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프러스에 띄운 우애
우리 육 남매의 출생 연대는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약 20년에 걸쳐저 폭이 넓다.
그러니까 첫째와 막내의 나이
차가 20년이나 벌어진다는 말이다
대부분
농경사회에서 나고 자랐으며
막내만 이제 막
공업화가 태동될 즈음에 태어났다.
디지털과 AI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젊은이들의 성장
환경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세상에서 살아왔다
그러니 우리 육 남매의 성장스토리를
아무리 리얼하게 풀어놔도
MZ세대에게는 별나라
얘기로 들릴 뿐일 것이다.
그 당시 대부분의 농촌가정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집 형제자매도
학력에서나 직업에서도
그 스펙트럼이 꽤나 넓은 편이다.
최종 졸업 학교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다양하다.
늦게 태어날수록 또 남자아이에게
교육의 기회가 좀 더 부여된 것은
여느 농촌의 집들과 다름없다.
그 당시 대부분의 농가에서
세간살림이 불어나는 속도는 드뎠다.
밥솥에 채 썰은 무우, 감자, 고구마를
섞어 넣어 밥그릇 수를 늘리던
시절이었다 평균 5~7명의 다출산
자녀들은 농사일에 생산력
그 자체였다
궁핍했던 가정경제로 자녀들에게
골고루 교육기회를 부여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농업생산력을 높이는
농촌근대화의 바람과 불모의
지대에 공업이 싹트며 교육을 받을
기회도 차츰 늘어나던 시기였다
1960년대부터 우리 경제가
성장기를 맞아 국민들의 경제활동
영역이 크게 넓어졌다 누구나 성실히 경제활동에 전념하면 학력의
불평등에서 오는 경제사회적
격차를 메울 수 있는 기회도 조금씩 늘어났다. 우리도 주어진 여건에서
저마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갈길을 걸어왔다.
다행히 우리 6남매는 모두가 학력과 관계없이 반듯하게 살아갈 정도로 자리매김했으니 각자의 노력에 더해
조상의 은덕을 입었음에 틀림없다.
설령 다소간 차이가 존재해도
차이에 따른 불화 없이 서로 위하며
살아가는 마음가짐 역시 지금
하늘에 계신 부모님의 생전 가르침에
바탕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 다음 세대에서는 더 많은 교육기회가 부여되고 그들의 노력에
힘입어 다수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배출되어 집안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출장과 휴가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외국나들이를 했다.
가족 동반여행도 자주 다니다 보니
작고하신 부모님과 살가운
해외여행의 추억이 없음이
늘 한스럽게 다가온다.
생전에 부모님이 제일 소중하게
생각했던 우리 6남매의 성장추억을
나누고 또 고향 이야기와
자식 얘기들을 흉금을 터고
나누면 우리의 행복이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도 닿을 것만 같았다.
하여 6형제 여행을 생각했다.
6형제가 한 지붕 밑에서 다 함께
산 날은 손꼽을 정도다.
그 당시엔 어느 정도 성장 하면
집안형편에 따라 산업현장으로
또 유학으로 대도시로 떠나는 것이
시대적 트렌드였다
2016년 3월, 엄마의
세번째 제사 파일에
형제들간에 여행 계획을
의논하고 있었다.
부모님 슬하 직계 2남 4녀 중
맞이였던 큰 누님은
매형의 건강상 참가를 주저했다
남은 5명이 흔쾌히 참여하기로 했다.
그것도 딸린 식구 없어 형제자매만으로 구성된 독수리 5형제만의 여정으로
꾸리기로 했다. 여행코스는
이스탄불, 앙카라, 카파도키아,
얀탈라, 파묵칼레, 페티에,
셀축의 쉬린제,
에페소, 시데와 아스펜도스,
차나칼레로 이어
지는 튀르키에 핵심 루트였다
동서문화의 교차점인 이스탄불을
양쪽으로 나누는 보스퍼르스해협은
좁혔다 넓혔다를
반복하며 흑해와 마르마라해를
이어준다
마치 형제간에도 때론 가까워지고
때론 작은 오해로
멀어지기도 하듯이
우리는 유럽대륙의 끝자락에 위치한
톱카프 궁전아래
카페에 앉아 마르마라해 너머의
아시아 지역을 바라봤다.
햇빛에 반사되어
금비늘처럼 반짝이는 물결은
아득히 먼 옛날
제우스와 이오의 신화를
그리고 동로마와
오스만제국 병사들의 치열한
전투장면을
연상케 하는 역사의 거울로
다가왔다. 연이어
우리는 누가 먼저 꺼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시골 고향으로
화제의 공간을 옮기고 말았다
이스탄불에서 시작된 여정은
가는 곳마다 자연과 역사의
경이로움에 심취케 했다
또 형제자매 간에 성장기의
에피소드와 정작 나는 모르는
다른 형제들 간의 아픔과
아직도 털어내지 못한 얘기 등
이번 여행이 아니면 영원히
묻히고야 말 얘기 꽃들을 실타래 풀듯 풀었다. 네 번째로 태어난 나는 남자란 이유까지 붙여 상대적으로
배움의 기회를 더 많이 누렸다.
그래서 늘 다른 형제자매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지만
그런 내면의 마음을 쉬이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내가
환갑을 막 넘겼다. 우리 나이에
인생에서 무엇이 제일 소중할까?
조용할 때 스스로에 질문해 본다.
인생대차대조표에서
부동산과 돈의 가치는 갈수록
감가 되고 좋은 추억은
날이갈수록 그 가치가
증가되는 그런 나이다.
7년이 지난 2022년 다시 한번
독수리 5형제 유럽투어를 기획했다
벌써 몇 년이 지났다고 건강과 집안
사정 등으로 5형제 중 3형제만
참가했다. 세월이 갈수록 형제간
우애도 엷어질 수밖에 없다.
더 연로해지기 전에 다시 5형제의
즐거운 추억여행을 그려볼 참이다.
건강이나 열정이 받쳐줄지
슬며시 걱정이 앞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