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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Feb 15. 2024

비투비의 <그리워하다>

작사 임현식, 이든, 이민혁, 프리엘, 정일훈 / 작곡 임현식, 이든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비투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3V4zCH-0ZaM?si=kyEGI1I-v4XPnHhg


너를 그리워하다 하루가 다 지났어


너를 그리워하다 일 년이 가버렸어


난 그냥 그렇게 살아


너를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 비투비의 <그리워하다> 가사 중 -




무언가 비어있는 내 삶

너의 부재속에서 찾은

너에 대한 그리움


너없는 일상

점점 적응되어

살아지는 게

 

너없인 안될 것던

내 생각을 

비웃는 듯 해


지난날 훌훌 털어버리며

답을 찾았나 싶었는데

어느새 시간의 감옥에

갖히게 되는 나를 봐


책임져

헝클러진 머리같은 나의 일상

어둠이 드리워진 나의 표정

모든 것에 스며든 너의 기억


널 다시 만나

또 다시 헤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아무리 발바둥처봐도

그 끝엔 언제나 네가 남았어


그렇게 하루가 지났어

너를 그리워하다

그렇게 일년이 가버렸어
너를 그리워하다

난 그냥 그렇게 살아

너를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비투비는 2012년에 데뷔한 6인조 보이그룹입니다. 큐브엔테테인먼트에서 비스트에 이어 선보인 팀이죠. 팀명은 'Boy To Voice'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하네요. 나중에는 'Born to Beat(비트를 위해 탄생했다)' 로 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한 듯 보입니다.

리더인 서은광을 비롯해서 이민혁, 이창섭, 임현식, 육성재 그리고 미국국적의 프니엘이 멤버입니다. 육성재 씨는 <우리 결혼했어요>와 <일사부일체> 등 TV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죠. 서은광과 이창섭은 가창력으로 음악 프로그램에서 종종 얼굴을 비추고 있습니다.

서은광 씨가 메인 보컬을 맡고 있고 이창섭과 임현식 씨가 리드보컬을, 육성재 씨가 서브보컬을 맞고 있습니다. 서은광, 이창섭 씨가 고음 파트, 임현식과 육성재가 저음 파트로 구분되죠.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2AM 같은 전통 보컬 보이그룹과 댄스를 장착한 여느 그룹과는 좀 다릅니다. 멤버중 4명이 춤을 배운 적이 없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2015년경부터 댄스곡에서 발라드로 자연스럽게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비투비는 여느 아이돌처럼 데뷔 후 한참 있다가 2015년에 <괜찮아요>로 뜬 대기만성형 그룹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7년에 나온 곳인데도 TOP100 근처에 머물 정도로 오랜 시간 리스너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곡이죠. 2018년부터 2021년 3년 이상 군복무로 공백기가 있었는데 이후 정규 3집을 내며 그 공백을 잘 채워나갔죠. 앞으로도 상당 기간을 가요계에서 활약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


자. 본업인 가사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그리워하다>입니다. 네. 떠난 여인을 향한 그리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가사입니다. ' My life is incomplete(내 삶은 불완전해)/ It's Missing you(너를 그리워하고 있어)'라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요. 이 노래의 주제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오늘도 하루를 보내 다를 게 없이/ 하나도 안 어색해 혼자 있는 게/ 너 없인 안될 것 같던 내가 이렇게 살아/ 근데 좀 허전해 난 여전히 거기 있나 봐' 부분입니다. 좋은 가사는 아닌 듯 보입니다.(그동안 너무 유했음을 반성합니다. 앞으로는 실랄할 비판도 좀 섞겠습니다. 하하하.)  이별 후에 우려와 다르게 상대 없이 혼자 있는 게 어색하지 않다고 했는데 그 뒤에 '근데 좀 허전해'라는 전개는 어딘가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네요.

'후련하게 다 털어내 다 다/ 지난 일에 마음 쓰는 게 It's alright/ 답이 잘 보이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날 가두는 감옥이 돼/ 시간은 앞으로만 가는 걸 어째/ 그동안 난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네/ 아직도 내 마음속엔 너 Oh oh' 부분입니다. 좀 잊히는 듯 싶다가 그 생각의 감옥에 과거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혔다는 표현인데요. 이 부분은 꽤나 괜찮은 가사인 듯 합니다.

2절에서는 '잠에서 깨어 헝클어진 머리처럼/ 내 일상도 꽤나 엉망이 돼버렸어 책임져/ 아무렇지 않은 척/ 드리워진 표정도 내 모든 곳에 스며든 네 흔적도 다 책임져/ 아직도 난/ 잊을 수 없나 봐 다시 돌아와 줘/ 또다시 같은 엔딩이라 해도 너' 부분입니다. 이 부분도 첫 가사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조금 어색합니다. 별다를 게 없는 일상을 보내면서 좀 심심하다고 했는데 일상이 엉망이 되었다고 급변경하고 있거든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너를 그리워하다 하루가 다 지났어/ 너를 그리워하다 일 년이 가버렸어/ 난 그냥 그렇게 살아/ 너를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부분입니다.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죠. 그리움과 시간을 대비시켜서 그리움이 시간속에서 흘러가는 듯한 인상을 주죠. 좋은 가사입니다.


음. 오늘은 가사 중 '그냥 그렇게 살아'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 보겠습니다. 상대가 떠난 자리에 홀로 남아 있는 화자. 상대가 언제라도 꼭 돌아오기를 한없이 기대하고 있는 화자. 그 시간을 한겹 두겹 그리움이라는 단어로 채워가고 있는 화자의 모습은 결국 '그냥 그렇게 살아'라는 말로 종결됩니다. 어쩔 수 없다는 표현이겠죠.

'요즘 어찌 살아?'라고 물어보면 '그냥 그렇게 살아'라고 답하곤 하는데, 이럴 때는 특별한 일 없이 지내고 있다는 의미겠죠. 하지만 이 노래의 가사속에서는 바라는 바(상대의 돌아옴)는 분명히 있으나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헛헛한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해 보입니다.

물론 삶의 의미를 덧대서 활력 넘치는 삶을 사는 게 가장 좋겠죠. 하지만 어디 삶이 우리를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두던가요? 우리 인생에는 해결 과제보다 미해결과제가 몇 배는 더 많습니다. 이 노래 가사처럼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도 그런 경우 중 하나이고요.

어제로 종료, 오늘부터 1일 이런 삶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우린 그렇게 살 수 없습니다. 어제가 오늘에 영향을 주고 오늘이 내일에 영향을 주는 연속적인 삶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과거라는 등짐을 지고 현재를 걸어 미래로 향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죠.

그 등짐이 무겁고 힘들다고 쉽사리 내려놓으면 되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우리의 기억이란 게 주변인과 주변 사물과의 관계로 이루어진 만큼 칼로 싹뚝 잘라서 없던 일로 되진 않죠. 전 역으로 그런 삶이라서 사랑스럽기도 합니다. 그리움을 뼈져리게 느껴 본 사람에게만 진정한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거든요.

원래 다들 '그냥 그렇게 살아'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매일매일 함박 웃음을 지으며 살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으니까요. 너무 반복되어서 지루하고 하품 나오고 그래서 일탈하고 싶고 벗어나고 싶고 그런 거 아닐까요. 하고 싶은 바는 많으나 그걸 다 하면서 살 수 없는 불완전한 인생이니 말이죠.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일명 생긴대로 사는 거죠. 괜히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지는 수모를 당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걸 문제화하는 태도가 문제일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그냥 그렇지 않은 일들이 그속에서 움트고 우리 앞에 나타나 잠시 응원해주고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요.

아픔을 겪을 일이 있으면 몸으로 가슴으로 느끼면서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겁니다. 애써 부인하고 떨쳐내려 애써본들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아픔이 '고만 가 보겠습니다' 이렇게 우리를 배려해 주지 않죠. '그냥 그렇게'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수용의 자세가 읽히는 것도 그런 이유겠죠.  

슬프면 슬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그냥 그렇게 살아봅시다. 메가패스처럼 그 모든 걸 다 받아주면서 말이죠. 그냥 그렇게 말이죠.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요즘은 점점 머리속에서 뭘 써야 할지 그림을 안 그리고 글을 쓰는 저를 봅니다. 참 신기방통하네요. 이게 브런치의 맛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아는 지인이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공동 집필로 책을 내 보자고 해서 주말엔 그걸 좀 들여다 볼 생각입니다. 여러분 중에 이런 식으로 책을 내 보신 분 있을까요? 있으면 댓글 좀 달아주세요.(댓글 안 다실 거 알아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하하하)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고요. 내일 뵙겠습니다. See you. Coming Soon- (D-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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