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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usduck May 24. 2020

유니온 스퀘어 & 그래머시

Union Squar & Gramercy

맨해튼의 지도를 지그시 들여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미드타운이다. 미드타운 바로 아래에 첼시와 유니언 스퀘어 & 그라머시 라는 동네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데, 나는 사실 이 동네 이름에 의문을 조금 가지고 있었다. 구역 내에 매디슨 스퀘어 파크라는 크고 멋진 공원이 있는데도 어떻게 굳이 눈을 찌그려 봐야 겨우 보이는 규모의 작은 공원인 유니언 스퀘어와 그라머시가 구역 이름을 차지한 것인가 하는. 더구나 그래머시 공원은 사유지라 일반인은 들어갈 수도 없다. 그래, 뭐 유니언 스퀘어는 서쪽 광장에서 열리는 그린 마켓은 1976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재래시장인 데다 퍼레이드나 노동자 시위도 많고 집회도 자주 열리는 역사적인 곳이라고 하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머시는 그럼 그래머시 공원이 아니라 그래머시 호텔을 의미하는 걸까? 이 의문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다양한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는 이곳은 맨해튼을 여행하는 동안 의도하지 않아도 자주 지나다니게 된다. 길거리 공연이 많아서 무심결에 발길을 멈추고 멍하니 공연을 구경하거나, 일주일에 4일이나 열리는 직거래 장터인 그린 마켓을 어슬렁 거리며 뉴요커들의 소박한 시장보기를 구경한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은 어쩐지 마음이 느긋해져서 발걸음도 느릿해진다. 

그 유명한 플랫 아이언 빌딩도 있고 루스벨트 생가도 있는 곳이지만 어쨌든 나는 이곳이 부지런 떨어야 하는 관광이나 바쁜 탐색을 멈출 수 있는 숨통 같은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아참, 테디 베어가 루스벨트 대통령에서 탄생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사냥에서 수확이 없었던 루스벨트에게 보좌관들이 새끼곰을 잡아와 쏘라고 했지만 그는 거절했고, 이 이야기를 소재로 테디 베어라는 인형이 탄생했다고 한다. 생가 안에 루스벨트 베어라는 책과 인형이 전시돼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나는 들어가지 않아서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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