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가장(家長)들을 위하여
마천역에서 가는 길
길을 걸어요.
남한산성으로 이어지는 길
오늘은
도로 안쪽 현장에서
아스팔트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부글부글부글
끓어올라요.
흙먼지도 부글부글
검은 연기도 부글부글
참을 수 없는 숨
길을 건너고
몸을 낮추고
마스크도 꼭꼭꼭 채우며
날숨만 겨우
내보냅니다.
숨이 막히고
현장의 아저씨들도
꾹 참는 숨
마스크도 없는 얼굴들
내가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공사
누군가의 땀방울이 만든,
아늑한 지하철을 타고
계단을 올라
집으로 오는 길
평안한 우리 집 뒤에는
일터 현장마다
가장이
서 있었습니다.
도로의 험한 먼지를 견디며
은행나무도
묵직하게 서 있는
노을 무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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