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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yx Jun 22. 2020

2년 간 개발자로 일하며 만난 사람들

전 직장에서 외근을 자주 다니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이 사람들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아래에서 언급되는 회사들은 내가 재직했던 회사들이 아니고, 같이 프로젝트를 하며 마주쳤던 회사들이다.


웰컴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프로젝트 당시 자정을 넘기고 퇴근하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전 직장 동료와 함께, 지금은 카카오에서 현 직장 동료 사이다.

본사가 구로에 넷마블과 같은 건물에 있다. 만나봤던 팀 이름이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ICT... 무슨 팀이었을 거다. 프로젝트 당시 1~2개월은 거의 매일 봤고, 나중에 다른 이슈로 한 두 달간 종종 방문한 적이 있다. 야근도 잦고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는 것 같지만, 대체로 좋은 사람들이라고 기억된다. 


기억나는 분들만 몇 분 얘기해보면, 양 모 팀장님은 프로젝트 당시에는 빡빡하셨지만 끝난 뒤부터는 나를 볼 때마다 잘 지내냐고 인사해주셔서 좋은 기억이 있고, 최 모 계장님은 바쁜 프로젝트 와중에도 자신의 휴가를 잘 챙기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비꼬는 게 아니라 리얼 진심, 바쁜 일터에서도 삶에 여유를 가지는 모습에 리스팩트)


마지막으로 이름도 모르는 ICT 모 팀장. 거기서 성격이 가장 나쁜 사람이었는데, 자기네 잘못으로 서비스 죽여놓고 엄한 사람 불러다가 닦달하고 책임 전가하려 하고, 기술지원 온 사람들이 앉을자리 없어서 서 있으면 정신 사납나고 지랄을 해댔다. 앉을자리나 마련해놓고 부르던지 XX




이니텍

웰컴저축은행 프로젝트 때 만난 회사다. 웰컴 분들과 마찬가지로 1~2개월간 거의 매일 봤다. SI라 그런지 성격 괴팍한 분들이 좀 있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은 거의 매일 야근에, 집에도 잘 못 들어가기 때문에 겉치레에 신경을 잘 못쓰시는 것 같다. (떡진 머리, 눈 쌓인 어깨 자주 보임)


딱 한 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이 모 차장님이셨는데, 성격이 너무 괴팍해서 당시 우리 회사에 조용하시던 개발자 분이 참다못해 고성을 지르며 싸웠던 일이 있었다. 나는 당시에 그 자리에 없어서 직접 보진 못했지만... 나는 막내 신입 개발자였으니 그쪽에서 시비 어투로 말을 걸어도 허허 웃어넘길 뿐이었다.


한 번은 우리 회사 쪽 문제로 테스트 일정이 연기되어 이니텍 관계자 분들까지 (이 모 차장 포함) 주말 출근을 하게 된 날이 있는데, 죄송한 마음에 (법인카드로) 커피를 사서 돌린 적이 있다. 그때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별 트러블 없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았다.


롯데카드

본사는 시청역 근처에 있었고 (지금 찾아보니 본사는 다른 곳으로 이전한 것 같다) , 프로젝트 당시에는 본사 근처 부영빌딩에 들어가서 1~2개월 간 일했었다. 프로젝트 끝난 뒤에는 본사도 몇 번 방문해봤는데, 몇 층인지는 기억 안 나는데 약간 닭장 느낌이 들 정도로 책상이 비좁게 붙어 있었던 것 같다.


롯데카드에서는 딱 한 분밖에 기억이 안 난다. 보안 담당하셨던 원 모 책임님이신데, 우리 회사 솔루션이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이슈를 이 분이 케어해주셨다. 사실 우리 회사 관련 업무 외에도 너무너무 많은 일을 하셔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으셔서 걱정까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롯데카드 프로젝트 때도 1~2개월가량 상주했는데, 식사도 자주 같이하시고 맛집도 많이 소개해 주셨다(애성회관 존맛탱).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했지만 항상 바빠 보이셔서 사적으로 연락을 드리기는 조금 어려웠는데, 지금은 잘 지내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새벽 작업이 있어서 왔는데, 시간이 잠깐 비어서 덕수궁 돌담길을 홀로 산책하는 중


롯데정보통신

부영빌딩에서 롯데카드 프로젝트 진행할 때 같이 있었다. 사실 나와는 접점이 잘 없어서 뭐라도 말하기 어려운 회사다. SI지만 만나 본 사람들 중 괴팍한 사람은 거의 없는 듯했다.

   

두 분이 기억난다. 여기서도 우리 회사 개발자 분과 고성을 나누며 싸웠던 노 모 부장님, 왜 싸웠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한 분은 직책과 성함이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당시 DBA로 계셨던 분이다. 항상 밝은 얼굴과 쌍꺼풀이 인상 깊은 분이셨다.


DBA님이 프로젝트를 많이 도와주셨는데, 내가 인덱스를 제대로 안 걸어놔서 서비스 중에 장애가 난 적이 있다. 그때 내 쿼리들을 봐주시면서 날 옆에 앉혀두고 인덱스를 하나하나 설명하시면서 만들어 주셨던 기억이 난다.


KB생명보험, KB데이타시스템

여의도에서 KB생명 프로젝트 때 1~2주가량 만났던 것 같다. 사실 거기서 뵌 분들 중 어느 분이 KB생명이고 어느 분이 KB데이타시스템인지 잘 모르겠다. 오래 본 사람들이 아니라 기억이 그리 많지 않다. 기억나는 건 천장이 엄청나게 높았다는 거다. (KB생명보험 꼭대기층)


여의도여서 그런지 몰라도 일단 외근 다니면서 만나 본 분들 중 평균적으로 가장 젠틀했던 것 같다. 아쉽게도 기억나는 게 그것뿐이다.


토요일 저녁에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있는데 기술지원 요청이 와서 광역버스 타고 한달음에 달려갔을 때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한국은행 프로젝트로 1~2년에 걸쳐 컨택했던 곳인데, 딱 한번 미팅 때 만난 것 빼고는 얼굴도 모른 채 같이 일했다. 거의 내가 전 직장을 다니는 내내 같이 일한 곳인데, 그동안 담당자가 꽤 많이 바뀐 걸로 볼 때 일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가장 오래 같이 일했던 이 모 매니저님이 카카오페이에 계신 걸 보고 많이 반가웠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수많은 핀테크 업체들에게 유선으로 기술지원을 했는데, 구글페이먼트부터 시작해서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한패스, 티머니, 11번가 등등 수 십 개 업체들의 담당자와 정기적으로 연락했다. 담당자들은 대부분 비개발자 분이셨고, 구글페이먼트와 네이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성 담당자셨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분은 구글페이먼트 분이셨는데, 일반적인 기술지원에도 굉장히 고마워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우리 회사 사무실에도 한 번 찾아오셨는데, 구글의 PC 보안 정책을 어깨너머로 구경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이었다.

 



전 회사를 다니며 겪어봤던 곳은 위에 언급한 곳 정도다. 짧은 경험이지만 확실히 느낀 건 위에 언급된 회사들에는 좋은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내가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는 거다. 개발자로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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