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을 지양해야 한다
결국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면죄부를 부여했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IAEA는 친원자력 기구이며 바다는 공유지이기 때문이다. ‘공유지의 비극’은 그 결과가 미래에 나타난다. 이익은 당사자 눈앞의 몫이고, 피해는 불특정 다수의 미래의 몫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무관심은 결국 자신의 피해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일본이 방류하겠다고 하는 것은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폭발로 인해 원자로가 녹아 그동안 끊임없이 흘러나온 방사능에 오염된 물을 저장해 놓은 것이다. 쉼 없이 흘러나오는 이 오염수를 더 이상 모아두고 관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드니 바다로 보내려 하는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오염수가 별 문제가 없다면 차라리 그 아까운 물을 정수하여 식수나 농업용수 또는 공업용수로 사용하면 될 것을 왜 바다에 버리겠는가? 그렇지 않기에 바로 공유지인 바다를 이용하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전기를 안전하고 값싸게 생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라늄을 이용한 핵발전이 수력이나 화력보다는 친환경이고 발전 단가가 훨씬 싸다는 이유를 내세워 그동안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전기를 생산했다. 그러나 지금은 원자력발전소의 발전 단가가 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친환경 발전보다 더 비싸졌고 세 번의 대형 사고로 이미 사양산업의 길로 들어섰다.
원자력발전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방사능을 일부러 만들어 낸 것이고, 둘째는 그럼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극히 적어 안전하며 친환경이라고 주장한 것이며, 또 하나는 발전 단가가 다른 발전원에 비해 가장 저렴하다고 기만한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를 우리가 긍정적으로 인식한 것은 그동안 금력과 권력, 그리고 언론을 이용하여 대중을 현혹했기 때문이며 그 배경에는 IAEA가 있다.
어떤 방사능이던지 방사능은 사람과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더구나 방사능은 점차 줄어들기는 하나 그 기간이 사람의 수명에 비해 매우 길며 절대 소멸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체나 생태계에 누적된 방사능은 거의 사라지지 않고 계속 누적된다. 이런 방사능은 우리가 전기를 만들려는 욕심으로 만들어졌다. 원자력발전소는 비행기가 추락하는 확률보다 더 적은 확률로 거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나, 벌써 대형 사고만 해도 세 번이나 일어났다. 만일 한국에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부산 고리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반경 30킬로미터 안에 거주하는 인구가 후쿠시마보다도 25배나 많아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게 되어 나라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아무리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적다고 인정하더라도, 사고로 인한 피해가 무한대에 가까우면 그로 인해 기대되는 피해 비용은 매우 커진다. 발전 단가가 가장 싸다고 하는 것도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및 사고 위험 비용, 관련 정책비를 반영한 사회적 비용 등을 고의로 제외했기 때문이다. 기술발전으로 친환경발전의 단가가 핵발전 비용보다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고, RE100으로 인하여 친환경에너지가 아닌 에너지로 만든 제품은 수출도 힘들어지게 되었다.
정말 이해 안 되는 것은 당사국인 일본이 해야 할 일을 왜 한국 정부가 앞장을 서는가이다. 우리는 오염수 방출에 앞서 철저한 검증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오히려 일본보다 더 나서서 안전하다고 홍보를 하고 있으니 그들은 정녕 국익을 위함인가? 아니면 사익을 위함인가?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하는데 마치 구한말의 위정자들을 보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