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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Oct 08. 2024

AOA의 <말이 안 통해>

작사/작곡 용감한 형제, 별들의 전쟁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AOA'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n8 PjZ-S5 z0? si=ZihhMlMxCWEyOFmk

왜 이리 말이 안 통해요 말이 안 통해
이렇게 내 마음을 몰라요
Baby you know that
 너도 알잖아

You know that 고집 세잖아

갑자기 왜 그래 너

왜 이리 말이 안 통해요 말이 안 통해
오늘따라 왜 이렇게 힘들게 해
Baby you know that
 내 맘 알잖아

You know that 너밖에 없잖아

속상하게 왜 자꾸 말이 안 통해


- AOA의 <말이 안 통해> 가사 중 - 




AOA는 FNC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걸그룹으로 2012년 데뷔했습니다. 그룹명은 'Ace Of Angle'의 약자입니다. 한 때 줄여서 '아오아'로 불렸습니다. 2.5세대로 분류됩니다. 처음에는 밴드 콘셉트였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았고 그 당시 섹시 콘셉트의 걸스룹이 대세라 살아남기 위해 노선을 변경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과하게 노선 변경을 한 탓인지 여자여자 하는 콘셉트의 가사가 눈에 띄더군요.

지민, 초아, 민아, 설현, 유나, 찬미, 혜정, 유경 이렇게 8명이 초기 멤버였습니다. 유경을 제외하고 7명이 AOA 화이트, 혜정, 설현, 찬미를 제외하고 AOA블랙이라는 유닛그룹 형태로도 활동합니다. 2016년에는 찬미, 유나 혜정의 3인조 유닛도 있었습니다. 한주는 밴드, 한주는 댄스를 보여주다가 세 번째 앨범 <모야>를 끝으로 AOA 블랙 활동은 끝났죠. AOA 화이트로 4번째 싱글 앨범 <흔들려>부터 섹시 콘셉트로 전환합니다. 

크게 걸그룹 사이에서 차별화를 보이지 못했던 그녀들에게 '용감한 형제'가 힘이 되어 주었죠. 그리고 <짧은 치마>라는 곡으로 데뷔 550일 만에 음악방송에서 첫 1위를 기록하고요. 이후 <단발머리> <사뿐사뿐>으로 남성들을 겨냥한 곡들이 보란 듯 성공하죠. 그녀들에게는 2014년을 최고의 해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4년 발매한 첫 미니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연이은 히트곡으로 한 마디로 묻혔죠. 저는 앞에 언급한 3곡보다 이 노래를 더 좋아한답니다. 하하하. 그녀들의 정규앨범은 데뷔 5년 만인 2017년에 발매되었고요. 그 후에는 히트곡은 물론 여러 가지 가십 거리가 생기며 현재는 사실상 해체된 상태입니다.


자. 봉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말이 안 통해'입니다. 음미할수록 많은 생각을 하는 제목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 놈의 말만 잘 통해도 아주 평온할 텐데 말이죠. 특히 연인 사이에서 이런 표현이 나온다면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봐야겠죠?

'안 돼 이건 좀 아니잖아/ 나 혼자 이렇게 덩그러니 내버려 놓고/ Hey 홧김에 헤어지자 했다고/ 이럴 순 없잖아 My love'이 첫 가사입니다. 둘이 싸웠겠죠. 그리고 화자는 상대에게 홧김에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화자를 두고 내뱉죠. 하하하.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주 흔하디 흔한 모습입니다. 오히려 같이 있으면 남부끄럽게 언성 높이며 싸우기만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화자는 상대가 그런 자신을 어르고 달래주기를 바랐던 것 같죠?

'Baby I don't think it is over/ 항상 그랬잖아 싸워도 날 안아줬었잖아/ 갑자기 왜 그래 딴 여자 생겼니/ 너 그러다 후회해' 부분입니다. 맞네요. 늘 상대가 넓은 가슴으로 싸움의 현장을 화해의 현장으로 만들었었죠. 하지만 이번에 다릅니다. 그래서 화자는 딴 여자가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죠. 그리고 이러면 진짜 헤어질 수도 있다고 얼음장을 놓습니다. 그렇게까지 될 일은 아닌데 좀 오버하는 측면이 있어 보이기도 하네요. 하하하.

랩 부분을 볼까요? '애당초 너에게 난/ 쥐꼬리만큼의 맘도 찾아볼 수 없던/ 내 맘에 너 왜 기어들어와/ 씨 뿌려 놓고 꽃이 피니 꺾어/ 이별이란 화분에 날 담으려 해/ 아무리 봐도 인연이 아닌 것 같대/ 야 지금 넌 그걸 말이라고 해' 부분입니다. 가사가 재미있죠? 생활형 언어도 있고 은유를 도입한 것도 보이네요. 아마도 화자는 처음에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상대의 구애에 어쩔 수 없이 넘어가 준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 후로 화자가 상대를 더 사랑하게 된 것 같고요. 그래서 더 배신감이 극에 달하나 봅니다. 상대로 웬만하면 참아보려고 했는데,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아무리 봐도 우린 인연이 아냐라는 말을 내뱉었으니까요. '야 지금 넌 그걸 말이라고 해' 부분이 전 참 친숙하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위 부분에 언급해 놓았으니 참고하시면 될 듯요. 대충 자신의 성향을 왜 몰라주냐 그동안은 잘 참다가 이번엔 왜 그러냐 뭐 이런 내용이죠. 욱하는 성정에 한 말인데 그걸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가면 어떡하냐며 자신은 아직도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금 누그러진 자세로 'Baby I don't think it is over/ 제발 단 한 번만 다시 생각해 봐 후회 말고/ 철부지 같아도 나 밖에 없잖아/ 정신 똑바로 차려/ 고개 돌리지 마 모른척하지 마/ 틱틱대고 짜증 내도 너 하나뿐이란 걸/ 미워도 다시 한번만 봐봐/ 니 사랑 여기 울고 있잖아' 가사처럼 설득에 돌입하고 있네요. 화자는 변할 의지가 1도 없고 이해 못 하는 상대만 나무라는 격이라 결말이 그다지 좋진 않을 듯요. 


음. 오늘은 이 노래를 고른 이유, 바로 제목 때문이죠. '말이 안 통해'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살면서 여러분들은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한 적이 많으신가요? 같은 국어를 배웠는데 어찌나 다르게 해석하는지 참 신통방통하죠? 

'말이 안 통해'는 내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상대가 내가 바라는 말이나 행위를 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내뱉는 말입니다. 전달하는 사람이 잘못됐거나 받아들이는 사람이 눈치가 없거나 둘 다인 경우죠. 하하하. 이런 상황을 겪으면 답답해서 속 터져 죽습니다. 죽기 전에 자신이 지레 포기하는 편이 낫죠.

말이라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곡해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곤 하니까요. 말을 하고 있는 화자의 상황이나 맥락을 놓치면 말한 사람과 들은 사람은 전혀 다른 것을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말이 통한다는 것은 상대의 입장이 어떤 지를 헤아릴 수 있는 감수성이 있다는 말일 수도 있죠.

말에는 마음이 담깁니다. 말을 하지만 어떤 마음을 내비치는 것이죠. 마음을 받지 않고 말만 받으면 '말이 안 통해'라는 핀잔을 듣게 되는 이유입니다. 이 노래에서 화자가 홧김에 '헤어지자'라고 한 말은 진심이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말 자체로만 보면 그런 뜻이죠. 

그렇다고 말 자체로 받아들인 상대방만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계속 그랬다고 이번에도 받아들여 줄거라 기대하는 화자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으니까요. 마음을 꽁꽁 싸맨 말을 상대방에게 던지고 그 말에 숨어 있는 뜻을 상대방이 알아채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꼴이랄까요.

이 노래의 두 사람은 말이 안 통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안 통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화자가 고집이 센 철부지임을 알고도 개선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가 지쳐서 나가떨어지진 것은 아니었을까요? 

제 경험상 일상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스타일 중 하나는 자신의 고집과 아집이 강한 분들이죠.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자신이 맞다고 뜻을 굽히지 않는 불굴의 자세를 시종일관 견지합니다.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게 됩니다. 당연히 추후에는 긴 대화는 피하게 되죠. 

최소한 자신의 마음이 정해져서 상대가 말하는 바를 들어줄 수 없더라도 상대를 이해하는 척이라도 했으면 하지만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는 순간 죽는 줄로 아는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는 너무도 성실한데 문제가 발생하면 그 성실함이 상대방에게 비수를 꽂는 형국이랄까요. 

말은 문학 작품과 같은 예술 활동이 아닌 이상 타인이 알아들으라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린 이 점을 자주 잊습니다. '나는 분명 말했다. 그다음은 니 문제다'라는 식으로 말을 하다 보면 둘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간극이 벌어지기 마련입니다. 내가 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그걸 알아듣느냐에 있죠. 말을 했어도 상대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면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말하는 자에게 있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데 상대가 잘못 받아들인 것 같으면 다시 설명하는 습관이 어떨까 싶네요.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말이야'라고 운을 떼면서 말이죠. 너무 말에 경제성을 부여하면 말이 안 통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짧고 간결한 글은 비하인드라인을 남겨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만 짧고 간결한 말은 해석이 대략 난감하여 엉뚱한 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네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말이 안 통하면 마음이 통하지 않고 삶이 통하지 않습니다. 말이 안 통하면 대화가 줄고 관계가 소원해지죠. 말이 안 통하면 답담하고 짜증 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말이 안 통하면 상대를 비난하기 쉽고 투명인간 취급하죠. 말이 안 통하면 위력을 사용할 확률이 높고 심지어는 전쟁도 벌어집니다. 말 하나 이리도 무섭습니다. 그러니 말이 잘 흐르도록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을 멈춰 선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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