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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개미 Feb 29. 2024

<인사이드 르윈>포스터를 그렸다.

회현지하쇼핑센터에서 블루레이를 구입하다가

회현지하쇼핑센터의 중고 레코드샵에서 영화 <인사이드 르윈> 블루레이 미개봉 상품을 발견했다. 

LP 구경을 하다가 블루레이라니... 

이게 왜 여기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무언가 주워가고 싶었다. 

비싸고 부피가 큰 LP들은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만나기로 하고 블루레이를 구입하기로 했다. 


사장님은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이었는데 계산은 안하시고 제품을 유심히 내려보시더니 비장하게 말했다.

”내가 여기서 만원 깎아줄게“


생각도 안했던 할인에 기분이 좋아 탄성을 질렀다. 

감사하다고 말하자 어르신은 갑자기 먼 하늘을 올려보시면서 

“이런 작품을 아는 친구가 있다니 기분이 좋네”라고 말했다.


어르신과 나는 눈이 마주쳤고 하하하 웃었다.


불현듯 어릴 적 생각이 났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영화나 만화책을 빌려보던 시절에는 대출하거나 반납할 때 대여점 사장님과 작품에 대한 짧은 감상을 항상 주고 받았다. 

그 짧은 대화들 덕분에 나의 예술 활동(?)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사장님과의 대화로 그런 기분을 느껴본지 너무나 오래되었다는걸 깨달았다. 


잃어버렸는데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레코드샵에서 발견한 것이다.


<인사이드 르윈> 블루레이를 레코드샵에서 사게 된 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회현지하쇼핑센터에는 아직도 낭만을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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