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귤씨 Jun 13. 2023

6월 둘째 주 일기

길거리 나들이 / 하반기 목표 / 공간의 확장을 또 다시 이룬 애플

이번 주 에피소드

1. 길거리 나들이
2. 하반기 목표 세팅 완료
3. 공간의 확장을 또 다시 이룬 애플: 비전 프로






1. 길거리 나들이


    이번 주엔 현충일이 있는 주였다. 시무룩해 있는 지인이 있어 기분좋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오랜만에 바깥 약속을 잡게 되었다. 휴일 아침 일어나 빨래를 돌리고 후라이팬을 꺼내 올리브유 살짝 둘러 스크램블을 하고 엄마가 준 된장찌개를 데워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그러니 벌써 준비해야할 시간이 다 되었다.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화장할 시간이 부족해 파우치를 들고 만나러 나갔다.


만날 위치는 중간 지점을 고려해 안국역으로 정해졌다. 나에게 익숙하진 않은 장소였는데 몰랐던 곳을 발견한 느낌이라 너무 재밌었다.



예쁜 카페들도 참 많았다. 지인이 찾아둔 카페가 특히 레트로한 느낌이 물씬 나면서 예뻤는데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체질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지, 그에 따른 추천 차가 정리되어 있어 나에겐 어떤 차가 맞을까 기대하며 질문을 따라가는 게 재밌었다. 5시쯤 카페에서 나와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길거리엔 천 원짜리 컵떡볶이를 파는 포장마차도 있었고 독특한 그릇을 파는 가게, 아기자기한 옷을 파는 가게까지 다양하게 볼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이런 가게들을 보며 같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지인이 있다는 게 잔잔하면서 가장 큰 행복감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지극히 내향형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내게 되게 큰 기쁨이 되고 있다. 자취를 해서 사람이 고파진건가, 아님 나이를 들어가면서 혼자가 외로워진건가, 마냥 사람이 좋아진건가 원인은 모르겠지만 좋다 그냥.


그리곤 저녁으로 삼청동 수제비와 감자전, 동동주를 시켜 나눠먹고 경복궁을 따라 걸으며 얘기를 한참했다. 날씨 진짜 좋다는 얘기도 정말 많이 하고 거리가 좋다는 얘기도 많이 했다. 지인을 위로하기 위해 만난 약속이었는데 왠지 나만 위로받고 온 것 같아 머쓱했다. 결론은 너무 좋았다. 



2. 하반기 목표 세팅 완료


    주말에 인터넷 설치도 하고 이제 집정리가 어느정도 마무리 되면서 목표를 세우고 싶어졌다. 그전엔 '자립'이라는 큰 목표에 가려져있던 자잘한 목표들을 다시 꺼내볼 시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남은 하반기를 어떻게 보낼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리스팅 해보았다. 


우선 업무 관련해서 CS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서 책을 정하고 목표, 수행기간, 수행 시간을 적었다. 각잡고 시작한 건 아니지만 대충 읽어봤을 때 학부시절 한 번씩 공부했던 내용이라 재밌게 읽혔다. 기대가 된다. 그 다음은 영어 공부였다. 반강제성이긴 한데 코로나 시기에 더 정확히 말하면 이직하기 전 다른 회사를 준비할 때 예약해둔 토익시험이 코로나로 인해 미뤄지고 미뤄지다 이번 달에 만료된다고 해서 강제로 봐야할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이왕 보는거 공부 조금이라도 하고 보고싶어서 영어 공부도 목표, 수행기간, 수행시간을 적어두었다. 그밖에 책읽는 시간이나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욕심도 있었는데 사이드 프로젝트는 우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서 토익 시험 끝나고 시작해보려고 하고 책 읽는 시간은 비규칙적으로 읽게 될 것 같다. 


뭐 어쨌든 하반기 목표는 CS, 영어, 사이드, 책 으로 채우려고 한다. 



3. 공간의 확장을 또 다시 이룬 애플: 비전 프로


    IT 분야에 있는 사람들 아니 애플 유저만 해도 다 알겠지만 애플에서 비전 프로가 나왔다. 역시 애플이 애플했다 생각이 들었다. 나이스한 제품의 장점이 확실히 보이면서 깔끔하고 심플하게 광고가 떨어졌다. 창의적인 완벽주의자들이 모여서 최상의 퀄리티로 만든 느낌이 났다. 아우 소름끼쳐. 난 가끔 이렇게 완벽한 것들을 보면 감탄보다 먼저 소름이 끼친다. 


암튼 이 비전 프로에 대한 얘기를 팀장님과 했는데 그 내용이 되게 인상깊었다. 먼저 유저는 어쩌면 자신이 뭘 필요로 하는지 모른다는 말이었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 휴대용 인터넷에 대한 반응은 싸늘했다고 한다. 팀장님께선 주위 사람들에게 휴대용 인터넷에 대한 얘기를 꺼내신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마다 돌아왔던 반응이 놀랍게도 '그게 왜 필요해?' 였다고 한다. 걸어다니면서 검색을 할 필요가 있냐고, 지하철 다니면서 인터넷을 볼 이유가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 백이면 백 그런 대답을 내놨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왜 안 필요해? 라는 의문이 들지만 말이다.


팀장님께서는 당시 네이트온을 보며 컴퓨터끼리도 통신하는데 들고다니면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셨지만 마우스 클릭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해내지 못했고 안되는 가보다 하고 마셨다고 한다.


그러던 2007년, 스티브잡스는 전설의 프레젠테이션을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대망의 아이폰. 아이폰은 가정에서의 PC 에서만 할 수 있던 인터넷을 밖으로 확장시켰다. 공간의 확장이 이뤄진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이번 비전 프로를 봐보자. 한정된 공간에서만 볼 수 있던 대형 스크린을 이제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공간의 확장이 일어난 것이다. 이걸 보며 팀장님께선 스티브잡스의 색깔이 보이는 제품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이 제품을 바라보니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팀장님께서도 자신도 상상만 했었는데, 상상한 것과 그걸 구체적인 구현 가능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온 것은 말도 안되는 차이가 있다고 얘기하시면서 스티브잡스와 이재용도 다르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상상과 실현의 갭이 큰 것처럼, 처음 상상을 실현한 한 것과 이미 실현된 생각을 만드는 것 사이에도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30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애플의 비전 프로에 대한 생각을 여러 방면에서 들어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스티브잡스는 대학생 때부터 친했던 교수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로 무수우우우히 들어왔던 인물인데 왜 그렇게 교수님께서 찬양을 했는지 이렇게 들으니 더 와닿고 정말 혁신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도 살짝 늦었지만 업로드는 완료! 행복한 요즘이라 스트레스도 안받고 썼다. 모두들 이번 한 주도 화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5월 둘째-6월 첫째 주 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