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회사에 있다 보면 낀 세대가 존재합니다.
낀 세대 위로는 베이비붐 1세대가 있고 아래로는 MZ세대가 있습니다.
두 세대 간의 Gap차이가 큰데 그 사이를 낀 세대(X세대)가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막내 시절을 호되게 겪었지만 시대가 바뀌어서 막내를 부릴 수는 없었습니다.
단체 문화 단절로 인해 아직도 오래된 모임에 가면 막내라인입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선배들을 따라 "구호"를 외치고 "건배사"를 외웠습니다.
선배들의 손과 발이 되어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일과 시간에는 눈물이 나도록 혼나고 퇴근 후에는 소주 몇 잔에 위로받는 시대였습니다.
선배님들은 밀당의 귀재였습니다.
혼났다가 칭찬받다가 담금질로 인해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뉴스에 나오는 선, 후배 간의 불합리한 일도 극소수 있었지만 그래도 낭만과 의리가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선배가 후배에게 전달하고 그 후배가 선배가 되어 다시 후배에게 전달하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역사 속에서 부서의 전통이 생기고 문화가 생겼습니다.
생일파티를 하고, 승진 축하 회식을 하고, 경조사를 챙기고, 집들이를 가는 회사 동료이자 가족 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회사 업무를 배울 때 사수, 부사수라고 부르며 1:1 매칭을 많이 했습니다.
선, 후배 관계가 명확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면 관계가 좋아야 합니다.
어려운 프로젝트를 하느라 하루에 12시간을 넘게 같이 일하다 보니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체 스포츠인 "축구", "야구"와 같이 팀워크가 중요하던 시절입니다.
요즘같이 테니스, 러닝, 피트니스, 요가 등의 개인적인 취미생활이 많지 않던 시절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회식을 이렇게 자주 한다고?"
"회사 사람들을 이사 간 집에 초대한다고?"
지금 시대에 생각하면 고구마를 10개는 먹은 것처럼 답답한 느낌입니다.
후배들의 말로는 퇴근했는데 퇴근하지 않은 느낌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이해가 갑니다.
낀 세대들은 둘 다 경험했습니다.
낀 세대도 워라밸을 챙기고 개인취미활동을 위해 일찍 퇴근해야 합니다.
혈압약, 고지혈약을 먹으니 회식도 반갑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자유로운 개인주의가 편하면서도 과거의 끈끈했던 단체생활이 가끔 추억 돋습니다.
오늘은 저의 사수였던 김 과장님이 그리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