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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준 Nov 03. 2019

이러닝 산업의 위축과
에듀테크 산업의 폭발적 성장

에듀테크는 ‘The Next Big Thing’이 될 수 있을까?

2016년, 학습기술(Learning Technology) 시장에 대한 리서치를 수행하는 엠비언트 인사이트(Ambient Insight, Metaari의 전신)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자가학습 이러닝(Self-paced eLearning) 시장이 6.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시아 시장은 11.7% 위축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이는 북미, 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전통적인 이러닝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첫째, 가격경쟁의 심화로 인해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닝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공급업체들의 제품이나 서비스 간의 차별화가 어렵게 되었고, 가격 경쟁력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경쟁업체와 신생업체 간의 가격경쟁이 격화되고, 이러닝 기업들의 이윤이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이러닝 시장이 위축되는 두 번째 이유는 MOOCs와 같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교육 자료(Open Education Resources)가 풍부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교육 자원들의 품질은 지속적으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으며, 이는 이러닝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반면 증강/가상현실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학습은 17.0%, 게임 러닝은 22.4%, 인지학습은 11.0%, 모바일 러닝은 7.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야들은 보다 효율적·효과적인 학습과 다층적인 학습 방법, 그리고 새로운 학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즉 첨단 ICT 기술이 융합된 에듀테크(Edu-Tech)의 급격한 성장이 이러닝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온 것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리서치 펌 테크나비오(Technavio)가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SMAC(Social, Mobile, Analytics, Cloud) 요소를 아우르는 기업교육의 이러닝 시장은 2020년까지 11.4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3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처럼 전통적이고 1차원적인 이러닝이 아닌, 에듀테크 기반의 이러닝 솔루션은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요.

이러닝 & 에듀테크 시장 현황 - Ambient Insight(Metaari)

그렇다면 에듀테크 산업의 현재와 미래는 어떨까요? 엠비언트 인사이트는 2016년 에듀테크 시장의 규모를 206억 달러로 추정했으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6.1%를 보이며 43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에듀테크 분야 연간 투자금액 & 투자 횟수 - CB Insight

에듀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7년 CB인사이트(CB Insight)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에듀테크 투자는 2013년부터 꾸준히 증가했고 2015년 총 522건에 34억 달러 규모로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2017년 투자 건수와 총금액은 각각 506건, 29억 달러로 추정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2017년까지 교육 스타트업에게 129건의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총 투자 금액은 1,244억 원이었습니다. 이 중 2015년까지는 모바일 기반 이러닝에, 2016년 이후로는 개인화 학습 분석과 1:1 멘토링 서비스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에듀테크 영역의 세부 분야별 시장 규모 및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 글로벌 LMS 시장은 2016년 기준으로 30억 달러(약 3조 2천억 원)이며, 2020년까지 연평균 19~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는 북미가 가장 크고, 아시아와 유럽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2) 모바일 학습(Mobile Learning)

: 글로벌 모바일 학습 시장은 2016년 113억 달러로 추정되었으나, 2021년에는 2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 이는 전체 이러닝 교육 시장의 23.7%에 이른다.

3) 게임 러닝(Game-based Learning)

: 게임 러닝은 게임 자체를 플레이하며 학습 효과를 얻는다는 점에서 ‘게임적 요소를 학습 환경에

녹여내어 학습을 유도’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과 다르다. 게임 러닝은 2020년까지 연평균 22.4%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 2021년까지 약 73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갖게 될 것이다.

4)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 글로벌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46.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 그 규모는 111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APAC(Asia-Pacific)은 게이미피케이션의 주요 시장이 될 것이다.

5) VR 학습(Virtual Reality Learning)

: 2021년까지 교육 분야에서의 VR 시장 규모는 17억 달러(약 1조 8천억 원)에 이를 것이다. 북미 시장이 전체 시장의 50%를, 고등교육(Higher Ed)이 전체 시장의 70%를 점유할 것이고, 수익의 1/3은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할 것이다.

아울러 연평균 성장세 역시 폭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2018년 1월, 메타리(Metaari)는 북미 시장을 대상으로 에듀테크 제품/서비스를 7개 분야로 나누어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18-2023년까지 에듀테크 제품/서비스 전 영역은 14% 이상 성장할 것입니다. AI 기반 학습은 19.3%, MR(AR+VR) 학습은 15.9%, 게임 러닝은 18.3%, 인지 학습은 23.8%, 모바일 러닝은 14.4%, 위치 기반 학습은 29.2%, 교육용 로봇은 30.5%의 성장치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에듀테크 산업이 ‘The Next Big Thing’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교육 영역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타 산업군에 비해 느리기 때문입니다. 맥킨지(McKinsey Global Institute)가 2015년에 발표한 디지털화 지수(Digitization Index)에 따르면, 총 22개의 산업군 중 교육 분야는 14위에 그쳤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에듀테크 분야가 아직 개척되지 않은 땅이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시장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기술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교육의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다층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 미래 노동시장의 주역으로 거듭날 밀레니얼 세대가 기술 친화적이라는 점 등도 에듀테크의 장밋빛 미래를 점치는 이유입니다.

오늘날 제반 산업은 공고화(Consolidation)와 세계화(Globalization)를 넘어 디지털 재창조(Digital Reinvention)를 이룬 기업들이 주름잡고 있습니다. 숙박 산업의 에어비앤비(Airbnb),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넷플릭스(Netflix), 리테일 산업의 아마존(Amazon)이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하지만 아직 교육/학습 산업은 디지털 재창조를 통해 시장을 압도하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이는 ‘에듀테크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방증합니다.

아울러 인류가 산업화 이전에는 식량을 극대화하는 것에, 산업화 시대에는 노동력을 극대화하는 것에, 정보화 시대에는 네트워크를 극대화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인간의 성장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힘쓰는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에듀테크 산업은 ‘The Next Big Thing’으로 거듭날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 휴넷의 월간 에듀테크 리포트,〈EDUTECH Monthly〉2018년 3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