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가 최고
시간이 좀 흘렀지만...
그 사이 내가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시누이가 귀국을 했고 통화를 했다.
이러저러해서 추석 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더니 역시나 시누이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다.
"아니, 그건 아니지. 그건 아니지. 말도 안 된다."
"나는 엄마가 너희한테 자꾸 뭐해달라는 것도 맘에 안 들고, 내한테도 그렇고... 좀 아니다 싶다. **(동생)한테는 보태주기만 하고 내랑 너희한테만 그라노..."
시누이도 평소 어머니께서 본인과 우리한테는 해달라고만 하시고, 시동생한테는 그런 소리 절대 안 하고 보태주기만 하는 것 같아서 감정이 안 좋았던 거 같았다.
'주는 자식 따로 있고 받는 자식 따로 있다더니...'
딱 그 말이었다.
그래서 시누이가 가장 평화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안 그래도 어머니가 무슨 동창회 부회장도 맡으셨고 여러 모임에서 돈을 쓰실 일들이 있을 거 같아 시누이가 어머니께 돈을 좀 드리려고 했던 모양이다.
이 참에 가족회비로 모으는 통장의 카드를 모임 있을 때 어머니께 드리고 누구 카드라고 하던 맘대로 생색내시고 쓰시라고 하겠단다.
내가 생각했던 방법들 중 하나였고 중간에 시누이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으니 이젠 나는 빠지면 된다.
내년 설까지는 특별한 일 없으면 안 뵈어도 되니까 쭉 모른 척 있을까보다.
거리가 멀어 이런 점은 좋은 것 같다.
그럼 그 사이 어머니도 생각을 좀 하시겠지...
역시나 우리 시누이는 인간적으로나 시누이로나 정말 최고다.
한 사람으로 봤을 때도 존경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기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면서도 꾸준히 자기 계발을 한다. 내가 시누이를 처음 본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새벽에 4시, 5시에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다. 자격증 따기 위한 공부를 꾸준히 하고 수영, 사이클, 마라톤등은 일상이며 철인 3종 경기도 나가는 등 운동과 늘 함께 하는 생활을 한다. 게다가 꾸밈없고 털털하고 검소하면서도 돈을 써야 할 데에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위한 투자도 하지만 가족들에게도 잘한다.
흔히 말하는 시누이 노릇은 1도 없다.
게다가 작년에 시누이가 '요즘 세상에 윗대 제사를 다 지내는 건 아닌 거 같다'라고 해서, 시누이덕에 제사도 줄이게 돼서 아버님 제사와 명절 차례만 지내면 된다.
그때 어머니가 떨떠름해하시자 시누이가 말하길,
"엄마는 엄마가 제사 지내는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
속으로 통쾌했다.
남편도 누나 말에는 꼼짝 못 하고 넘어갔다. 시누이가 옳은 말만 하니까...
어쨌든 시누이 믿고 이 문제는 잠정적인 마무리가 된 걸로 생각하고 나는 모른 척하기로 했다.
그리고 두 가지 결심을 했다.
그중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다음 설에 어머니 만나면 꼭 이 말을 할 거다.
"어머니는 작은 아들 돈은 아깝고 큰 아들 돈은 안 아까우신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