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고소한 향기가 코를 훅 치고 들어온다. 입안에 침샘을 자극하여 침이 고인다. 그것만으로 황금색 유혹에 이끌리게 된다. 그래서 나는 튀김을 좋아한다. 그 기억의 맛을.
어릴 적 저녁 늦게 엄마가 들고 들어온 노란 봉지. 그 안에는 야채와 고구마튀김이 황금색 빛을 띠며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따뜻한 튀김들에서 풍기는 기름 냄새와 야채들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향기에서부터 압도되었다. 세련된 그 어떤 간식보다 더 맛난 간식이었다. 기다리던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좋았으나 노란 봉지를 들고 들어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하천변의 노점상에서 사 왔을 튀김, 저녁 늦은 시간 떨이로 사들고 왔을 엄마. 우리 자매들은 어쩌다 있는 그 시간이 즐거웠다. 치직! 파삭! 여기저기서 튀김을 깨물어 먹는 소리가 마치 폭죽 소리처럼 귀를 즐겁게 했다. 웃고 떠들며 먹다 보면 어느새 바닥이 드러나버리는 찢어진 봉투, 봉투 바닥에 남은 튀김 조각들을 손가락에 침을 발라 꾹 눌러 입에 넣으며 튀김의 맛을 음미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쉬움을 달래며 밤은 깊어갔다.
또 다른 간식은 통닭. 아빠가 집 앞 정류장 치킨집에서 친구분들과 유쾌한 만남 후 사들고 오시는 통닭. 은박지에 싸서 검은 봉지에 담겨 온 통닭은 튀김옷의 바삭한 밀가루 향과 더불어 따뜻하고 촉촉한 육향이 어우러져 묵직한 무게감으로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들을 흥분하게 했었다. 아빠한테 나는 통닭집의 냄새와 붉어진 얼굴로 통닭을 내밀며 맛있게 먹으라는 아빠의 말이 지금도 아련하게 남아있다. 전해진 봉투에서는 따뜻한 기름냄새가 코를 진동하고 펼쳐놓으면 노란 통닭의 자태는 저절로 침이 흐르게 했다. 통닭을 먹고 시원하고 달큰 새큰한 치킨무의 향기와 냄새는 잊을 수 없는 향기로 남았다.
그때의 아련함으로 튀김을 먹거나 통닭을 먹지만, 기억 속의 고소함과 달큰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섯 자매들이 옹기종기 모여 별것도 아닌 얘기들로 웃고 떠들던 공기와 아빠 몸에서 풍기던 기름냄새가 기억만으로 남아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