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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 소시민 Sep 30. 2021

일본 게임산업 이야기

닛케이 비즈니스 리뷰 (2021.09.27)

게임 산업은 애니메이션과 함께 일본의 소프트 산업을 대표하는 분야였다. 그러나 전 세계 게임 중 1억 유저 이상을 거느린 게임 중 일본 게임은 전무하다. 가장 많은 유저를 거느린 닌텐도 동물의 숲이 3400만 명 정도이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 게임 산업은 일본의 휴대폰, 가전처럼 갈라파고스 화가 되어가고 있다.

1억 유저를 넘는 게임 중 일본산 게임은 전무하다(닛케이 비즈니스 9.24월호)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일본 게임 산업의 구조와 세계와 다른 과금 모델이 그 이유이다. 일본 게임 산업은 소프트웨어나 콘텐츠가 아닌 하드웨어에 중심이었다. 전용 게임기를 만드는 소니, 닌텐도 등과 소프트 웨어 회사들의 이인삼각 체계였다. 하드웨어 회사들이 게임기를 만들면, 소프트웨어 회사는 그 게임기를 기준으로, 하드웨어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임을 설계한다. 이후 새로운, 보다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가 나오면서, 시장이 더 확대되는 구조였다.

 게임 사업의 과금 모델 또한 다른 나라들과 달랐다. 현재 대부분 모바일 게임들이 이용 자체는 무료, 이후 여러 추가 콘텐츠들이 대하여 과금을 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일본 게임회사들은 전통적으로 게임 구매, 전용 게임기 구매 등 게임 이용을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초기 비용에서 수익을 얻으려고 한다.  그 결과 스마트폰이 게임을 이용하는 주 플랫폼이 된 현재,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다.



 게임 산업의 쇠퇴가 한 나라의 산업에 영향을 주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산업 자체는 콘텐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게임 산업의 역량은 다른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게임에 이용되는 그래픽과 물리엔진은 건축공사가 완성 건물의 가상 형태를 구현하거나, 자율주행의 시스템 검증에서도 쓰인다. 또한 게임 산업은 인공지능, 그래픽 카드 등 다른 산업을 견인하는 역할도 한다. 마지막으로 게임의 특징인 능동적 참여, 달성 가능한 목표 설정, 성장의 가시화 등은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으로서 공공 캠페인, 마케팅 등에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게임 산업에서의 경쟁력 재고가 필요하다. 게임 산업의 갈라파고스화로 산업 자체가 위축된다면 4차 산업혁명 시기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상당히 충격적인 기사였다. 닌텐도의 동물의 숲이 코로나 시기 붐을 일으키며 일본 게임 산업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줄 알았지만, 그것은 이미지였을 뿐이었다. 반도체, 조선 산업처럼 게임 또한 일본이 한때 주도권을 잡았던 산업이 된 것이다. 전 세계 게임인구는 2019년 23억 명에서 2024년에는 33억 명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과반수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라고 한다. 시장 자체는 커져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일본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게임 명가 일본 회사들의 몰락은 산업의 갈라파고스화에 있다.

 휴대폰 사업, 가전 사업 등, 많은 일본 산업의 쇠퇴에는 갈라파고스화가 그 배경에 있다. 인구가 1억 2천만이 조금 넘는 내수 시장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내수 시장에서만 집중을 해도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 내수 시장에서의 성공이 필요하다. 따라서 비즈니스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닌 내수 시장의 기준에 맞춰진다.  게임 산업의 경우 기사에서 지적했던 소니, 닌텐도도 대표되는 전용 게임기를 만드는 하드웨어 회사 위주의 개발 및 선 과금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구조에 익숙해져, 게임산업의 새로운 주류 플랫폼인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늦게 되었다.

 최근 전기차 시프트에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타국에 비해 방향성을 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러한 사례들에서 볼 때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이, 룰이 변할 때 일본 기업들이 가장 약한 것 같다. 그 배경은 분명 단순히 의사결정이 느리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일본 기업 안에서 일을 해오면서 그 이유를 공부해보고 싶다.



출처: 닛케이 비즈니스 2021.09.27  2109 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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