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닛은 큐브엔터테인먼트소속의 5인조 걸그룹으로 2009년 데뷔했습니다. 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김현아, 권소현 멤버입니다. 김현아는 원더걸스, 권소현은 오렌지의 전 멤버였습니다. 한 곡의 러닝타임이 대략 4분 정도인데 그 시간 동안 각자의 매력으로 리스너를 사로잡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담은 팀명이죠.
데뷔곡이 'Hot Issue'라는 곡이었습니다. 2010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홍콩, 필리핀 등 아시아 활동도 많이 했고 인기를 얻었죠. 현아는 이 시절부터 솔로 활동을 시작하고요. 허가윤과 전지윤은 투윤이라는 유닛 그룹을 결성해 2013년부터 활동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가윤, 김현아, 권소현이 뭉쳐서 용감한 형제가 작사, 작곡한 '살만 찌고'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4번째 미니앨범을 내놓는데요. 타이틀곡인 <이름이 뭐예요?>였죠. 이 노래로 소녀시대와 2NE1을 제치고 SBS인기가요에서 1위를 차지합니다. 이 노래 역시 용감한 형제가 작사, 작곡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2016년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7년간의 활동이 마무리됩니다.
해체가 아쉬웠는지 마지막 7번째 미니앨범에 실린 '미처'라는 곡이 2017년 1억 뷰, 2024년 2억 뷰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1억 뷰는 3대 기획사가 아닌 걸그룹 중 최초, 2억 뷰는 2세대 걸그룹으로는 세 번째에 해당됩니다. 치열한 걸그룹 전쟁에서 나름대로 선전했던 그녀들의 추후 활동을 눈여겨 지켜보겠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오늘 뭐 해'입니다. 우리말에 밥 먹었냐는 물음은 단순히 식사 여부를 묻는 1차적인 의미가 아니듯이 오늘 뭐해라는 말 역시 스케줄을 묻는 단순 질문은 아니라고 보이네요. '별일 없으면 나랑 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겠죠?
'학교 끝나고 끝나고 할 일 없나요/ 집안일 끝내 놓고 할 일 없나요/ 회사 끝나고 방황을 하나요/ 지겹고 지루한 일상이 너무 싫어요' 부분입니다. 학생, 주부, 회사원을 언급하면서 신분에 관계없이 할 일 없냐고 묻고 있습니다. 그들의 일은 늘 반복돼서 지겹고 지루한 일상으로 그려지죠.
'할 일 다 해 놓고도 할 일 없어할 일 없나 찾는 사람/ 재미없는 TV 켜 놓고 리액션 따라 웃는 사람/ 다 들어와 이리 들어와 오늘만큼은 나와 놀아 봐/ 다 들어 봐 일단 들어 봐 오늘 뭐 해 다 들어 봐' 부분입니다. 랩 파트인데요. 완벽주의자일까요? 아니면 일중독자일까요? 시간을 죽이기 위해 TV 앞에서 이거 봤다 저거 봤다 하다가 남들이 웃으니까 따라 웃는 자주성이 사라진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화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오늘만큼이라도 자신과 함께 놀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2절에도 랩 파트가 나오는데요. 'I love that/ Show me the lol face/ 묵은 때처럼 스트레스에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4분간 전방에 웃음 발사/ 먼 산 보며 멍 때리던 사람 생활에 지쳐 축 처진 사람/ 이리로 다 모여라 We gon' rock it kill it/ That's how we do it' 부분입니다.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모여서 함께 놀자고 하죠. 팀명과 연계된 4분이라는 가사가 눈에 띄네요.
'꾸미려 하지 마 즐기며 살아 세상은 밝아/ 사랑을 하면서 신나게 놀아 이따 전화할게요' 부분입니다. 전화받으신 분? 하하하. 제대로 놀 게 없어서 일에 파묻히고 TV을 끌어안고 사는 것을 꾸민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화자는 초긍정주의자로 보이네요. 노는 상황에서 사랑이 빠지면 된다고도 말하는군요.
2절에서는 '영화 보고 밥도 먹고 남자도 만나고/ 아메리카노 한잔 수다 떨래/ 밤새도록 미치는 거야 오늘 밤 다 같이 Party tonight/ 뭘 그리 걱정해 모두 다 잘 될 거야 (모두 다 잘 될 거야)/ 얼굴 좀 피고서 환하게 웃어 봐' 부분이 나오는데요. 데이트를 하는 장면과 술이 빠지면 섭섭한 상황이 둘 다 그려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하시렵니까? 노는 순간에도 긴장감을 좀처럼 내려 못하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합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오늘 뭐 해/ 이따 뭐 해/ 주말에 뭐 해/ 랄랄라 랄랄라/ 오늘 뭐 해/ 이따 뭐 해/ 주말에 뭐 해/ 우리 만날래' 부분입니다. 중독성이 강한 부분이죠. 마치 딱히 할 일 없는 시간을 찾아내서 상대와 놀고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시점이 중요하다기보다는 만날 수 있냐고 묻는 것이죠. 아마도 화자는 호감을 느끼는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을 향해 시간 좀 내달라고 어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세상사에 지친 사람들에게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가도 그중 한 사람으로 귀결되는 느낌이랄까요.
음. 오늘은 제목에서 파생된 '스케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주말이 다가오는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되면 우린 딱히 할 말이 없을 때 대화 소재로 삼기 위해 상대방에게 '주말에 뭐 해?'라고 묻곤 합니다. 계획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며 대화를 이어가지만 무계획인 사람도 상당수입니다. 그럴 땐 질문하는 사람이 멋쩍어지고 잠시 침묵이 흐르곤 하죠. 이런 상황 경험해 보셨죠?
완벽주의 성향과는 별개로 주말에 뭔가 할 일을 정해놓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주말에 특별한 일정이 없는 걸 문제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여유 시간에 뭔가를 하지 않고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서겠죠. 집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보다는 야외 활동이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해서인지 해 뜨면 집에서 나가고 해 지면 집에 들어와야 직정이 풀리는 타입들입니다.
저는 정확히 반대입니다. 주말에 뭔가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할 일이 있는 것보다 몇 시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을 더 피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주말만큼은 계절이나 날씨 같은 불가항력적인 것을 제외하곤 딱히 스케줄이라는 것에 방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거든요.
유독 피곤해서 아침에 늦잠을 잘 수도 있고 반대로 일찍 일어나서 평소 안 먹던 아침을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상생활의 룰이 적용되지 않는 안전지대에 있다 보니 행복감은 배가 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월요병이 진짜 심합니다. 자유인이 닭장에 끌려가는 느낌이랄까요. 하하하.
우리가 스케줄을 짜는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제한된 시간에 많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죠.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편차가 존재하죠. 똑같은 일정이 주어져도 그걸 소화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감정적으로도 스케줄이 많으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기가 빨리는 사람도 있죠. 사람마다 적정 스케줄이라는 게 있다고 봐야겠죠.
물론 스케줄 짜는 것을 생활화하면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연이라는 단어가 들어갈 공간은 적어집니다. TV 프로그램 000을 보는 스케줄을 삼으면 이 채널 저 채널 봤다가 하는 낭비는 줄일 수 있지만 일명 얻어걸려서 보는 TV가 주는 우연의 맛은 느끼기 어렵습니다.
물론 학교, 회사, 가사일 등은 일의 경중 혹은 신속 여부에 따라 선후 구분과 시간 할애를 하는 스케줄링은 필요할 겁니다. 하지만 주말과 같은 우리의 자유시간까지 스케줄링을 적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평일과 별반 다르지 않은 주말이라면 인류가 주말에 부여한 의미를 지나칠 테니까요.
평일에는 스케줄링을 통해 일의 효율성을 찾는다면 주말에는 감정의 평온성을 찾아야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 시간까지 그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다른 일을 해도 무관하다는 마음과 언제 해도 괜찮다는 여유로움이 자리해야 하는 것이 주말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선물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지금 뭐 해? 이따 뭐 해? 주말 뭐 해?라는 물음에 정확히 뭘 하겠다고 답변할 수 있다고 좋은 삶은 아닐 겁니다. 그냥 아무 일도 없는 상태가 불안하기에 자꾸 무언가를 끼워놓고 바빠야 잘 사는 듯 착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냥 햇빛이 쬐는 공원에서 벤치에 앉아 일광욕을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삶이면 어떨까요?
대략적으로 오늘 해야 할 일을 떠올리지만 그때그때 상황을 보아가며 순서를 유연하게 바꾸고 투여 시간도 조절할 수 있다면 감정의 평온함을 찾는데 한층 수월해지리라 생각되네요. 저는 주말에 책 한 권 읽기, 브런치 쓰기, 노래 많이 듣기, 운동하기, 너튜브를 유영하기 등 해야 할 일의 목록은 있지만 몇 시부터 몇 시에 그걸 할지는 딱히 정하지 않습니다. 되면 하고 여의치 않으면 못 하는 거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삽니다. 하하하.
스케줄대로 움직인다고 사람 마음도 스케줄처럼 되는 건 아니듯이 스케줄 없다고 뭘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스케줄링을 하는데 목을 매는 것보다 어떤 행위나 일이 자신에게 의미하는 바를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들의 오늘 스케줄은 어떻게 되시나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스케줄링을 안 하다 보니 글을 올리는 시간이 중구난방이네요. 하하하. 평일 브런치는 하루 전에 써 놓는데, 주말에는 당일에 쓰거든요. 그러다 보니 그렇습니다. 날씨가 좋네요. 씻고 산책을 나가볼까 합니다. 아무 일정이 없는 상태는 가능성이 열려있어서 자유도가 높습니다. 의무감이 아니라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죠. 지금 여러분들의 시간은 그런 시간인지 궁금하네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