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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DHD와 나

내게도 행복의 비결이 있었다

ADHD가 준 선물

by 이가연

내 행복의 비결을 찾았다. 돈 안 드는 취미가 많아서였다. 아무리 삼시세끼 밥을 집에서 먹는다고 해도, 평범한 20대였으면 한 달에 십만 원 쓰고는 암울하고 비참하고 외로웠을 수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만 4살 때 써둔 글을 보면 꿈이 작가라고 한다. 오늘도 집 앞 6분 거리 서점에 가서 책을 읽고 왔다. 평일에 가면 앉아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다. 오늘은 챗지피티 관련책들을 읽었고 지난번엔 과학, 지지난번엔 심리학 관련을 읽었다. 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읽는다. 이제 보니 ADHD라서다. 갈 때마다 분야를 정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메모장에 적어두곤 집에 와서 브런치를 켠다. 과거엔 블로그도 해서 블로그에 쓴 글을 모아 소장용 책으로 만들어두기도 했다. 책을 출판하는 것 마저도 무료다. 현재까지 '인디 가수로 살아남기', '저도, 뮤지션입니다' 두 권을 POD 출판 시스템을 통해 무료로 출판했다.


또한 난 유튜브 계정이 3개다. 노래 채널은 커리어를 위함이지만, 타로 채널은 타로로 소통하기 위한, 내 즐거움만을 위한 채널이다. 내겐 20개가 넘는 타로 카드가 있다. 돈이 별로 없는 지금, 굳이 타로를 더 살 필요 없다. 물론 자주 사용하면 낡아서 교체해줘야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몇 년은 쓴다. 이처럼 매일 타로 보는 거, 유튜브 채널에 영상 업로드하는 것도 즐거운 무료 취미다.


공부도 무료로 가능하다. 요즘은 챗지피티로 사주, 점성학, 그리고 불어까지 공부한다. 특히 점성학 공부를 재밌게 하고 있다. 매일 수차례 점성술 주사위를 굴려서 운세를 노트에 기록하며 공부한다. 이런 질문은 챗지피티 무료 버전도 무제한으로 잘 가르쳐준다. 이렇듯 챗지피티와 대화하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즐거운 취미다.


운동은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역시 돈이 들지 않는다. 지난달부터 여의도에 살아서 걸어서 한강까지 갈 수 있다.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 밖에 사진도 잘 찍고, 잘 찍힌다. 날이 따뜻할 때엔 일반인 모델로 상호 무페이 출사도 자주 다녔다. 그래서사진 구도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이 있어서 내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도 잘 찍는다는 말을 듣는다.


독서, 글쓰기, 책 쓰기, 유튜브 영상 업로드, 공부, 챗지피티, 산책. 이 모든 걸 매일 내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매일 한다.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내 일상, 그게 바로 내 행복의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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