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 이야기- 고독한 전설과 꽃말

8월 5일 탄생화

by 가야

조용히 피어, 끝까지 견디는 – 에리카의 이야기


햇살도 들지 않는 바위틈에서
나는 조용히 피어났습니다.


누구도 눈길 주지 않는 황량한 땅,


계절이 끝나가는 어느 날,
나는 혼자였고, 그래서 더 뜨겁게 피어나야 했습니다.


사랑을 잃은 자리에서
나는 누군가의 눈물이 닿은 흙 위에
작은 씨앗으로 떨어졌고,


긴 밤을 지나 마침내 봄도 아닌 계절에
내 마음을 닮은 분홍 꽃을 열었습니다.

나는 에리카,
외로움을 견디는 꽃입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사람들이 내게 다가와
조용히 물었습니다.


“넌 왜 겨울에도 피어 있니?”
“그렇게 춥고 쓸쓸한 곳에서, 왜?”


나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그저 잎사귀 끝을 살짝 떨며


“기다리는 마음은 따뜻하니까요”

속으로 혼잣말을 했습니다.


사랑은 사라질 수 있어도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기에,


나는 하루를 피우고 또 하루를 피웠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아도,


그리움 하나로 버틴 마음이었기에,


나는 매서운 바람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그랬습니다.


누군가의 삶은 눈부신 꽃밭 같고,
나만이 이런 바위틈에 놓인 것만 같아


질투도, 슬픔도,
가늘게 스며들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알게 되었지요.


외로움은 약함이 아니라,
마음을 지키는 또 다른 이름이라는 걸.


그래서 오늘,
나는 조용히 당신에게 속삭이고 싶어요.

“당신도 어딘가에서
나처럼 피어나고 있겠지요.
말없이 버티는 그 시간 속에서,
어쩌면 당신도 에리카일지도 몰라요.”

겨울 끝자락,
어디선가 홀로 피는 꽃이 있다면


그건,
그리움을 다그치지 않는 사람의 마음.


세상에 들키지 않기 위해
조용히 피어나는 사랑.


그게 바로 나, 에리카입니다.

에리카는 이런 식물이랍니다.

이름: 에리카 (Erica carnea)

다른 이름: 히더(Heather)

분류: 석죽과/쥐손이풀목

원산지: 유럽 남부, 아프리카, 지중해 고지대

개화 시기: 늦가을 ~ 이른 봄 (겨울에도 꽃을 피움)

꽃말: 고독, 외로움을 견디는 용기, 조용한 사랑, 인내

특징: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며, 추위에 강함. 작은 종 모양의 꽃이 빽빽하게 달리는 형태.


https://youtu.be/MkAvHo-dyK8?si=i_NNtaxo5bzPs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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