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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의 <사랑의 썰물>

작사/작곡 김창기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임지훈'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7Br6-BrETzw? si=nnhCcxI9 qc-RZXMM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혼자 외로울 수밖에 없어


어느새 사랑 썰물이 되어


너무도 멀리 떠나갔네


- 임지훈의 <사랑의 썰물> 가사 중 -




임지훈은 1987년 데뷔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크송 가수입니다. 한양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 MBC 대학가요제에 작사가로 참여한 경력이 있습니다. 1984년 김창완 씨와 음악 활동을 했고 1985년 '김창완과 꾸러기' 멤버로 6개월 동안 앨범 3장을 발매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그의 솔로 1집에 수록된 타이틀곡입니다. 당시 100만 장이 판매된 기념비적인 앨범입니다. 현재까지 정규 10집과 기념 음반을 포함해서 총 11장의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산울림 곡으로 유명한 '회상'이라는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한 때 라디오 DJ로도 3년가량 활동했는데. 그의 둘째 아들인 임현식은 그룹 비투비에서 활동 중입니다. 40주년 기념 콘서트도 올해 개최했는데 여기에 아들과 함께 했다고 하네요. 최근 일본에서 첫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40년 된 중견가수이지만 신인가수의 각오로 도전하고 있다고 하네요.

TV나 매체에 잘 드러나지 않고 소극장 공연 위주로 음악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그 자신의 노래뿐만 아니라 고 김광석 씨와 포크록 밴드인 동물원을 가요계에 데뷔시킨 업적도 있습니다. 하하하. 부자가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대를 이어 활동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사랑의 썰물'입니다. 밀물과 썰물을 떠올려 보면 오는 파도가 아니라 누군가에게서 멀어져 가는 파도를 뜻하죠. 이 노래 제목 역시 사랑이 화자에게 오는 순간이 아니라 화자에게서 멀어지는 시점을 배경으로 곡이 그려져 있습니다.

'차가운 너의 이별의 말이/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내 마음 깊은 곳을 찌르고/ 마치 말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떠나가는 너를 지키고 있네/ 어느새 굵은 눈물 내려와/ 슬픈 내 마음 적셔주네' 부분입니다. 이게 1절의 전부입니다. 하하하.

화자는 지금 상대로부터 이별 선언을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가장 듣고 싶지 않은 그 말을 말이죠. 폐부를 찌르는 그 말에 온몸이 굳어버렸습니다. 떠나는 상대를 잡을 생각도 그런 움직임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 자리에 우둑커니 서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스스로 맞는 것뿐이었죠.

2절을 보시죠. '기억할 수 있는 너의 모든 것/ 내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와/ 너의 사랑 없인/ 더 하루도 견딜 수가 없을 것만 같은데/ 잊히지 않는 모습은/ 미소 짓던 너의 그 고운 얼굴/ 어느새 굵은 눈물 내려와/ 검붉은 노을 물들였네' 부분입니다.

사랑의 지평에서 이별로 변주가 이루어지며 기억이라는 과거의 시간이 다른 의미로 읽히게 됩니다. 관성의 힘으로 바뀐 현실을 인정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사랑으로 수놓았던 지난 시간 속에는 서로가 환하게 웃던 아름다운 모습들로 수놓아져 있습니다. 그걸 한 순간에 한 순간의 추억쯤으로 정리하기란 너무나 잔인한 일이죠. 그래서 닭똥 같은 눈물이 흐릅니다. 하얀 눈물이 피눈물처럼 느껴지고 마치 노을 색과 같아 보이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혼자 외로울 수밖에 없어/ 어느새 사랑 썰물이 되어/ 너무도 멀리 떠나갔네 X2' 부분입니다. 온몸을 흥건히 적혀주던 바다의 파도가 빠져버린 모습은 땅만 덩그러니 보여줍니다. 결정적으로 그 파도는 사랑했던 사람마저 같이 가져가 버렸네요. 흑흑.


음. 오늘은 제목에 있는 '썰물'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밀물과 썰물. '달과 태양의 중력으로 발생한 기조력의 영향으로 해수면의 높낮이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잘 알고 계신 대로 우리나라 서해가 셰계적으로 조수간만의 차이가 발달해서 갯벌이라는 특화된 장소를 연출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썰물과 밀물처럼 물 때는 하루를 사이로 교체되는데, 하루만 지나면 썰물이 되어 나갔던 누군가가 다시 밀물의 형태로 다시 돌아오는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떠나는 이가 있으면 반드시 돌아온다는 회자정리를 떠올리면서요.

그런데 한 번 떠난 썰물과 다시 돌아온 밀물은 같지가 않죠. 바다라는 큰 개념으로 묶으면 같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바다는 늘 순환하기에 썰물과 같은 밀물이 돌아온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바다를 떠돌면서 증발되고 비가 뿌려지면서 본래의 모습은 처음과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기에 한 번 빠져나간 썰물은 사실상 없어진다고 봐야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노래의 제목으로 '사랑의 썰물'로 정하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가사에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기에/ 혼자 외로울 수밖에/ 어느새 사랑 썰물이 되어/ 너무도 멀리 떠나갔네' 부분은 그런 의미로 읽힙니다. 한 번 돌아서면 다시는 만나려고 해도 만날 수 없는 속성을 간파한 것이죠. 소름.

그 수많은 바다 물 중에서 어느 해안가를 찾아준 것도 신기방통합니다. 80억 명을 웃도는 사람 중 딱 한 사람과 이어져 사랑을 이루는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자신을 찾아온 사람. 사랑의 위대함은 바다의 위대함 그 이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바다 물의 속성상 한 곳에 머무르지 않죠. 물이 고이면 썩듯이 늘 흘러야 합니다. 유일하게 그들을 땅으로 올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은 태양의 도움을 받을 때 뿐입니다. 바닷물이 증발되어서 그름이 되고 그 그룹이 떠나다니가 우리가 사는 땅에 빗물을 뿌려주죠. 요즘은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한 장소에만 집중적으로 빗물을 뿌려서 인간을 힘들게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노래에서 보면 1절과 2절에 눈물이 나옵니다. 1절에는 '어느새 굵은 눈물 내려와/ 슬픈 내 마음 적셔주네' 부분이고 2절에서는 '어느새 굵은 눈물 내려와/ 검붉은 노을 물들였네' 부분이죠. 저는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지금 화자가 흘리고 있는 눈물이 시공간을 가로질러 그 빠져나간 썰물이 앞의 과정을 거쳐 육지에 내리는 비가 된 것은 아닌지 하고요.

화자가 흘리는 눈물은 외부 세계의 자연 현상의 순환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람의 감정 메커니즘에 의해서 사랑이 슬픔이 되면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또 다른 생물학적 현상일 수 있는 것이죠. 작사가가 이런 복잡한 과정을 노래에 담지 않았겠지만 저의 해석은 간단치가 않습니다. 하하하.

누군가와 헤어지는 이별을 표현하는 방법이 노래 속에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지만 '썰물'이라는 자연 현상에 빗댄 것도 나름 의미가 있는 듯하거든요. 대부분 이별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혼자 바닷가를 찾고 거세게 밀려드는 파도가 누군가를 삼킬 만큼 매섭게 넘실거리죠. 사랑했던 사람과의 기억을 쫓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어느덧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게 될 수 있고요. 태양마저 자신을 떠나는 것 같죠. 눈가에 흐르는 눈물이 석양빛에 붉게 타오르는 것 같이 보입니다. 아마도 화자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을까요.

똑같은 성분의 물은 아닐지라도 다시 밀물은 찾아옵니다. 지금의 인연이 떠나면 다른 인연이 오게 되어 있는 법이죠. 또 하나 물이 빠진 뒤 해안가를 보면 갯벌에 먹을 수 있는 게 많습니다. 그냥 왔다가 황망하게 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의 삶에 적지 않는 먹거리를 남겨놓죠. 이별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요. 이별을 했거들랑 마음을 정리하는 장소로 바닷가를 추천드려 봅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드디어 비가 그쳤네요.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 참 오늘이 초복이라네요. 닭 같은 보양식 좀 챙겨드셨나요? 먹는 것도 먹는 건데 여름엔 자는 게 참 보약입니다. 특히 평일에는 안 되겠지만 주말에는 꼭 낮잠, 쪽잠 챙기시면 좋겠어요. 인류가 하루에 한 번 자게 된 것은 회사 생활과 같은 노동을 하게 되면 서라요. 원래는 두 번씩 자는 DNA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걸 부디 깨우시길. 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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