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탄생화
안녕하세요, 저는 멜론입니다.
가을 햇살이 한결 부드러워진 10월 10일, 오늘의 탄생화를 소개하는 목소리가 바로 저이기에 조금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저의 고향은 인도와 아프리카의 따뜻한 땅입니다. 학명은 Cucumis melo, 박과 식물로 덩굴을 타고 자라지요. 오랜 세월 사람들의 손길을 거치며 다양한 품종으로 태어나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먼 옛날, 타는 사막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 향기와 단맛으로 갈증을 달래며 그들의 생명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래서 제 꽃말은 ‘풍요로움’과 ‘달콤한 유혹’. 한 입만으로도 마음을 채우는 달콤함을 담았다는 뜻이겠지요.
저는 한 가지 모습만 가진 과일이 아닙니다.
머스크 멜론은 진한 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칸탈루프는 주황빛 속살로 여름 햇살을 닮았습니다. 허니듀는 맑고 초록빛 과육 속에 청량한 달콤함을 간직하지요. 각기 다른 색과 향을 지녔지만 모두 제 이름, 멜론이라는 큰 품 안에 있습니다.
종은 같지만, 우리나라의 참외와 저는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참외는 단단하고 깔끔한 단맛이 매력이라면, 저는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하며 향이 짙습니다. 노란 참외가 해맑은 미소를 닮았다면, 저는 짙은 향기로 여름밤을 물들이는 달콤한 유혹을 품고 있습니다.
저는 비타민 C와 칼륨, 식이섬유를 품어 면역력을 돕고 체내 수분을 채워 드립니다. 베타카로틴은 피부에 생기를 주지요. 하지만 당분과 수분이 많은 탓에 당뇨가 있으신 분은 과하게 드시면 혈당이 오를 수 있고, 위가 약한 분에게는 차가운 성질이 불편을 줄 수도 있습니다. 달콤한 매력에는 언제나 작은 주의가 함께해야 한다는 것, 꼭 기억해 주세요.
껍질을 살짝 눌렀을 때 부드러운 탄력이 느껴지고 은은한 향이 피어오를 때가 바로 저의 전성기입니다. 냉장고에서 살짝 식힌 뒤 잘라 드시면 단맛이 한층 살아나지요. 샐러드나 스무디로 변신해도, 그 자체로도 기분 좋은 한 끼가 될 수 있습니다.
저를 통째로 두셨다면, 우선 실온에서 완전히 익혀 주세요. 그 뒤에는 냉장 보관을 권합니다. 잘라낸 뒤에는 밀폐용기에 담아 2일 이내에 드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맛있습니다. 냉동 보관은 저의 부드러운 식감을 잃게 하니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비록 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흔치 않지만, 17~19세기 유럽의 정물화 속에서 저는 종종 화가들의 붓끝에 담겼습니다.
카라바조의 《과일 바구니》, 멜렌데스와 샤르댕의 정물화 속에서 갈라진 속살로 여름의 풍요를 전하고 있지요.
그림 속에서 저는 단지 과일이 아니라 풍요와 짧은 계절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 하루, 저 멜론이 전하는 달콤함이 당신의 마음에도 잔잔히 스며들길 바랍니다.
저의 향기와 색채가 가을 하늘 아래서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달콤한 유혹의 한 조각을 살며시 건네 드립니다.
https://youtu.be/7f4ohjwVIrE?si=qfWHLFt473oEsRg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