? 전 있습니다만 비밀입니다. 하하하.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예전에 유명한 연예인이 나와서 과거 지인이나 선생님 등을 찾아주는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이 노래의 화자는 그런 방법은 생각해 봤는지 모르겠네요. 아 참 민연재 씨를 검색했더니 이름과는 다르게 남자분이었다는 것에 화들짝 놀랬네요. 하하하. 그럼 남은 주말 잘 마무리하고요. See you. Coming Soon- (NO.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