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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에게 Jan 01. 2023

[Hello Future] 기다렸어 어서 와

작사일기 10일 차


NCT DREAM - Hello Future

Lyrics by KENZIE



전쟁 전쟁 같던 시간들은

모두 뒤로 보내 가슴이 소리치네

달려가 날아 봐

If you're rocking with me oh oh

Here we go here we go satellite radio

내 미래에 전해 줘

온 세상과 저 광야 위로

후회 없이 사랑했다고 말하게


기다렸어 어서 와

어디든 we’re coming together

아무 걱정 하지 마

잘 될 거야 Hello Future

너를 만나 같이 더 빛나 yeah yeah

Ey we’re on the way up we’re on the way up

아름다운 시간만 쌓자 yeah yeah yeah

We’re going way up we’re going




전쟁 같던 2022년을 뒤로하고 2023년이 밝았다. 나에게 2022년은 작사 외에 개인적으로도 힘에 부치는 일도 많고 기쁜 일도 많았던 해였다. 이런저런 일 때문에 작사를 잠시 그만뒀고 못내 그리워 다시 돌아갔고, 거짓말처럼 꿈꾸던 일들에 닿을 수 있었다. 연말이 되면 아쉬움과 서글픔이 들곤 했는데 올해는 그저 후련했다. 더할 나위 없이 쏟아부었다. 후회 없이 사랑했다.


4, 5월 총 2개월간 작사를 중단한 시기를 제외하고 10개월의 시간 동안 총 130개의 가사를 제출했다. 많은 개수는 아니지만 뿌듯하다. 요령도 없이 건강을 깎아 마음에 들지도 않는 가사를 토해내거나, 번아웃을 핑계로 불안한 안식년을 가지지도 않았다. 밤잠은 역시 부족하지만 나름의 템포를 찾았다. '이번 가사를 안내면 내가 또 우울해지겠구나.' 혹은 '이번 가사를 무리해서 쓰면 몸이 아파지겠구나.'를 예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작사가로 살았다. 감사하게도 데뷔 곡이 발매되었고, N곡의 발매 예정곡을 가지고 있다. 이 N곡 덕분에 흘러가는 시간이 초조하지 않고 기대되었다. 길거리에서 나만 알고 있는 가사를 허밍하며 변태처럼 웃기도 한다.


그러나 꿈꾸던 미래에 닿은 소감은 생각보다 당황스럽고 또 평범했다. 작사일이 잘 된다고 나의 모든 하루가 행복해지진 않았다. 성과에 비례해 욕심이 커진 탓에 조금은 과한 가사를 쓰기도 하고, 크레딧에 올라봤다는 안일함에 지루한 가사를 쓰기도 하고, 여전히 거절당한다. 욕심났던 곡은 질투가 나서 못 듣기도 하고 좋았던 데모는 내 가사가 아니더라도 손꼽아 발매되길 기다린다. 아직도 평범한 월급 노동자이고 작사 학원의 수강생이다. 사람들로부터 상처받고 또 위로받는 철부지이다. 나의 세계는 확장되었지만 그렇게 여전하다. 


그리고 그 사실이 그리 싫지 않다. 


언제나처럼 12월 31일에 가요대제전을 보다가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토끼띠 아티스트들의 소감을 들었다. 5년 전과 똑같은 루틴이다. K-pop은 오래전부터 나의 일부였구나. 그 사랑이 변하지 않았음에 감사하다. 올해의 첫 곡은 'Hello Future'이다. 거창한 소원을 빌지 않았다. 2022년 끝의 나는 2023년의 내가 괜찮을 거란 것을 알고 있으니까. 기다렸어 어서 와. 2023년도 잘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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