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박정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혹시 이게 꿈이란 걸
그대가 알게 하진 않을 거야
내가 정말 잘할 거야.
그대 다른 생각 못하도록
그대 이젠 가지 마요
그냥 여기서 나와 있어 줘요
나도 깨지 않을게요.
이젠 보내지 않을 거예요
- 박정현의 <꿈에> 가사 중 -
처음 너를 봤을 때처럼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난 것 같아요
난 너무 가슴이 떨려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겠지만
할 수만 있다면
영원히 여기에 머무르고 싶어요
그대는 예전처럼 날 안아주며
힘든 나를 위로해 주네요
지친 맘 쉬라면서
따뜻한 손으로 내 손을 잡네요
내가 정말 잘해서
이게 꿈이라는 걸
모르게 하고 싶네요
이 꿈을 깨지 않을게요
그러니 그대 가지 말아요
그냥 여기서 나와 있어 줘요
보내지 싶지 않아요
그대도 나만큼
그리워했다고 말해줘요
이게 꿈이라는 걸 알지만
이렇게라도 그대를
만난 게 어디예요
작별인사를 나누어요
안쓰러운 미소 지으며
먼저 가는 것이 미안하다
잘 있으라고 말하면서
그대는 날 안아주네요
그때처럼 떠날 걸 알아요
이렇게 보내긴 싫지만
나도 웃어보려 노력할게요
잠이 깨고 나면
난 또다시 혼자가 되겠죠
이젠 익숙해요
그대가 눈에서 사라지면
보내기 싫어
참았던 눈물 터질 것만 같아요
꿈에서 깨보니
가슴이 많이 시리네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난 괜찮아요
다신 오지 말아요
박정현은 1998년 데뷔했습니다. R&B 여왕이라 할 만큼 지금까지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입니다. 한국어를 거의 할 줄 모르는 상태로 가수가 되겠다는 꿈 하나를 믿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날아왔죠.
우여곡절 끝에 윤종신 씨를 만나 <나의 하루>와 <PS. I Love You>가 연이어 히트하면서 가요계에 안착했습니다. 2집에서는 <편지할게요> 그리고 생각보다 안 된 3집을 거쳐 <꿈에>가 삽입된 4집이 대박을 쳤죠.
늦깎이 대학생으로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기도 했습니다. 졸업식에서 미국 국가를 부르는 영예를 안기도 했죠. 예전에 유튜브에서 영어로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영어가 수준급이더군요. 어릴 적부터 문학을 사랑했고 지금도 독서모임 등을 꾸준히 하는 교양 있는 가수더라고요. 하하하. 그런 소양이 깊은 울림을 주는 노래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가수다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죠. 조용필의 <그랬으면 좋겠네>를 본인만의 색깔로 잘 소화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또 지금은 국내용으로 방향을 바꾼 <비긴어게인>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장본인기도 하죠. 원래는 외국에 나가서 촬영이 이루어졌는데요.
박정현 씨가 팝송을 너무도 잘 부르는 모습에 외국인들조차 걸음을 멈추게 하고 귀를 쫑긋 세우게 했죠. 개인적으로 바다 근처에서 거의 생으로 부른 <My Way>와 <Someone like you> 등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저는 박정현 씨를 보면 가수가 천직이다 정도로 한 줄평을 하고 싶네요.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에서 보이듯이 연인과 헤어진 사람이 꿈에서도 상대를 만나는 상상을 하는 것으로 모티브로 노래가 만들어졌습니다. 왜 너무나 간절하면 꿈에도 나타난다고 하잖아요. 이 노래가 그런 경우입니다. 첫 가사부터 천천히 살펴보시죠.
초반부에는 노래의 화자가 꿈속에 있습니다. 상대방을 처음 만났던 그때로 시간 여행을 하죠.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난 너무 가슴이 떨려서/ 우리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나고 있네요'라고 말하죠.
당연히 지금 이 상황이 꿈인 것을 알고 있지만 그 꿈을 깨고 싶지 않죠.
꿈속에서 상대는 '그동안 힘들었지'라고 말하며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는 존재이자 '지친 맘 쉬라며' 따뜻한 손으로 노래의 화자의 손을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본인이 최선을 다할 테니
상대가 이게 꿈인 것인지 몰랐으면 하죠. 꿈이 깨면 상대는 떠난 사람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달콤한 꿈이 흔들기 시작합니다. 상대가 '보같이 즐거워만 보이는 노래의 화자에게 안쓰러운 미소를 보이며 이제 먼저 가겠다고 미안한 듯 이야기하죠. 네 상대방도 이것이 꿈임을 알고 현실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노래의 화자는 꿈에서라도 상대를 만난 것에 만족합니다.
작별인사로 노래의 화자를 안아주는 상대방에게 웃음을 보이려 애씁니다. 당연히 마음이 이리 떠나보내고 싶지 않죠. 하지만 익숙하다고 자신을 두둔해 봅니다. 현실에서도 떠난 임으로 인해 혼자인 상태인데 꿈이 다한 현실에서도 솔로로 남게 되니까요.
드디어 꿈에서 깨어납니다. 하지만 가슴 한편이 시려오죠. 한 때나마 사랑했던 사람이 꿈에서라도 나타나 자신을 위로해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평생 꿈만 꾸며 살 수 없기에 '난 괜찮아요/ 다신 오지 말아요'라고 말하죠. 일장춘몽이라는 한자성어가 떠오르게 하는 노래입니다.
예전에 영어를 공부해도 잘 늘지 않을 때 주변에서 영어로 말하는 꿈을 꿨다는 친구를 보면 그리도 부럽기만 했습니다. 얼마나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을 품어야 꿈속에서 영어를 읊조리는 일이 있을까 하면서요.
꿈에서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하늘을 날 수도 떠난 여인을 내 옆으로 데려올 수도 있죠. 억만장자가 될 수도 있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상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죠. 하지만 길고 짧음은 있지만 언젠가는 그 꿈에서 현실로 돌아와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저 세상에 간 것이 되니까요.
그래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서는 꿈을 현실에서 못 다 이룬 갈증을 해소하는 도구로 해석하기도 했더랬습니다. 대리만족 같은 기능을 한다고 할까요. 우리가 희망하는 꿈과 잔다고 할 때의 꿈이 같은 단어인 점도 참 기묘합니다. 꿈과 현실의 갭이 큰 사람을 몽상가라고 부르기도 하죠.
우리는 지난한 현실을 잊기 위해서든 미래에 대한 기대를 키우기 위해서 크던 작던 꿈을 꾸고 그것을 삶에 활용하면서 삽니다. 꿈을 버리는 것은 마치 우리 삶을 내려놓는 것과 동의어처럼 생각되죠.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좇으며 살고 계신가요? 이 노래의 화자처럼 떠나간 연인이라도 돌아오길 꿈꾸시는 건 아닐 테고. 브런치 하다가 대박나라 이런 꿈을 어떠신가요? 하하하.
꿈속에는 여러분들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을 겁니다. 꿈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커질 때 낙담하지 말고 꿈의 크기를 조금만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큰 꿈이라는 게 본래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꿈을 하나둘씩 현실로 바뀌고 그것이 모여 이루어진 것일 수도 있잖아요.
어쨌든 저는 무엇이 되었든 여러분들의 꿈을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PS. 하다 보니 좀 자신감도 붙었고 상당 기간은 지속가능할 수 있는 아이템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아직도 트로트, 팝송 등 다루어야 할 주제와 곡들이 태산이거든요. 미분류 1편은 브런치북으로 묶어놓을 생각입니다. 다음으로 남자 아이돌 10편을 하고 와서 미분류 2편으로 새 출발 하겠습니다. <참을 수 없는 이직의 가벼움>의 전편을 완성하기 위해 한 눈을 좀 팔겠습니다. 최대한 <가사실종사건> 프로젝트와 병행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힘을 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어요. See you. Coming Soon. (NO.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