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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연 May 11. 2024

유학 생활로 깨달은 것들 ABC (1탄)

1. Ask for it (일단 물어봐라)

시도해보지도 않고 지레 안 될 거라고 겁먹는 일이 종종 생긴다. 거절당할 땐 거절당하더라도, 일단 물어보는 게 좋다는 걸 깨닫는다. 예를 들어, 최근 기숙사 본사가 바뀌어서 기존에 사용하던 시큐리티 번호가 연결되지 않는단 걸 알았다. 시큐에게 물어보니 더 이상 그 번호가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런데 어젯밤 또 11시가 넘도록 시끄럽길래 기숙사 이메일로 물어봤더니 새로운 번호를 알려줬다. 시큐 말만 듣고 '아, 이제 안 되는구나'하고 포기했으면 '이젠 시끄러울 때마다 그게 밤 11시든 12시든 리셉션까지 내려가서 보고해야 하나'라며 좌절만 했을 거다.



2. Be positive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툭하면 시끄럽고 대마 피는 옆방 덕에 초초초긍정적 사고가 생긴 바를 브런치에 기록한 적이 있다. 또한 런던이 아닌 사우스햄튼을 선택해서 겪는 어려움 덕에 평소에도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장착하게 되었다. 한 끼 한 끼 맛있게 챙겨 먹을 때마다, 사우스햄튼에 왔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할 때마다 감사함을 느끼니 그 순간들이 모여 행복을 쟁취했다.



3. Creatively follow your dreams (창의적으로 꿈을 따라 가라)

평범한 걸 싫어하는 나로선, 내가 그동안 그려온 석사 생활에 만족스럽다. 영국에서 석사를 한다고 해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재밌는 경험을 많이 했다. 학생 대표, 라디오 DJ, 케이팝 노래방 파티에서 소녀시대 다만세 부르기, 학교 시상식 참여 등 나만의 석사 생활을 만들어갔다.



4. Do whatever you like (좋아하는 거 뭐든 해라)

나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때론 짜증 나고 화나고 억울하고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워나갔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지?'. '어떻게 하면 지금 기분을 바로 좋게 만들 수 있을까?'로 사고를 전환하는 연습이 되었다. 



5. Eat well (잘 먹기)

영국에 와서 처음으로 요리하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유학생, 자취생 중에 나처럼 라면 안 먹고 식사를 대충 때우지 않는 사람도 드물 거라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6. Face the difficulties (문제를 마주하라)

기숙사 옆방 문제도 이쯤 했으면 그만하고 싶었고, 수업에 나 빼고 모두 중국인인 것도, 도시에 한국인이 없어 힘든 것도 다 내려놓고 싶었다. 영국에 와서 문제를 회피하는 성향이 많이 좋아졌다.



7. Grab the opportunities (기회를 잡아라)

네트워킹 파티에 다녀온 이후에 그 사람에게 이메일을 먼저 보내지 않았더라면, 내가 감히 학생 대표에 나서냐며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기회가 많다. 영국은 기회의 땅이었고 매일 그 기회를 잡으려 최선을 다했다.



8. Heal your soul (힐링하라)

그렇게 문제를 피하지 않고 직면하고, 열심히 기회를 잡다 보면 힘든 순간들이 온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몸이 쑤시고 날씨라도 안 좋은 날이면 기분도 착잡하다. 영국 곳곳을 참 열심히 탐방한 유학생이었다. 지난 9월 말부터 한국 가기 전까지 6개월 동안, 런던 7번, 본머스 6번, 윈체스터 3번, 바스 2번 등 다녀왔다.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근교 도시에 간 셈이다. 근교 도시에 갈 정도로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은 주말에는 부둣가나 공원을 걸었다.



9. Imagine the possibilities (가능성을 꿈꿔라)

라디오 방송국에서 메일 답신이 와서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영국에서 돈을 받고 공연하게 된다면, 런던으로 출퇴근하게 된다면 하는 작은 성공부터 상상하는 습관을 들였다. 당장 올림픽 체조경기장 무대에 선 내 모습을 그리자면 현실적으로 그걸 어떻게 이룰지 가늠이 되지 않기에 상상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몇 달 안에 충분히 이룰 수 있는 일은 기쁨을 준다.



10. Join the community (커뮤니티에 가입해라)

약한 연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한국에서는 정말 서울시민, 서초구민이라는 거 말고는 소속감을 느낄 일이 없었다. 그러나 현재 학교 동아리, 사우스햄튼 동문회, 사우스햄튼 네트워킹 그룹 등에 가입되어 있다.



11. Know your weakness (약점을 알라)

나는 강점을 더 살려서 약점을 덮고자 하는 스타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나의 약점은 사람을 좋아해서 먼저 다가가서 말 걸고 친해지려는 노력을 상당히 많이 하는데 그만큼 상처를 받고 그 기억이 오래도록 남는다. 하지만 내겐 6개 국어라는 강점이 있고 한국인과 대화할 때와 다르게 외국인 친구들은 상처를 거의 안 받는다. 그러니 한국인끼리 모여 다니는 게 아니라 학교 안팎에서 직접 부딪히며 많은 교류를 했다.



12. Love  (사랑하라)

가슴에 흉터를 남길 정도로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학교 교육 과정에서 배운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한 셈이다. 더 이상 그 상대가 누구였는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사우스햄튼에 와서 얻은 것 단 한 가지를 말하라고 한다면, 언제나 1순위는 여기 와서 쓴 자작곡 12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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