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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an 07. 2024

오은주의 <돌팔매>(Feat. 린)

작사 김동찬 작곡 김수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오은주'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누구야 누가 또 생각 없이

돌을 던지느냐

무심코 당신은 던졌다지만

내 가슴은 멍이 들었네


당신이 내 인생에

무엇이길래

당신이 내 앞길에

무엇이길래


단 한 번 돌팔매로

단 한 번 돌팔매로

멍들게 하나∼


누구야 서러운

내 가슴을 울리는 사람


(2절)

누구야 누가 또 하릴없이

돌을 던지느냐

모르고 당신은 던졌다지만

내 가슴은 상처가 깊어


당신은 내 인생의

방관 자면서

당신은 내 인생의

제삼 자면서


무심한 돌팔매로

무심한 돌팔매로

상처를 주나∼


누구야 하소연할 곳 없이

울리는 사람


- 오은주의 <돌팔매> 전체 가사 -




오은주는 1972년 <엄마 엄마 돌아와요>라는 곡으로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오은례입니다. 첫 앨범을 낸 것이 계산해 보니 7살인 것 같아요. 그 나이에 공연극장 무대에 정식으로 섰을 만큼 노래신동이었네요. 하지만 불행하게도 처음에는 잘 풀렸습니다. 그러다가 10년 후인 1982년 트로트로 전향을 했죠.

1989년에 발매한 <돌팔매>가 대히트를 하면서 트로트가수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2002년 <사랑의 포로>가 후속곡 중에서는 그래도 많이 알려진 곡이죠. 가수 태연 씨가 이 곡을 불렀던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게 신기하네요. 사실 <돌팔매>라는 곡은 오은주라는 가수를 박제시킨 노래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후배가수들이 틈만 나면 이 노래를 부르곤 하거든요. 트로트는 원곡자가 누구인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대의 스타는 그 곡을 남기고 무대 뒤로 사라지지만 후배 가수들을 통해 계속 회자되는 특이한 문화를 가지고 있죠. 그만큼 생명력이 일반 가요에 비해 긴 것이 특징입니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탄탄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가수입니다. 노래 첫 가사인 '누구야'만 들어도 이 노래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정도니까요. 역시 트로트 가수는 어중간한 여러 곡보다는 기억에 남는 한 곡을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네요. 최근까지 꾸준하게 얼굴을 비추고 있는 베테랑 가수 중 한 명입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살펴보죠. <돌팔매>입니다. 돌팔매는 '무엇을 맞히려고 던지는 돌멩이나 그 행위'를 뜻합니다. 이 노래에서는 누군가가 돌을 던져서 자신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그렇게 표현했죠. 참신한 발상이죠?

'누구야 누가 또 생각 없이(2절 : 하릴없이)/ 돌을 던지느냐/ 무심코 당신은 던졌다지만/ 내 가슴은 너무나 슬퍼(2절 : 상처가 깊어)'로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쏜 사랑의 화살을 맞은 화자는 화살만 쏘고 내뺀 상대를 향해 원망의 목소리를 내 봅니다. 여기서 주목해 볼 가사는 '또'인데요. 이런 상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봅니다. 화자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스타일) 일 가능성도 있어 보이네요.

생각 없이, 하릴없이, 무심코까지 삼단콤보는 상대가 얼마나 부주의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죠. 화자처럼 마음이 여린 사람에게 던지는 눈웃음이나 윙크 한 번이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는 상대방을 표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결과 화자는 사랑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상사병을 겪고 있는 듯합니다.

다음 가사가 '당신이 내 인생에/ 무엇이길래/ 당신이 내 앞길에/ 무엇이길래'입니다. 상대에게 정체를 분명히 하라고 하는 것 같죠. 이만큼 화자의 마음을 흔들어 놨으면 미래에 대한 기약 정도는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품었지만 감감무소식인 상황이죠.

2절에서는 '당신은 내 인생의/ 방관 자면서/ 당신은 내 인생의/ 제삼 자면서'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사랑의 추파를 던졌으면 화자의 인생에 깊게 개입해야 하는 게 마땅할 텐데 방관자와 제삼자라는 가사를 쓴 것을 보면 멀찌감치 떨어져 불구경하듯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죠. 그 야속함을 가사에 담았네요.

'단 한번 돌팔매로/ 단 한 번 돌팔매로/ 멍들게 하나∼'와 '무심한 돌팔매로/ 무심한 돌팔매로/ 상처를 주나∼' 부분입니다. 여기서는 '단 한번'이라는 가사를 주목해 봐야 할 듯합니다. 상대가 화자에게 뭘 그리 많이 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약간의 기대 정도만 심어준 지금으로 치면 썸 정도의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그 여파는 상당합니다. 화자가 상상의 나래를 펼친 탓인지 그 사이 가슴은 멍들고 상처가 될 정도니까요.

그래서 다시 한번 원망을 표현해 보죠. '누구야/ 서러운 내 가슴을(2절 : 하소연할 곳 없이)/ 울리는 사람' 부분입니다. 상대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누구야'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 이름을 진짜 모르거나 아니면 아는데도 감추는 두 가지 경우가 있겠네요. 2절에 '하소연할 곳 없이'라는 가사가 눈에 들어오는데, 당사자에게 왜 그랬냐고 따져 물을 수 없는 상황처럼 보이죠. 먼 곳으로 떠나기기라도 한 것일까요?


오늘은 '착각'에 대한 간단한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이 노래에서도 화자와 상대방의 입장은 꽤나 다른 것 같죠. 그러니까 화자가 저리도 울분을 토하는 거겠죠? 한 마디로 '착각'인데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실제와 다르게 인지하는 것을 '착각'이라고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적든 많든 착각이 일상화된 종족입니다. 인간이 가진 선입관이나 고정관점 같은 것은 떠올려 보면 바로 이해가 되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박문호 박사님이 추천한 도서 <제정신이라는 착각> 관련 동영상을 보면 '인간은 망상적 확신을 가지고 산다'라고 말합니다.

의미, 의도, 인과관계의 오류가 결국 우리에게 착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우리는 일어난 일에 대한 의미 부여가 다르고 뭔가 의도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거나 발생한 일에 원인이 반드시 있을 거야라는 생각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죠.  

법륜 스님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선이나 미팅 자리에 나온 상대방은 최대한 자신을 좋게 보이려고 애쓰며 'Best of Best'의 모습을 보는 건데도 우린 그 모습이 그 사람의 평균 모습이라고 착각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결혼 후 평균의 모습을 보면서 속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하하하.

확신을 하는 것은 그것이 인류의 진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매번 갈팡질팡 하는 것보다 확신을 갖는 게 유익하다는 관점이겠죠. 하지만 때론 확신이 갈팡질팡 하는 것보다도 못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는데 문제가 있죠. 마치 '돈이 최고다'는 확신을 가지고 살다가 인생 말미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것처럼요.

이 노래에서도 상대방은 그냥 호의를 가진 행동을 한 두 번 보여주고 자신의 갈 길을 간 것 같은데 화자 혼자서 상처받고 서글퍼하는 것은 아닌지 싶네요. 화자 역시 상대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착각으로 인한 확신을 가진 게 아닌가 싶은데요. 차라리 갈팡질팡하며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확신은 가능성이 꽤나 높은 믿음입니다. 다시 말해 나의 확신도 틀릴 수 있는 거죠. 자신의 확신이 상대방의 확신과 부딪힐 때 서로가 확신을 너무 고집하면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정치 성향 같은 게 그렇죠. 확신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불완전한 산물이라는 전제 속에서 나의 확신에 무게를 두는 만큼 남이 가진 확신도 그만큼의 무게가 있음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그것이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명한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늘 OST를 올려드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방향을 선회해서 놀라셨죠? 하하하. 트로트 첫 편 어떠셨나요? 괜찮나요? 저도 '확신'은 없습니다. 몇 번 올려보고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나중에 다시 도전해 보련다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계속 머릿속으로 한다 한다 언젠가는 한다라고 하니 차일피일 미루기만 해서 안 되겠다 싶어서요. 그래서 그냥 해 봤습니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자 이렇게 마음을 먹었고요. 더 늦추면 늦출수록 그만큼 부담은 커질 테니까요. 가사를 제 방식으로 푸는 문제는 결국 포기했고요. 그래서 가사 전체를 올려드렸습니다. 나머지는 이전 방식과 동일합니다.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더 많이 생길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저의 첫 시도에 좋은 반응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트로트도 음악의 한 장르니 가끔은 들어야겠죠? 하하하. 그럼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 (NO.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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