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빅아일랜드 여행기 #3/4

용암 지형과 블랙샌드 비치, 그리고 힐로로의 여정

by Geoff Jung

※ 2025년 8월에 쓴 글입니다.


하와이섬(Island of Hawaii)은 그 크기만큼이나 동서남북 지역마다 지형, 기후, 문화가 놀랄 만큼 다르다.


동쪽(힐로 지역)은 활화산 지대 위에 열대우림이 우거진 지역으로, 연중 강수량이 많고 울창한 자연경관이 인상적이다.

서쪽(코나 지역)은 햇볕이 강한 건조한 해안 지대. 높은 파도가 서핑에 적합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나 커피의 산지이기도 하다.

남쪽에는 세계적인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이 자리 잡고 있으며, 킬라우에아(Kīlauea)와 마우나로아(Mauna Loa) 화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북쪽(하마쿠아 및 와이메아 지역)은 깊고 아름다운 계곡, 고지대의 목장(파커 랜치), 그리고 트레킹 코스로 유명하며, 비교적 서늘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지닌다.


� 검은 모래 해변, 블랙샌드 비치로


아내가 파도에 휩쓸리는 아찔한 일을 겪은 뒤, 숙소로 돌아와 아침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나니 몸 상태가 조금씩 회복되었다. 우리는 예정대로 하와이 남부의 대표 명소인 블랙샌드 비치(Punaluu Black Sand Beach)로 향했다.


코나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길.

운전 중 유독 눈에 많이 띄던 것은 검고 거칠게 굳은 용암지대였다. 화산에서 흘러나온 아아(a‘ā) 용암이 식으면서 형성된 이 지형은, 날카롭고 울퉁불퉁한 덩어리 모양으로 펼쳐져 있었다.


특히 하와이 섬 서부의 건조한 기후 덕분에 이 용암지대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식생이 잘 자라지 않아, 마치 화산 폭발 직후의 모습을 박제해 놓은 듯한 풍경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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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가까이 달려 도착한 푼알루우 블랙샌드 비치는 정말 특별한 장소였다.

이곳의 모래는 일반적인 백사장과 달리, 산호나 조개껍질이 아니라 용암이 바닷물에 부딪혀 폭발적으로 식으며 잘게 부서져 형성된 검은 모래이다.


해변에는 야자수가 늘어서 있고, 어디선가 바다거북이들이 천천히 해안가로 올라와 쉬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햇볕을 강하게 머금은 검은 모래는 생각보다 훨씬 뜨거워, 맨발로 걷기엔 위험할 정도였다.


자연이 만들어낸 이 신비한 장소 앞에서 우리는 잠시 말을 잃었다.

바로 눈앞에 펼쳐진 화산의 흔적, 생명의 회복, 그리고 태평양의 푸른 바다가 한 장면 안에 모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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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나에서 힐로로 넘어가며


다음 날은 코나에서 동쪽 해안 힐로(Hilo)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전날처럼 해안선을 따라 달리며, 또다시 광활하게 펼쳐진 용암지대를 지났다.


멀리 보이는 쪽빛 태평양은 여전히 눈부셨고, 도중에 몇몇 해안가에 접근해보려 했지만 대부분 사설 리조트나 개인 토지로 차단되어 있어 아쉽게도 가까이 다가가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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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도 Waikoloa Beach는 외부인에게도 접근이 가능해,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산책을 즐겼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또다시 해변에 올라온 바다거북이들을 만났다.

정말이지, 하와이는 바다거북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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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쪽의 변화, 힐로 도착


와이콜로아를 지나 산을 넘으며 기후가 뚜렷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하늘이 더 흐릿해지고 공기 중 습도도 높아졌으며, 도로 옆 식생의 모습이 건조한 나무에서 이끼 낀 열대 식물로 급격히 변했다.


꽃과 식물을 사랑하는 아내는 점점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여긴 도시 전체가 식물원 같아!”라며 연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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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도착한 힐로의 숙소는 코나에서 머물렀던 숙소보다 훨씬 넓고 깔끔했다.

낯선 도시로의 이동에 살짝 긴장했던 우리 부부는 한층 마음이 놓이며 짐을 풀었다.

그리고 창밖으로 펼쳐진 녹색의 풍경은,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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