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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니 Jun 14. 2024

브런치북 1권을 끝내며

한 주 묵힌 소회


  애월이가 낮잠을 잔다. 낮잠을 보통 세 번 자는 것이 요즘 그의 루틴으로, 아침 기상 후 낮잠은 1시간, 나른하고 기분 좋은 오수(午睡)는 세네 시간, 초저녁의 낮잠은 30분 정도다. 그리고 애월이는 지금 에어컨 아래에서 보송하고 기나긴 낮잠을 즐기는 중이다. 그런 이유로 나도 자유시간을 얻었다. 브런치에 들어와 브런치북 1권을 발간했다. 목차에 있는 회차대로 글을 다 적으면 끝나는 건가 싶었는데 무한히 쓸 수 있는 방식이어서 발간이란 것을 꼭 해줘야 완성이 되는 모양이다. 그렇게 완성된 나의 브런치북 1권. 이것 참 뿌듯하다.



  <미완성의 창조주들 1>은 애월이가 신생아였던 시절, 쓸 말이 마음속에 차고 넘쳐 쓰지 않고서는 배겨낼 수 없어 시작하게 된 글쓰기였다. 엄마라는 정체성을 처음 지니게 되면서 혼란스러웠기에 쓰고 싶은 말이 그렇게 많았나 보다. 뭐가 옳은지,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내가 습득한 이 모든 것들을 방방곡곡에(미래의 나에게도) 알려야 한다는(?) 파발의 심정 같은 것도 있었다. 입 밖으로, 손 끝으로 조잘거려야 속이 후련한 시절이었다. 지금은 기억력 감퇴와 함께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말이 없다(웃음). 평온했던 예전의 나의 생활로 돌아온 것 같다.



  애월이는 마지막 연재를 했던 즈음인 162일 차부터 이유식을 시작했다. 요즘은 6개월 차에 이유식을 시작하도록 권하지만 애월이가 워낙 엄빠가 먹는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늘 우리가 식사 때마다 애월이를 바운서에 앉혀 밥 먹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그랬는지, 분유가 아닌 음식을 입에 넣어도 되고, 그걸 오물거리다가 삼키면 없어진다는, 「밥을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운 것 같았다. 이전에는 음식을 보여주고 입 앞에 갖다 대도 뭔지 모르더니, 이제는 입 앞에 갖다 대면 새끼 제비처럼 입을 쩍쩍 벌리며 달라고 해서 시작했다.



  <미완성의 창조주들 1>을 애월이가 첫돌이 될 때까지 쓸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네이버 블로그에 육아 일기를 꼬박 적고 있고, 소설 작업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 애월이의 생후 6개월까지인 16화로 마무리지었다. 올해 안으로 구상 중인 판타지 소설 연재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그전까지 완성도 있게 퇴고도 몇 번 하고 싶은데 가능한가 싶을 만큼 소설 작업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 흠이다. 브런치북 소회로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24. 0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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