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 하는가?

- 함께 학교, 함께 쓰담!

by 재하

함께 학교 홈페이지에서 필사 이벤트가 진행됐다. 나는 편의점 기프티콘에 욕심이 나서 망설임 없이 종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글을 적어 내려갈까 고민도 없었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학교에 관한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글은 오에 겐자부로의 에세이에 등장하는 문단이었다.

작년에 오에 겐자부로의 매력에 빠져서 그의 글을 여러 편 읽었다. 번역을 통해 그를 만나다 보니, 소설이 아주 쉽게만 읽히지는 않아서 일본어 공부를 하다가 여러 번 포기한 나를 자책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모든 것을 흡수해보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나는 그의 소설 중에 《개인적인 체험》이라는 작품을 제일 좋아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가졌던 나의 위선이 결말에 가서 와장창 깨부수어졌는데, 그 느낌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어떤 느낌인지 말과 글로 표현해보고 싶은데 엄두가 안 난다. 내가 인간이기에 무언가 해볼 수 있다는 벅찬 울림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내 마음에 아주 작은 희망의 불씨 하나를 작가가 심어준 뒤로는, 힘든 순간이 내 앞에 놓일 때마다 불씨를 꺼내서 잡고 있게 됐다.

소설 말고 다른 글을 꼽아보려고 하면 나는 망설임 없이 “왜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 하는가?”를 말하고 싶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문장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가치들이 있다. 그것을 아름다운 장면으로 만난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내가 필사 게시판에 올린 글은 아래와 같다.


지금 히카리에게 음악은 자기의 마음속에 있는 깊고 풍부한 감정을 스스로 확인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며 자기를 사회와 연결해 나가는 데에 가장 도움이 되는 언어입니다. 이것은 가정생활에서 싹텄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비로소 확실해졌습니다.
모국어뿐만 아니라 과학도 산수도 체조도 음악도 자기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기 위한 언어입니다. 외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이것을 배우기 위해서 어느 세상에서나 아이는 학교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에 겐자부로(2025) "왜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 하는가?", 《나의 나무 아래서》, 까치.


글에 나오는 히카리는 발달장애를 가진 오에 겐자부로의 아들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특수학교나 가 있지, 부모 욕심에 일반 학교 특수반으로 보내고 있다는 댓글을 여러차례 읽은 적이 있다. 그러한 혐오의 마음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그의 글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은 혐오의 대상을 찾으려고 안달이 난 느낌이다. 혐오는 성별, 나이, 인종을 거쳐 약한 고리는 누구든 잡아먹겠다는 광기로 떠돌고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금쪽이라는 말로 대체된 학생, 극성 민원인으로 불리는 학부모로 학교의 잘못된 시스템 문제가 덮여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 속에서 우리는 더 좋은 공동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고 학교가 가진 가치가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살게 됐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또,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선제적으로 예방을 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일들을 잘 수습하고 개선해갈 수 있는 능력도 무척이나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사회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잘 조율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남 탓을 하면서 밀어내려는 느낌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그래서 오에 겐자부로의 글을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었다. 학교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기 위한 언어를 배우는 곳이기에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는 곳이다. 여러 과목을 통해 자기와 사회를 연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 많은 실패를 겪어야 한다. 실패에서 오는 올바른 체득의 힘은 학교에서 가장 많이 자라기 때문이다. 그러니, 모두 인내심을 가지고 그 과정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필사를 했더니 이북리더기가 왔다!!

편의점 기프티콘이 탐나서 올렸던 글은 어찌 된 일인지 울림상에 뽑혀 E-BOOK 리더기를 받게 됐다. 덕분에 나는 종이의 세계에서 전자의 세계로 내 세계관을 넓힐 수 있게 되었다. 또, 아이들이 더 쉽게 전자사전으로 한국어 단어를 찾아볼 수 있는 기회도 열리게 됐다. 이렇게 좋을 수가!


함께 학교 홈페이지에서는 매번 다양한 이벤트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학생, 학부모, 선생님을 이어주는 이 공간이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필사 이벤트에 올라온 글들 중에 좋은 글이 많아 링크를 공유한다.

https://www.togetherschool.go.kr/booksn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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