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중요한 기준점으로 남게 되었다.

by 고요지안

IT 프로젝트 사업의 수행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제안평가는 발주사별로 다양한 평가항목을 기준으로 진행된다. 관련 업무 담당자들이 평가위원으로 위촉되어, 해당 사업에 가장 적합한 제안업체를 선발하기 위해 다각적인 검토가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는 제안업체의 재무현황과 사업 실적, PM(Project Manager)을 포함한 조직 구성, 그리고 최근 수행한 사업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이러한 평가항목들은 다년간의 사업 경험을 통해 축적된 결과물로서, 매우 중요한 체크항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나는 이러한 평가항목 중에서도 프로젝트의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하나의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다소 당연하게 들릴 수 있지만, 프로젝트의 성패는 단순히 수행 경험이 많은 업체인지 여부보다는 결국 ‘누가 실제로 수행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나는 풍부한 수행 경험을 보유한 업체일수록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완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왔으나, 실제로는 참여 구성원이 누구인지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과와 완성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최근 수행한 IT 프로젝트는 착수 이전에 컨설팅을 통해 충분한 사전 검토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이미 검증된 솔루션을 커스터마이징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이었다.

비교적 명확한 요건과 목표가 정의되어 있었으며, 기존 인프라 환경을 그대로 활용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기술적 요소 또한 분명했다. 새로운 시도나 모험적인 접근, 파격적인 성능 개선을 요구하지 않는, 다소 평이한 성격의 프로젝트였다.

평균적인 수행 역량만 갖추고 있다면 계획된 일정과 범위 내에서 무리 없이 마무리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예상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행팀원들의 업무 이해도와 개발 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특히 PM(Project Manager)의 역할 수행은 그동안 내가 경험해 온 프로젝트들의 수준과 비교해도 심각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PM 교체를 검토하게 되지만, 프로젝트에 중도에 투입된 상태였던 탓에 전반적인 상황 파악이 늦어졌고, 결국 적절한 교체 시점을 놓치게 되었다.


수행팀원들의 소통 능력과 이슈 해결 역량, 업무 이해도, 기술적 숙련도 등 전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정은 점차 지연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팀원들의 소극적인 대응과 소통 부재로 인해 요구사항은 적절히 반영되지 못했고 오류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다수의 사업 수행 경험을 보유한 업체였기에 큰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 판단했지만, 실제로는 투입된 인력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문제가 연이어 발생했다.

그동안 나는 약 30여 개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경험해 왔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 드러난 수행팀원들의 문제는 단연 가장 심각한 사례였다. 업무 매뉴얼에서 강조하던 ‘인력과 조직의 역량’이 프로젝트 성패에 얼마나 결정적인 요소인지를 몸소 체감하게 되었다.


정상적인 흐름이었다면 개발 산출물에 대해 프로젝트 수행팀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문제를 진단·해결해야 했으나, 실제로는 업무를 주도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역할을 발주사 IT팀이 맡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더 나아가, 직접적인 문제 해결은 수행팀이 아닌 수행업체에서 긴급 투입된 별도의 지원 인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었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수행팀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에까지 이른 것이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지연된 프로젝트는 결국 서비스 개시에 이르렀지만, 이후에도 품질 이슈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또 다른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 전반에 걸친 악순환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었고 발주사와 수행업체 간의 갈등은 깊어질 대로 깊어져 회복이 어려운 지경까지 되었다.




그러나 이 경험을 통해 분명한 교훈 또한 얻을 수 있었다. 프로젝트의 규모나 난이도와는 무관하게, 수행팀의 역량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프로젝트는 결코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경험했던 프로젝트들 그리고 그 수행팀원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이후 나는 프로젝트를 검토할 때 기술적 요소나 사업 수행 경험만을 중심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수행 조직의 구성과 개별 인력의 역량,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역할 수행 능력을 가장 우선적으로 살피게 되었다. 결국 모든 업무 수행의 주체는 사람인만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원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이러한 인식은 나만의 중요한 기준점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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