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n 그림’ 시리즈를 시작하며

by 로아 할아버지

언젠가
눈앞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채 남아 있는 것까지
보게 되는 그날을 위해



로아야,


로아에게 들려주었던 음악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할아버지는 조금 더 자란 로아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단다.

할아버지의 글을 손에 들고 조용히 앉아 있을 모습을.


그래서, 이번에는 그림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로아와 나누려고 한단다.


음악과는 달리, 그림은 아주 조용하지.
움직이지도 않고, 쉽게 말도 건네지 않아.
처음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


사실, 그림은 많은 것을 담고 있지만,

쉽게 보이지 않으니 수수께끼 같고,

그림 보는 것은 숨은 그림 찾기와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더욱 재미있기도 하지.


실은, 그림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할 때도 많단다.
이미 사라져 버린 것, 앞으로 다가올 것,

그림의 가장자리 바로 바깥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것들 말이야.


그래서 그림은 조금 더 오래, 그리고 조금 더 자주 들여다봐야 해,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숨은 그림을 발견하기도 하고,

무언가도 느끼게 된단다.


그런데... 시간이 걸리는 일이야.


아직 어린 로아는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모든 것을 다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저 바라보고, 궁금해하는 것으로 충분할 거야.
작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고,
그림의 바깥에는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 보아도 좋아.

어쩌면, 할아버지가 보지 못한 것을 로아가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지.


할아버지는 로아가 아직은 어린 지금 그림 속 이야기 읽기를 시작한단다.

그림 속 스토리는 로아에게 익숙한 어린이 동화 속 이야기일 수도 있고,

그리스로마 신화 속 이야기일 수도 있고, 고전 문학 속 이야기일 수도 있단다.

우선은, 로아에게 익숙한 스토리부터 하는 것이 좋겠지.


할아버지의 바람은 이거야.

언젠가, 로아가 준비되었을 때, 이 글을 펼치면,

이 이야기들이 조용히 하지만 큰 설렘으로

로아를 기다리고 있기를.


그리고 그날이 오면,
로아와 할아버지가 같은 공간에서든, 아니면 각자의 공간에서든

‘함께’ 그림을 한 장 한 장 천천히 바라보며,
무언의 대화를, 고요한 순간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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