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이 Aug 30. 2018

생애 첫 아마존 경험

못 읽을 책에 돈 퍼부은 후기

좋은 책을 하나 알았는데 1987년에 쓴 책이 아직 번역이 안 되었고, 앞으로도 그러겠거니 해서 하는 수 없이 원서(..)를 주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단골 가게 알라딘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글로벌(?) 시대에 사는 사람답게 글로벌(?)하게 주문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아마존을 이용했습니다. 사실 얼마 만에 도착하는지도 궁금하기도 했고, 이제 보니까 책 한 권은 알라딘에서 팔지도 않았네요. 아무튼 처음으로 해외 사이트에서 물건을 주문했습니다. 그 전에도 아마존을 이용하긴 했지만 제품키만 받는 소프트웨어들을 샀거든요.

배송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도착했습니다. 9-12일짜리 배송 시스템을 골랐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고 생각합니다. 물건은 주문하고  2주 후에 보냈는데 이는 아마존만의 특색인가 봐요. 돈을 더 많이 주면 더 빨리 보내는 그런 시스템인 것 같은데 주문 즉시 최대한  빨리 보내는 우리나라 하고는 다르네요. 물론 우리나라처럼 국내 배송이라면 아마 알라딘이랑 비슷하게 보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책  제목은 기억 안 나지만 핑커도 주문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다고 쓴 것을 읽은 기억도 있고 말이죠. 사실 우리나라보다 더 거대한 땅덩어리를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랑 비슷한 배송 속도라고 생각해본다면 미국 택배 시스템이 대단하다고 말하는 게 맞겠네요. 물론 우리나라 택배 시스템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아마존 자주 이용하면 프라임 가입하는 것은 필수처럼 보이네요.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사이트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네요. 역시 글로발시대..

오오 내가 영어로 주문하다니 감격

두 권 샀는데 생각보다 엄청나게 얇고 가벼워서 실망했습니다. 왜냐하면 한 권은 100달러가 넘었기 때문인데 이 정도면 900페이지 꽉꽉 채운 풀 컬러로 장식되어 있는 커다란 교과서인 줄 알았습니다. 사실 교과서로 쓰이는 그런 책인데.. 동일한 크기에 624페이지 국내 책은 22500원. 동일한 크기에 415페이지짜리 책은 104.50달러. 사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우리나라 물가가 외국보다 싼 것도 있긴 있군요. 심지어 나머지 한 권은 100페이지 정도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페이퍼백인데  14.95달러.

사실 무게는 가볍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은 책이기에 가격이 상당할 때도 있습니다. 일례로 14.95달러짜리 책이랑 크기는 비슷한데 좀 더 두꺼운 150페이지짜리 한국 책이 18000원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이 책은 내용적으로 그럴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제가 산 책도 그러한 가치를 하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다루는 주제는 약간 다르지만 그 내용이 주는 무게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산 책은 들고 다니면서 읽을 책은 아닙니다.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영어를 못해서.. 영어도 못하는 주제 왜 샀냐고 묻는다면 할 말 없습니다. 이걸 읽을 수 있을 만큼 노력해야지!라고 목표를 가지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는 변명을 해봅니다. 보이지 않는 불분명한 목표보다 보이는 목표라면 더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이어트할 때도 그냥 하는 것보다  목표를 벽에 붙여놓으면 더 효과가 좋다고 하지 않습니까.

98이라는 숫자 빼고는 아무것도 못 읽겠지만 열심히 노력할 겁니다.

뭐 어쨌든 제가 좋아하는 거 사니까 기분은 좋습니다. 읽든 못 읽든 말이죠. 사실 오늘 당분간 못 읽을 책(시간이나 여유 문제가 아니라 언어 때문에) 더 주문했는데 후회 안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좋아하는 것이니까요. 심지어 오늘 주문한 건 택배비 왕창 줘서 내일 발송한다네요.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거 있으시고, 갖고 싶은 거 있으시면 고민하지 마세요. 고민하면 병 되고, 사고 후회하는 사람 별로 없어요. 후회되면 환불하면 되잖아요? 안 그래요?

작가의 이전글 공공의 적 스트레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