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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e Jul 27. 2021

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 않아도

바디 프로필 도전기 #3

슬럼프가 와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운동에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운동 강도를 늘려 보기도 하고, 아주 조금만 먹어보기도 하고, 유산소하는 시간을 늘려보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체성분 수치를 재보면 이전과 같거나, 가끔은 오히려 근육량이 조금씩 줄어들기도 했다. 출퇴근을 하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규칙적으로 먹고 운동했지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고,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지루함도 느끼게 되었다. 나에게 운동에도 정체기가 왔음을 깨달았다.


극복하기 위해 나름의 다양한 시도를 해보다, 트레이너 선생님께 조언을 구했고, 이때 벤딩/로딩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이해하기 어려웠지만(아직도 잘 모르겠다),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일정기간 동안 조절하여 운동의 강도를 그 섭취량에 비례해 변화시키고, 이에 따라 목표한 기간에 맞춰 근성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을 통해 수치상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지만, 운동 수행의 효과를 체감하게 되면서 직접 눈으로 몸의 변화를 느끼며 운동에 다시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때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고, 중량이 늘기 시작하면서 정체기를 잘 지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좋았던 방법이 있는데, 운동을 시작하기 전, 내 사진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정체되어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조금씩 변화 중이었고, 내가 멈추지만 않는다면 아주 더디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 본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세상사 중에서 몸만들기가 그래도 쉽다고 말하는 이유는, 적어도 배신하지 않기 때문이다 - 한혜진”


수고로움과 경제적 보상은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 보상에 대한 기준을 세세하게 나눌 수 없고, 각자 노력한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운동도 타고난 운동신경이나 신체적 골격, 비율 등의 개인 차이와 그동안 축적된 생활 습관 때문에 운동하는 시간과 근육 성장이 비례하지 않을 수도 있다.(운동 방법의 차이도 물론 크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으로서 하루 중 잠깐 운동하는 시간 동안이나마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내었다는 만족감과 위안감이 나에게 외적인 변화를 뛰어넘어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적인 만족감은 내가 지속할 수 있는 소중한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마지막 20대를 마무리하며, 한번은 해볼만한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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