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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겸 Apr 28. 2023

문해력이 전부다.

스물 여덟째 책 / 당신의 문해력, EBS & 김윤정

1.

회사 업무의 시작과 끝이 문서작업이라도 해어 과언이 아니다. 직장인은 하루에도 수많은 문서를 작성하고 보고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정해진 양식이 있지만 작성 방법(글꼴, 크기, 장편, 자간 등)이나 정해진 문구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는다. 누구나 기본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작성한다. 물론 승인에 필요한 내용은 반드시 담아야 한다. 나는 사내 포지션 특성상 모든 직원의 기안서를 1차 검토를 한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모든 직원의 글쓰기를 마주하게 된다. 잘 쓰는 사람도 있고 잘 못쓰는 사람도 있다. 물론 두 집단을 구분해서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며 일을 잘하는 직원이 반드시 기안서를 잘 쓴다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기안서를 잘 쓰는 직원이 일도 잘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직원의 대부분은 사내에서 좋은 포지션에 있다. 즉, 글쓰기를 잘하면 좋은 보수와 좋은 위치를 차지하는 것 같다. '당신의 문해력'이란 책에서도 이런 내용을 언급하지만, 내 경험을 비추어 봐도 그렇다. 글쓰기를 잘하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에 노출되며 성공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다.

<출처: EBS 문해력 사이트 캡처>


2.

언어와 문자는 인간의 혁신적인 발명품이다. 하지만 그것을 잘 활용하려면 읽고 쓰는 기술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책에 언급했듯이) 인간의 뇌에는 읽기와 쓰기 기능이 따로 있지 않다. 학습과 훈련을 통해 후천적으로 습득하고 연마해야 한다. 그러나 읽고 쓴다고 해서 의사소통과 자기계발도 자연 습득이 될까?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내 아이는 미취학 시기에 한글을 익혔고 취학아동인 지금도 책을 많이 읽고 있지만 학교 문제를 푸는데 애를 먹고 있다. 더하기 뺄셈 등의 직관적인 산술문제는 곧 잘하면서도 문장으로 표현된 산술 문제에는 어려움을 호소한다. 문제를 이해하고 계산식을 세워야 하는데 문제를 읽기만 하니 안 되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의사소통 문제로 동료들간에 오해를 볼 때가 있다. 과도한 줄임말이나 알려지지 않은 용어를 사용했다거나 문장 간에 불필요한 접속사를 연결하여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그랬다. 즉, 읽고 쓸 줄 안다고 해서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은 아닌 것이다.



3.

저자는 문해력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강조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것을 넘어 문해력 학습이 한국의 공교육 안에 뿌리내기를 바라고 있다. 문해력 학습이 공교육 안에 들어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넓은 의미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훌륭한 인적자원 육성이며 좁은 의미에서는 교육 기회의 평등이다. 특히 교육 기회의 평등은 중요하다.


자녀의 교육 수준은 부모의 경제력과 정비례한다는 통계적 사실로 볼 때, 저소득 및 취약계층의 자녀들은 상대적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받기 매우 어렵다. 해당 계층은 당장의 생계가 우선되기 때문에 자녀의 학습권 보장은 뒤로 밀리기 쉽다. 만약, 문해력 학습을 공교육 테두리 안에 들여와 무상 제공한다면 경제적 차이에서 오는 교육수준 차이를 좁히는데 기여를 할 수 있다. 또한 넓은 의미에서 민주주의 증진에도 기여한다. 문해력 취약자는 정치적 관심과 행동이 생계활동에 뒤쳐지는 경향이 있기에 문해력을 향상한다면 그만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독일, 뉴질랜드 등의 나라에서 문해력 증진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는 것도 다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민간에서 여러 논의가 있을 뿐 정부 차원에서는 후퇴하고 있는 것만 같다.



4.

결국, 문해력이 전부다. 하지만 어떻게 문해력을 키울 수 있을까? 저자는 책을 통해 문해력은 높일 수 있는 여러 방법과 추천 도서를 소개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부족함을 느꼈다. 소개된 내용도 초등학생과 중학생 중심이었지 성인에게 맞춰진 것은 아니다. 사실 성인도 책만 읽는다고 문해력을 자연 습득하는 것이 아니기에 여전히 생소하고 어렵다. 저수지에서 물고랑을 내어 논바닥에 물을 대는 이유는 알겠는데 어떻게 물고랑을 내어야 효과적으로 물을 채우는지는 모르는 것과 같다. 그래서 자녀가 있는 부모가 아이의 문해력을 높일 생각이면 가족 독서모임을 추천한다. 나도 격주마다 하고 있다. 격주마다 아이가 직접 책을 정하고 번갈아 읽은 다음에 독서 모임을 하는 것이다. 독서 모임 방법은 "초등 문해력을 키우는 엄마의 비밀"이라는 책을 참조하여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1, 2학년 수준에 따른 단계별 책과 모임 방법과 도구를 소개하는데 꽤 유익하다. 그럼에도 부족하다면 EBS 당신의 문해력 교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반면에 어른이라면 글쓰기 모임이나 수업에 참여해 보기를 권한다. 읽기만 해서는 문해력을 키울 수 없다. 읽은 것을 내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쓰기이다. 쓰기는 말하기와 다르게 시간을 들여서 스토리 텔링을 한다. 나의 생각을 오래 시간 정리하면서 표현하는 방식이기에 좋은 방법이다.



마무리하며

앞서 서술했지만 문해력은 후천적이다. 즉, 타고나지 않았기에 배우고 향상할 기회는 늘 있다. 그러니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적어도 문해력의 중요성에 대한 당신의 인식은 바뀌게 될 것이다.


-끝-

#문해력 #당신의문해력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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