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생의 비애(Feat.죄와 벌)

하루 한 페이지 223일 차 (2025.03.14)

by 글꽃J

하루 한 페이지 독서로 책과 친해지고 싶은 글꽃J입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유명한 고전소설, '죄와 벌'을 읽기 시작합니다.

하숙비가 잔뜩 밀려 있어서
주인아주머니와 마주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책 속 주인공이 하숙비가 밀려 주인아주머니를 피하는 장면에서, 문득 저의 하숙 생활이 떠올랐습니다.



대학교 2학년, 부모님은 자취보다는 밥을 잘 챙겨 먹을 수 있는 하숙을 추천하셨습니다.

그리고, 학교 근처 하숙집을 구했지요.

사람 좋아 보이던 주인아주머니는 식당을 운영하셨습니다.

1층은 식당, 2층은 제가 지낼 방이 있었어요.

다만, 아주머니의 시아버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2층의 다른 한 방을 사용하셨죠.



TV에서 보던, 하숙생들끼리 놀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하숙을 처음 하는 저와, 하숙생이라곤 한 명밖에 없는 주인집은

왜인지 많이 불편했습니다.

식사는 1층 식당에서 홀로 테이블에 앉아 먹곤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학교 식당에 가서 먹는 게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는 주인아주머니를 마주치고 싶지 않아

아침 일찍 학교에 갔다가 밤늦게 들어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6개월 후, 가격도 저렴하고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자취방으로 이사했습니다.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어요.

집에서 혼자 밥을 먹어도 하숙집 식당에서처럼 손님으로 오는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주인공과는 다른 사정이지만

주인아주머니를 마주치고 싶지 않던 그때의 마음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집이 얼마나 좋은지

작은 깨달음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잊고 있던 행복이 있나요?

오늘 하루, 내 곁에 당연하게 있는 작은 행복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