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윗 소로우는 3인조 남성 보컬 그룹으로 2005년 데뷔했습니다. 당시 화학공학과 테너 인호진, 정보산업공학과 베이스 송우진, 영어영문학과 바리톤 김영우 이렇게 3명인데요. 팀명이 '달콤한 슬픔'이라는 뜻이죠. 자신들의 모든 음반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작사, 작곡, 편곡까지 해내는 실력파입니다.
연세대학교 남자합창단 동아리에서 시작해서 8인조 아카펠라 'Wacker'를 만들어 활동하다가 2002년 4인조 스윗 소로우라는 그룹을 결성하게 되죠. 200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데뷔를 하게 됩니다. 아카펠라 그룹답게 3명의 화음이 가장 큰 매력이죠. 축가 가수로 잘 불러 다닙니다.
오늘 소개드릴 곡은 노영심 씨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2006년 SBS <연애시대> OST로 삽입되었습니다. 해당 드라마는 '헤어져도 사랑의 끈을 놓지 못하는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손예진 씨와 감우성 씨가 주연으로 나왔는데 저도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2019년까지 정규앨범은 7장을 발매했고 2017년까지 다수의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습니다. 스윗소로우컴퍼니에 소속되어 있고요. 올해 9월 디지털 싱글 'Sundowner'를 발매한 것이 가장 최근입니다. 각 멤버별로 개별 활동을 하는데, 특히 인호진 씨는 현재 KBS <스윗 드라이브 인호진입니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활동하는 그룹이죠. 거의 30년 지기 친구 사이여서 척하면 알 정도이니 음악에도 그런 부분이 묻어나는 것은 아닌지 싶습니다. 앞으로도 잊을 만하면 어디선가 목소리를 들려줄 것 같만 같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입니다. 제목이 참 신선하죠. 뒷말이 생략된 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 같은데요. 그래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작사작곡가인 노영심 씨의 노래는 심심한 듯한데 중독성이 있는 스타일인데요. 이 노래도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잊은 듯 눈 감아도 난 너를/ 아닌 듯 돌아서도 난 너를/
조금만 솔직해도 나 너를/ 그렇게 아파하도록 너를/ 이렇게 바라보도록/ 쓸쓸한 눈으로 다만 웃고만 있었지'가 첫 가사입니다. 상대방이 계속해서 생각납니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좀처럼 떨쳐지지가 않죠. 조금만 솔직했더라면 쓸쓸한 미소만 지을 게 아니라 상대가 덜 아프게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의 담긴 가사로 해석되네요.
'아무리 헤어져도 난 너를/ 매일 또 이별해도 난 너를/ 이미 넌 꿈 이래도 난 너를/ 정말로 끝 이래도 난 너를/ 한 번만 용기 내도 나 너를/ 그렇게 아파하도록 너를/ 이렇게 눈물짓도록/ 다시는 다가가 차마 안을 수 없었지' 부분입니다. 헤어졌어도 잊지 못하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이젠 아무리 애를 써도 상황을 바꿀 수 없게 되어 버린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나 이대로 더 있으면/ 이대로 머무르면/ 너를 더 사랑할 것 같아/ 나 이대로 더 있으면/ 이대로 바라보며/ 떠날 수 없을 것만 같아'부분입니다. 2절에서도 비슷한 가사 전개가 나오는데요. '나 이대로 서성이면/ 이대로 눈물지면/ 너를 더 사랑할 것 같아/ 나 이대로 더 있으면/ 이대로 바라보면/ 너를 붙잡을 것만 같아' 부분입니다. 매정한 듯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 보이네요. 그렇게 모진 연기를 하지 않으면 보내 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특이하게 주요 가사를 반복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아무리 헤어져도 난 너를/ 매일 또 이별해도 난 너를/ 잊은 듯 눈감아도 난 너를/ 아닌 듯 돌아서도 난 너를/ 이미 넌 꿈 이래도 난 너를/ 정말로 끝 이래도 난 너를' 이렇게요.
이별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나버렸지만 '난 너를' 뒤에 하려는 말을 생략하는 바람에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 느껴지기도 하고 하고자 했으나 할 수 없는 상황을 나타나는 것 같은 기묘한 가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만의 해석으로는 여기서 노영심 작사가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하하.
음. 오늘은 '아무리 생각해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표현 자주 쓰시죠?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어. 오늘 후딱 해 버려야지' 이런 식으로요. 하하하. 생각이 많아지거나 상반된 생각이 상충될 때 그중하나를 선택하며 행동으로 옮길 때 쓰는 표현이라고 정리하면 되겠죠?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생각이라는 것인데요. 저도 '생각'이라는 단어에 대해 퍽이나 생각을 많이 해 봤더랬습니다. 인간이 하루 하는 생각이 대략 오만가지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생각이 많은 분들을 보고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한다'라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들어보셨죠?
모든 생각이 쓸모없는 것은 아니고 개 중에 몇 개는 쓸 만하죠. 그런데 효율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뇌가 그 몇 가지 생각을 하자고 5만 가지나 되는 생각 회로를 돌리다니 좀 이상하지 않나요? 물론 인류학자나 생물학자들에게 물으면 이런 식의 답을 내놓을 겁니다. '잠재적인 위험을 생각하여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행위. 이것이 일상화되면서 벌어지지도 않는 일까지 걱정하는 습관이 탑재된 것 같다'라고요. 하하하.
그래서 일까요? 불교에서는 '생각을 비우고 마음으로 봐라'는 격언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생각도 생각이 되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꽤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멍 때리기라도 한 판 해야 생각이 비워지는 것일까요? 이 생각이라는 놈의 정체가 참 궁금하긴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지금도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다지 깊은 생각은 아니고 그냥 머릿속에 있는 정보들을 타자속도에 맞춰서 끌어내는 정도죠. 그러다 갑자기 글이 막히면 생각의 양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어떤 날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고요.
'생각 없다'는 표현도 떠오르네요. 주변 상황이나 분위기를 잘 못 읽어서 발생하는 오류 따위를 표현하죠. 이처럼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면 생각으로 시작해서 저녁에 눈 감을 때까지 생각을 달고 삽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몰입하는 순간 정도일 것 같네요. 그래서 몰입하라는 건가? 하하하.
이 노래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라는 표현을 통해 뭘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그리고 있는데요. 저는 이 표현에서 '한계'라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떠올려 봅니다. 죽도록 생각해서 이른 곳이 답이 없는 상태가 되는 셈인데요. 생각이라는 놈과 함께 막 달려왔는데 절벽이 앞에 있는 상황이랄까요.
같은 콘텐츠를 놓고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면 그건 단순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고민의 영역이 되기도 합니다. 그 고민의 영역에서 찾은 답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의 삶에서 큰 버팀목이 되어 주죠. 이를 그 사람만의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다면 그건 본인의 시야가 갇혀 있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한 공부가 병행되어야 답에 근접할 수 있죠. 예전에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게 되는 많은 것들이 그런 경우로 보면 어떨까요? 또 하나는 생각에서만 머물러서 있어서 일 수도 있습니다. 한 마디도 몸으로 부딪혀서 직접 해 봐야 알 수 있는 경우입니다.
자기 자신의 사고에만 갇혀 있든 행동이 아닌 생각에만 갇혀 있든 이는 생각의 주인이 가진 한계에 해당되죠. 그래서 타인의 생각을 빌려서 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을 땐 알 것 같은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자신의 사고를 확장하기 위한 활동을 하거나 일단 저질러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쓸데없는 생각이 많은 삶보다는 쓸데 있는 생각에 집중하는 삶을 꾸려가시길 바라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2번째 책 <참을 수 없는 이직의 가벼움>을 마무리하느냐 며칠 자리를 비웠습니다. 처음 해 보는 전자책 제작이라 모든 게 생소해서 Sigil이라는 프로그램으로 EPUB 방식으로 제작하느냐 애 좀 먹었습니다. 다행히 잘 올린 듯하고요. 11월 11일에 발행 예정인데요. 날짜가 맞춘 듯이 빼빼로 데이네요. 기억하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대 많이 해 주세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