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상담 주간이 돌아왔다! 희망하는 요일과 시간에 체크 표시를 한 뒤, 상담받을 내용을 적어서 회신했다. 메모지를 집어 들고 상담 때 반드시 여쭤봐야 할 질문들을 키워드로 적어 놓는다. 준비 끝!
이 기간만 되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된다. 상담하러 가서 실수할까 두렵고, 내가 모르는 우리 아이의 어두운 면이 상담 도중에 뿅! 하고 튀어나올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용기 있게 대면 상담 신청을 했다. 이유는? 선생님 얼굴을 잘 익히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가 1학년 일 때의 일이다. 하필 상담할 수 있는 날이 외부에 있는 날이어서 전화 상담을 신청했었다. 상담시간이 되자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고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 이야기를 듣고 즐겁게 상담을 마쳤다.
얼마 뒤, 학교 도서관 도서 구매 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학부모는 나만 참석했기에 조용히 눈치를 보며 앉아만 있었다. 그렇게 회의가 끝났고 참석자 서명을 할 때 알았다. 내 옆자리에 앉아 계셨던 분이 우리 아이 담임선생님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담임선생님인 줄 알았으면 제대로 인사라도 했을 텐데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날의 충격 이후, 나는 1학기 상담은 무조건 대면 신청을 한다. 선생님 얼굴을 뵙고 인사드리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학부모 총회에 가서 인사드려도 된다. 문제는 희한하게도 내가 외부 일정이 있을 때만 학부모 총회가 잡혀서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렇다.
그렇다면 상담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상담 때 뭘 입고 가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이 꽤 많이 올라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상에, 나는 이 고민을 한 번도 안 했다. 평소에 입던 편한 옷을 그냥 입고 갔었다. 한 번은 앞주머니에 볼펜과 메모지를 넣기 편해서 후드티를 입고 간 적이 있다. 드레스코드가 있던 것이 아닐까 싶어 괜히 걱정된다.
하지만 그리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집에 와서 눈을 감고 생각해 보면 선생님이 뭘 입고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으므로 선생님도 그러실 거라 믿는다. 나는 선생님 한 분만 만나 뵙고 오는 것이지만 선생님은 여러 학부모를 만나실 것이므로 화려한 호피 무늬 옷이 아닌 이상 기억하시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옷과 표정‧목소리 등으로 상대방에 대한 이미지는 만들어질 것이므로 단정히 입고 가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내가 강추하는 상담 준비물이 있다. 바로 메모지다! 빈 종이만 들고 가라는 것이 아니라 상담하고 싶은 내용을 키워드로 적은 메모지를 가져가라는 것이다. 빈손으로 가서 두서없이 상담을 받다 보면 꼭 물어봐야 할 것들을 까먹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려고 누웠다가 아악! 이거 꼭 물어봐야 했는데! 하고 소리칠 수 있으니, 생각날 때마다 미리미리 키워드를 적어둔 뒤 상담에 임하기를 추천한다.
나는 학부모만 상담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함께 학교 홈페이지에 보니 ‘학부모상담은 이렇게’라는 게시판이 보인다. 선생님들만 볼 수 있는 게시판이라서 내용을 볼 수는 없었지만, 상담을 준비하는 것은 선생님들도 매우 긴장되는 일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이렇듯 선생님도 학부모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상담인만큼 모두가 알찬 상담 시간을 보내길 기원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모레 있을 첫째와 둘째 상담이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