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역에서 가는 길

세상의 가장(家長)들을 위하여

by 수경

마천역에서 가는 길



길을 걸어요.

남한산성으로 이어지는 길


오늘은

도로 안쪽 현장에서

아스팔트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부글부글부글

끓어올라요.

흙먼지도 부글부글

검은 연기도 부글부글


참을 수 없는 숨

길을 건너고

몸을 낮추고

마스크도 꼭꼭꼭 채우며

날숨만 겨우

내보냅니다.


숨이 막히고

현장의 아저씨들도

꾹 참는 숨

마스크도 없는 얼굴들


내가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공사

누군가의 땀방울이 만든,

아늑한 지하철을 타고

계단을 올라

집으로 오는 길


평안한 우리 집 뒤에는

일터 현장마다

가장이

서 있었습니다.


도로의 험한 먼지를 견디며


은행나무도

묵직하게 서 있는

노을 무렵입니다.


#가장의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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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노동

#숨막히는현장

#퇴근길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