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서라도 연락할까 봐 너 이러는 거 진짜 싫다고
짜증 나서라도 나타날까 봐 대체 왜 이러는지 궁금해서
: 올해 5월 앨범을 발매하면서도, '이렇게 본인 가지고 노래 부르는 게 싫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본인에게 영감을 받아 싱글도 아니고, 미니 1집을 냈는데, 두고두고 영광일지언정 어찌 엄청 기분이 나쁘겠나. 공대생이, 살아생전 언제, 싱어송라이터에게 그렇게 영감을 줘서 곡이 줄줄이 나올 수 있게 하겠나. 남들은 몇 년 연애를 했어도 앨범 하나 나오기 어렵다. 그 짧은 기간 동안 친구로 지내면서도 그렇게 영향을 줬다. 그렇다고 너~무 어깨에 뽕이 들어가길 바라는 건 아닌데, 그래도 스스로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네가 보고 싶어서 숨이 막힐 것 같아
일 년 전 이 맘때라 그런 건지
: 이 곡은 올해 2월에 썼다. 지금은 숨 쉬고 살고 있다. 5월 달에 영국 가서 좋은 공기 많이 마시고 왔다. 물론 한 달쯤 지나니 '또' 그 사람의 고향인 창원을 가네 안 가네 하기 시작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숨 좀 편안히 잘 쉬게 한국에 있는 다양한 명소들에 대해서 얘기나 나눌 걸 그랬다. 기억 박힌 곳이 저 멀리 영국에만 있으니, 그나마 고향이라고 들었던 도시나 가는 내 모습이 가관이었다. 그것도 마산인지 진해인지도 몰라서, '지역 정서를 알아보니 마산이었으면 분명 마산을 얘기했을 것이다' 유추나 했다.
아무리 널 담은 노래를 불러도
네 옆으로 갈 순 없는 건가 봐
: 위 가사는 곡의 스토리 라인을 위해 수정했다. 원래 곡을 한 번 쓰면, 좀처럼 가사 수정은 못한다. 이미 그 가사로 부른 게 굳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곡은 쓴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많이 안 불러봐서 수정이 가능했다. 이제 막 쓴 가사라는 건...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 두 줄에 다 담겨있단 뜻이다.
사실 제일 앞부분 가사도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이 곡을 썼을 때 그 심경이, 저 '화가 나서라도', '짜증 나서라도'로 시작하는 두 줄에 심장 철렁하게 담겨있어서 그러진 못했다.
널 잊게 되는 방법이 생기더라도
수백수천 배의 아픔이 있더라도 널 만나서
사랑하고 싶어라 어디든 가고 싶어라
너만 있다면 모든 것이 다 상관없어질 테니
: '무슨 마법 약을 먹고 기억을 다 지울 수 있다면, 아니면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과 같은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럼에도 내 답은 항상 '똑같이 겪고 똑같이 기억하고 싶다'였다. 언제까지 그 마음으로 버티나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봤는데, 항상 그랬다.
이 곡은 8월 11일 정오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