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 정말 잘 다녀왔다.'하는 여행은 없다. 뭔가 다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아마도 올해 마지막이 될 해외 여행을 좀 잘 다녀오고 싶다.
사실 즉흥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11월 내내 역마살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갑자기 내일모레 비행기를 예약한 게 아니라, 거의 매일 비행기표 보고 있었다.
내일 마카오 갈 생각을 하니, 역시 안 가본 도시들에 좀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번 오사카도,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벌써 살면서 세번째라 감흥이 너무 없었다. 해리포터를 원체 좋아해서 또 가면 또 좋을 줄 알았다. 친구나 애인이랑 같이 갔으면 재밌게 즐겼을텐데, 제대로 현타가 왔다. 이제 혼자 다니는데 한계가 있단 걸 깨달았다. 혼자서 갔던 데 또 가는 건 재미가 없을 수 있다.
세상이 이렇게나 넓은데, 그리도 런던만 갔느냐... 싶다. 런던은 가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랬다. 하지만 그러면 단점이, 너무 편안해서 도파민이 안 나와서 발이 찢어질 거 같다. 새로운 도시면, 똑같은 걸음 수에도 그렇게까지 발 안 아플 거 같다. 처음 보는 광경 둘러보느라.
그리고 지난 번 영국의 문제는, 후반부 일정을 거의 정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후반부엔 가뜩이나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호텔에서 요양만 하다 끝났다. 그건 편히 바다 보며 쉬는 게 아니라, 진짜 도저히 못 움직이겠어서 강제로 누워있던 거였다. 그래도 만일 가고 싶은 데가 있었으면 힘을 내서 갔을 것이다. 어떻게든 가면, 가서는 즐길 수 있다. 그리하여 이번 마카오 2박 3일은, 3일 동안 어디 갈지 다 적어놨다. 하루도 버리는 날로 느껴질 날이 없다. 호텔 숙박비가 얼마인데 원래 다들 그러고 가지 않나. 남들이 알차게 보내려고 계획 세우는데엔 다 이유가 있으니 좀 따라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혼자 유럽 가기 싫다. 다 거기서 거기 같다. 그런데 유럽 공기는 미치게 그립다. 그래서 참 곤란했다. 마카오가 딱 아시아 속 유럽이라 색다른 맛이 있을 거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