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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겸 Apr 30. 2021

부모의 말, 아이의 온도

열 다섯 번째 책 /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오은영 저

1.

『다중지능(하워드 가드너 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부모는 아이들의 능력을 쉽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교사는 유용하고 광범위한 비교 대상이 있어서 어떤 영역에서든 아이의 능력을 인정하는데 인색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부모인 우리 부부가 아이의 말을 편파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감정싸움만 될 우려가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첫째, 아이들은 그저 본성을 따른다는 겁니다. EBS 육아학교 '부모' 프로그램의 에피소드인 '3의 법칙'에 따르면 아이들 3명이 있는 상황에서 놀이가 주어지면 다 같이 놀지 못하고 한 아이가 소외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집단을 형성하는 모든 동물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써 집단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왕따'가 은연중에 발생하는 진화론적 본성입니다. 하지만 오해는 하지 마세요. 그렇다고 아이들이 주도 면밀하게 계략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이 노는 것이 세 명과 노는 것보다 즐겁기 때문이지요.  

<출처: EBS 육아학교 갭처>

둘째, 아이에게 친구 사귀기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부모 LAB' 유튜브에 따르면 유아기 아이들에게 친구는 중요한 변수라고 합니다. 또래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친구가 자신을 좋아해 주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노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고, 자기 조절 능력이 부족하고, 제공된 환경과 기질에 따라 친구에 대한 반응이 제각각입니다.


셋째, 아이의 올바른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친구를 사귀고 친해지는데 필요한 사회적 기술을 가르치고 연습시킴으로써 아이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그 일련의 실제 과정을 부모가 일일이 개입하기보다는 아이를 믿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관찰자의 입장에 서야 하지요. 그리고 그 바탕에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따듯한 사랑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부모와의 관계가 좋아야 또래 관계도 좋아진다는 연구가 있기 때문이지요.


1. 아이에게 연습과 기술이 필요해요
2. 아이가 친구와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 다양한 상황을 겪게 해 주세요
3. 부모가 사회적 관계 맺기의 모델이 직접 되어 주세요
4.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기 때문에 행동과 말이 정말 중요해요.
5. 아이의 친구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해주세요
6.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7.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만 강조하기 때문에 자주 그런 말이 나오면 선생님과 상담을 해보세요
8. 아이에게 집에서는 편하게 해 주고 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캐묻지 말아 주세요.
9. 발달상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여러 갈등을 경험하기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10.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해해주세요. 이는 사회적 기술을 배우는 학습의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잘해야 하는지는 모른다는 것이죠. 위에 소개된 10가지 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올바르게 말을 해야 하는지 부모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2.

부모의 말에 따라 아이의 온도가 변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감정과 대응에 따라 영향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이지요. 부모가 아이의 문제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화를 버럭 내면 아이는 공포에 위축되며,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고자 불편한 상황을 강요하면 아이는 마음을 숨깁니다. 또는 부모가 아이의 경험에 일일이 개입하면 아이는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뺏기고 언제나 어린아이로 남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부모님들도 너무 잘 알고 사실입니다. 다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저 또한 아이의 사회성 발달 문제에 언제까지나 '별거 아니니 잊어버려'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고민이 깊어가던 중에 아내가 책을 하나 읽었습니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책입니다. 지금까지 저자가 경험한 임상과 상담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약 130가지의 부모 말하기 기술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아이의 온도를 다루는 것은 부모의 태도와 말이라는 것을 다시 새기게 됐습니다. 또한 부모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고요.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모는 권리가 아니에요. 권력도 아닙니다. 그냥 부모인 거예요. 부모의 역할을 하고 안 하고 하는 식으로 마음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조건이 붙으면 안 됩니다. 부모의 상태에 따라 바뀌어도 안 되는 거예요. 아이의 나이에 따라 해야 하는 역할이 달라질 뿐, 부모는 언제까지나 부모여야 합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저는 언제까지나 부모이고 싶습니다. 언제까지나 아이 뒤에서 비바람을 피하고 안전한 쉼터를 제공하는 버팀목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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