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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강 Jul 11. 2018

사계절이 궁금한 카페가 있다는 건

따뜻하게, 아늑하게 계절을 만끽하는 곳 <성내동 커피집, 온온>

카페투어를 일 년쯤 하다보면

사진을 찍기 위해 가는 것인지

커피를 마시기 위해 가는 것인지

디저트를 호사롭게 누리고 싶은 것인지

공간이 그냥 좋은 것인지

그냥 첫 눈에 알 수 있다.


좋은 카페란
세 번 이상 가고싶은/갔던 카페.


이제 예쁜 카페와 좋은 공간은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카페투어 짬에서 나온 바이브)





하나의 카페가 성공하면

금방 비슷한 컨셉의 카피캣이 생긴다.

다시 가고 싶으면 너무 떠버려서

커피를 마시기 위함인지

인증샷을 남기기 위함인지 헷갈린다.


그 모든 걸 초월해서

아직은 소수만이 알고 싶지만

사장님의 번영을 위해

알리고 싶은 카페가 생겼다.


이름하야
<성내동 커피집, 온온>


이름부터

느껴지지 않는가?

이 카페의 심플한 구성이.

나는 꾸밀 것이 없는 정말 그냥 커피집이고

따뜻한 공간이 되고 싶다는 사장님의 결심이.


그리고 이 곳은 곧

세 번 가고싶은,

세 번 가게 된

그리고

세 번 이상 가게 될 카페가 되었다.





<온온의 한자는 이렇구나. 따뜻하고 따뜻하다>


세 번 정도 가야
좋은 카페가 되는 이유.


마음 속의 좋은 카페로 저장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림자를 만들어 낼 줄 안다는 건, 공간에 시간도 담을 수 있다는 것>


첫 번째는
궁금해서.

커피 맛 / 공간 구성 / 인테리어 / 디저트 / 힙한 사장님 / 친구의 추천 / 레어한 가오픈 방문


수많은 이유에서 궁금증은 자라난다.

여기에 가보고 싶어.

그렇게 방문하게 된다.

첫 번째는, 어렵지 않다.


두 번째는
생각나서.


그래. 생각난다.

예뻐서 내 인생샷을 다시 남기고 싶건

고소한 라떼의 매력이 생각나건
비오는 날 몸이 근질근질, 가고싶은 기운이 올라오건
정말 좋아서건


그래. 생각이 정말 난다.

그래서 두 번째는, 약간 어렵다.

매일 새롭게 가고싶은 공간이 생겨나는데

새로움을 이기는 매력을 갖기란 약간 어렵다.

두 번째 방문을 하기 위해서 나는

Newness의 유혹에서 도망쳐야 한다.


왜냐면, 약간 귀찮고

약간 이미 알아서 재미가 떨어지고

그 사이에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바글댈수도 있는데도

새로운 아름다움이 지척에 있는데도

나는 그곳에 다시, 가고싶기 때문에.


<아인슈페너가 정말 맛있어서, 사실 오분만에 한잔 더 마셨던 기억이 나는 한겨울의 첫방문>


세 번째는
안 갈 수가 없어서.


정말 좋아야 한다.

이게 진짜 어렵다.

수많은 사람을 뚫고

머나먼 지리적 결점을 이기고

그렇게라도 가고싶다면

안 가고는 못 배긴다면

그건 정말 좋아서일 수밖에 없다.


인생은 그런 것.

인생카페는 그렇게 저장되는 것이다.


<사장님, 그렇게 따뜻한 겨울 만들어주시면 저는 어떡하라고요! 다시 갈 수밖에>





원체 초록을 좋아하고

카페를 좋아하고

햇살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이렇게 오후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한겨울을 선물해주신다면 저는,
이곳에서 사계절이 모두 보고 싶어지네요.


사계절이 모두 궁금해지는
공간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다시 갔습니다.


첫 방문이 한겨울, 2월의 시작이었다면

두 번째 방문은 초봄, 5월의 시작.


약간 차가운 창에

따뜻한 노랑이 비치는 벽도

참 온온했는데,


5월의 녹음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완벽했다고.

<완벽한 5월의 온온을 만났으니, 전 한여름의 온온을 봐야만 하겠습니다>


사실 좋은 카페의 조건은

하나가 더 있는데,


사장님과 커피와 공간이
닮아있어야 한다는 것.


그 사람이 곧 카페일 것.






사실 서울에 20년을 훌쩍 넘게 살도록

성내동이라는 곳은 가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건 절대 성내동이 시골같아서가 아니라 내가 서울 촌놈이라서)


근데 성내동은 이젠 기억한다.

성내동은 어딘지도 찾을 수 있다.

아무리 교통이 불편해도

성내동의 사계절은 꼭 봐야만 하겠다.


그러니 사장님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여름이 무르익어 간다는 건
온온에 곧 다시 찾아간다는 반가운 소식일테니.



2018.07.10 화요일
"좋은 공간", 성내동 커피집 온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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